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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March 25, 2016

새누리당 저질 공천=청와대 연출+친박 주연+김무성 조연 [토요판 아침신문솎아보기] 비박 유승민·이재오 진박 정종섭·추경호 살아…신문들 “야합” “나눠먹기” 비판

청와대와 유승민의 관계처럼 대통령과 김무성도 정면충돌했다. 26일자 아침신문을 장식한 키워드는 ‘3대 3 타협’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무공천을 예고한 5곳 중 ‘진박(진실한 박근혜계)’ 후보 2명의 공천장에 도장을 찍어주면서 공천이 마무리 됐기 때문이다.

살아남은 ‘진박’은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대구 동갑)과 추경호 전 청와대 국무조정실장(대구 달성)이다.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유승민 후보의 지역구에 출마한 이재만(대구 동을) 예비후보, 이재오 후보의 지역구에 출마한 유재길(서울 은평을) 예비후보, 유영하(서울 송파을) 예비후보는 무공천 지역으로 남겨뒀다.

신문들은 김무성 대표의 ‘옥새파동’으로 불리는 이번 공천 내분에 대해 일제히 비판했다. 경향신문·동아일보·한겨레 등은 “반쪽 타협”, “나눠먹기”, “야합” 등의 표현을 사용해 비판했고, 중앙일보는 “국민을 우롱”했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사설을 통해 교묘하게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한 청와대를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

다음은 26일자 아침종합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김무성·친박 ‘3대 3 타협’>
국민일보 <‘옥새 반란’끝…겉은 봉합 속은 분당>동아일보 <이제 유권자가 심판할 차례다>서울신문 <‘3대3 나눠먹기’로 끝난 옥새 반란>세계일보 <김무성·친박 ‘무공천 3곳’으로 타협>조선일보 <2시간 남기고…파국 피한 타협>중앙일보 <불안한 봉합…차기 권력투쟁 시작됐다>한겨레 <단둥은 살아있다>한국일보 <옥새 쿠데타 ‘반타작 봉합’>
경향·동아·한겨레 “야합”

“나눠먹기식 야합으로 끝난 ‘옥새 투쟁’” 경향신문 사설 제목이다. 이 신문은 옥새 투쟁에 대해 “김 대표는 회의가 끝난 후 ‘당의 갈등을 봉합하고 파국을 막기 위한, 고뇌에 찬 결단’이라고 포장했다”며 “하지만 이 말을 곧이 믿을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결코 물러나지 않겠다’던 결기는 사라지고 모호한 타협으로 끝냈기 때문”이다.

경향신문의 비판 수위가 가장 세다. 공천이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진행된 것이 아니라 친박이냐 비박이냐에 따라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이 신문은 “특히 유승민 의원을 탈당으로 몰아간 과정은 민주주의를 떠나 인간적으로도 차마 저질러선 안될 폭거”라며 “새누리당 공천은 청와대가 기획·연출하고 친박계가 주연, 김대표가 조연을 맡은 저질 드라마”라고 비판했다.
▲ 26일자 경향신문 사설
동아일보 역시 “김무성-친박 야합으로 미봉한 보수여당의 공천 내분”이란 사설에서 “누구보다 박 대통령의 책임이 크다”며 “‘막장 공천극’이 김 대표의 ‘25시간 옥새 쿠데타’로 이어지면서 ‘국민의 행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는 새누리당의 강령은 입 발린 소리임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이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타당한 지적으로 볼 수 있다. 한국 갤럽 3월 넷째 주 여론조사에서 지난주에 비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36%로 4%p, 새누리당 지지율은 39%로 2%p 하락했다. 대통령의 지지율은 올해 들어 최저치로 직무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이유에 ‘공천개입·선거개입’ 요인이 처음으로 추가됐다.

유승민 등 비박계 ‘공천 학살’이 큰 영향을 끼친 것이다. TK지역에서 대통령 지지율은 큰 변화가 없었지만 수도권에서 40%에서 32%로, PK지역은 52%에서 44%로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김무성 대표의 ‘옥새 파동’은 이 점에서 그에겐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쫓겨날 때 ‘다음 타자는 김무성’으로 예정됐다. 공천이 끝나면 이 ‘작업’은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고, 김 대표 입장에서는 ‘비박 연대’를 구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수도권에 영향력이 있는 이재오, TK에서 탄탄한 유승민 지역구에 무공천해 이들과 연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들을 무공천으로 쉽게(진박과의 경쟁없이) 국회에 입성하게 하면 김 대표는 비박계 차기 대권주자 자리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중앙일보가 1면 머리기사의 제목을 “불안한 봉합…차기 권력투쟁 시작됐다”고 정한 이유다.
오늘 아침 신문들은 ‘봉합’에 초점을 뒀지만 갈등은 지속될 것이다. 새누리당 총선 결과에 따라 김무성 대표의 영향력이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공천과정을 통해 ‘박근혜vs김무성·유승민+이재오’의 구도는 선명해졌다.
조선 “비박계, 대통령 국정 성공 도울 의무있다”
▲ 26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의 사설은 온도 차가 있다. 조선일보는 “문제는 새누리당이 앞으로 2년 가까이 국정을 책임져야 할 집권당이라는 사실”이라며 “이 기간에 우리는 경제·안보 복합 위기의 터널을 지나가야 한다”고 했다. 세계 경제 퇴조추세와 북한 5월 노동당 대회를 언급한 것이다. 선거를 앞두고 정계가 싸워선 안 된다는 뜻이며 동시에 유권자들에게도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5일 천안함 사건 6주기를 맞아 “북한의 어떤 위협에도 대한민국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며 무모한 도발은 북한 정권 자멸의 길이 되고 말 것”이라며 안보 위기 상황임을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의 보도다. 또한 같은날 다른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이 언제 감행될지 모르는 상황이므로 국회와 정치권에서 본인들만의 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비박계, 특히 탈당한 비박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다.

이 신문은 청와대에 대해서는 “이제라도 선거와 완전히 절연하고 경제와 안보만 보면서 국정을 이끌어야 한다”, 비박계에 대해서는 “집권당 의원의 기본자세로 돌아가야 한다”며 “집권당 의원은 대통령의 국정이 성공하도록 도울 의무가 있다”고 했다.


현재 새누리당 지지층이 친박과 비박으로 쪼개진 상황이기 때문에 조선일보의 보도는 지지층 결집을 위한 의도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다른 신문들이 공천 갈등에 대해 비판한 것과 비교해보면 청와대와 여당을 살리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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