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입 인사인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26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갑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었다. 문 전 대표가 영입인사 1호 표창원 후보의 개소식에는 영상으로 대신한 것과 비교해 볼 때 조응천 후보 개소식에 참여한 것에 많은 관심이 모였다.
이번 총선 후보등록이 지난 25일 마감되면서 여야 지도부가 공천 과정에서 벌어진 당내 갈등을 수습하기 시작한 가운데 문 전 대표가 첫 행보로 조응천 후보 개소식에 참석한 것은 더욱 의미를 둘 수 있다.
문 전 대표는 개소식에서 박근혜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 비판했다. 문 전 대표는 “경제성장률 사상 최저, 국민소득이 거꾸로 줄어들고, 헬조선이라고 눈물짓는 청년들, 이런 것이 박근혜 정부 3년의 성적”이라며 “경제를 살릴 능력도 의지도 없는 정권”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제 옛날 같은 경제패러다임으로는 우리사회를 살릴 수 없다”며 “남양주에서부터 우리 정치와 경제를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남양주갑 후보. 사진=포커스뉴스 |
이번 총선에서 더민주가 박근혜 정권심판론으로 선거를 치를 예정인 가운데 조응천 전 비서관은 정윤회 문건 의혹 사건의 핵심인물로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조 후보는 문건유출 사건으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항소심 중이다.
문 전 대표는 조 전 비서관이 운영하는 식당에 수시로 찾아와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고, 해당 지역 현역인 최재성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 조 전 비서관이 이 자리에 전략공천됐다.
문 전 대표는 “최재성 의원의 살신성인이 정말 아프고 시민들에게 미안하다”며 “그래도 조응천 후보처럼 능력있고 정의롭고 강직한 후보가 최재성 후보의 뒤를 잇게 돼 아픔과 미안함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여론의 관심도 뜨거웠다. 개소식이 진행되는 26일 오후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조응천이 오르기도 했다. 조응천 전 비서관이 박근혜 정권에서 일하다 권력암투에서 밀려났을 뿐이라는 냉소적인 시각도 있지만 박근혜 정권의 희생양이라는 시선도 적지 않다. 조 전 비서관의 페이스북에는 “부당함에 맞선 사람”, “불의한 정권에 맞서주세요” 등의 댓글이 많다.
▲ 더불어민주당 남양주갑 조응천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이 열린 26일 오후 포털사이트에는 실시간 검색어에 조응천 관련 소식이 올랐다. |
‘정권심판론’을 부각하는 전략 뿐 아니라 더민주의 좋은 자산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JTBC ‘썰전’에서 “(조응천 후보가) 청와대에 근무하면서 취득한 정보, 즉 여권의 권력 지형을 잘 알고 있다”며 “물론 이를 공무상비밀누설죄 때문에 직접 누설할 수는 없지만 해당 정보를 토대로 더 잘 해석할 수 있다”고 봤다.
조응천 후보는 비서관 시절 대통령 가족관리라는 특수 임무를 맡았기 때문에 핵심적인 기밀사항을 많이 알고 있다. 여권에서 조응천 후보의 더민주 출마에 긴장하는 이유다. 심지어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영입 당시 “문재인이 찍은 막장 패륜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개소식에는 문 전 대표 뿐 아니라 최민희 의원, 정청래 의원, 최재성 의원, 영입인사 김빈 디자이너 등 같은 당 인물과 가수 장미화씨도 참석했다. 사무실에는 많은 지지자들이 몰려 자리에 앉지 못한 참가자들은 서서 개소식을 지켜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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