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곰 생각해 보니 아무래도 김종인 영입은 문재인 작품이 아닌 것 같다. 미탈당파 작품인 듯싶다. (*‘미탈당파’란 김한길, 김영환과 똑같은 사고방식을 가진 이들이면서도 아직 탈당을 결행하지는 않은 15~20명)
오래 전부터 줄창 더민주당이 오른 쪽으로 가야한다는 것이 탈당파+미탈당파의 일관된 주장이었다. 박영선 이종걸이 김종인 양 옆에 딱 붙어 앉아 있는 것이나, 탈당파+미탈당파와 그렇게도 불화했던 이해찬 정청래를 컷오프시킨 것이나, 그러면서 미탈당파는 전원 자리보전한 것이나, 잠시나마 김한길 김영환 자리를 비워 둔 것이나, 아닌 것처럼 하면서도 힐끗힐끗 조중동 종편 눈치를 보는 것이나, 김종인과 미탈당파는 싱크로율 99%다. 이런 내 의심은 이번 비례 파동을 거치면서 거의 확신으로 다가온다.
이들 ‘미탈당파’가 문재인에게 직접 김종인 영입을 요구했는지, 힌트만 준 것인지, 문재인이 알아서 타결책을 찾은 것인지는 아직 알 수가 없다. 탈당을 무기로 삼았던 것만은 분명하다. 주로 수도권에 웅크리고 있는 이들이 만일 집단 탈당했다면 안철수당은 당장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호남은 물론 수도권에서도 거대한 세력을 형성해 그야말로 야당이 두 쪽으로 쫘~악 갈라지는 것은 불문가지였다.
아무튼 지금은 꼬리(미탈당파)가 몸통(당내 민주개혁세력)을 흔드는 판국이다. 그렇게 된 이유는 탈당파(국민의당), 미탈당파 등이 솔로몬재판에서의 나쁜 엄마 역할을 하면서 야권을 분열시키도록 원래부터 그렇게 디자인 됐기 때문이다. 지금은 김종인이 그렇게 ‘배째라’식 나쁜 엄마 노릇을 하고 있다.
문재인은 오판을 하거나 무책임한 것이 아니다. 그가 좋은 엄마이기 때문에 무기력할 뿐이다. 그것이 싫고 실망스러워서 지지자들이 그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것인지, 그에 대한 지지를 더 강화해서 그를 지키겠다고 결심할 것인지는 그 다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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