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의 더민주 죽이기는 계속된다.
종편의 편향적인 낙천운동은 계속되었다. 자신들이 그렇게 친노 척결을 외치며 탈락을 요구하던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정청래 의원이 3월 10일 발표된 2차 컷오프에서 공천 탈락되자, 종편은 이제 이해찬 의원으로 타깃을 옮겼다. 그러나 막상 또 자신들이 ‘친노 좌장’이라고 주장해온 이해찬 의원이 컷오프되자, 더민주 컷오프 결과가 ‘문재인 전 대표를 위해 아스팔트 길을 깔아준 것’이라는 주장을 이어나갔다.
채널A <쾌도난마>의 이해찬 죽이기
‘이해찬 죽이기’를 앞장서서 주장한 것은 채널A <쾌도난마>였다. 정청래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한 후, <쾌도난마>에서는 친노의 핵심은 내쳐지지 않았다며 친노세력 청산을 주문하며 이해찬 의원을 지목했다. <쾌도난마>의 ‘이해찬 죽이기’ 압박은 “‘친노좌장’ 이해찬, 컷오프 돼야하나?”라는 주제로 진행된 OX퀴즈에서 정점에 달했다. 질문에서부터 이해찬 의원의 컷오프가 ‘될 것인가 안 될 것인가’라는 단순한 예측을 넘어, 그것이 ‘옳은가 옳지 않은가’라는 가치판단을 노골적으로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진행의 문제점은 이해찬 의원의 공천탈락의 기준이 ‘친노’라는 모호하고 자의적인 기준이라는 데 있다. ‘친노’ 기준의 모호함과 자의성은 이미 정청래 의원 컷오프에 관한 종편의 말 바꾸기에서 드러난 바 있다. 또한 이해찬 의원이 ‘친노’이든 ‘친노 좌장’이든 그것이 공천 배제의 사유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쾌도난마>는 야당 공천에 대해 모호하고 자의적인 기준을 들이대며 말도 안되는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해찬 의원 탈락하자, 이번에는 ‘친문 비판’으로
그런데 자신들이 그렇게 주장하던 이해찬 의원 탈락이 3월 14일 현실이 되자, 종편은 좋은 평가를 내놓지 않았다. 이제는 ‘친문(文)·신(新)친노 음모론’이 등장했다. 이 주장의 핵심은 ‘친노’가 ‘친문’ 혹은 ‘신친노’로 진화하고 있으며 이 틀 안에서 ‘낡은 진보 정치’가 계속된다는 것이다.이 주장의 중심에는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비난과 견제가 들어있다.
정청래 의원이 공천 탈락한 이후였던 3월 11일, 채널A <쾌도난마>에 출연한 이영작 씨는 “친노 청산 믿는 사람 하나도 없을 거예요. 한 번도 믿지도 않았을 거고. 핵심이 문재인 전 대표인데 문재인 대표를 쳐낼 수 없다면 친노 청산은 안 되는 거죠”라고 발언한 바 있다. 어찌보면 이영작 씨의 말은 속내를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점에서 차라리 다른 이들의 말 바꾸기보다 담백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이다.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하기 위해 동원된 종편 출연 패널들의 ‘말 바꾸기’는 황당하기 그지없다. 이해찬 의원이 컷오프 되기 전인 12일 채널A <쾌도난마>에 출연해 고영신 씨는 ‘친노를 컷오프 하지 못했으니 문재인 전 대표를 위한 공천’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그는 “이것은 문재인을 위한 공천이라고 본다. 사실 문재인 대표가 있을 때 비노라고 하지만 박지원, 안철수, 김한길 계를 다 쳐냈다. … 그 다음에 대권 후보에 변수가 될 수 있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정세균 계입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이번에 정세균 3인방을 다 걷어냈고, 정세균 전 대표도 종로에서 사실상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러니까 친노 핵심 세력은 전혀 손도 못 댔고,…결국은 문재인 대표를 위한 공천이고, 문재인 대권가도에 아주 길을, 아스팔트를 까는 거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해찬 의원이 컷오프 된 후 14일 TV조선 <시사탱크>에 출연한 고영신 씨는 “지금까지 쭉 보면 비노가 떨어져 나갔고 그 내에 더불어민주당에는 친노와 범친노가 남아있었는데 범친노는 다 쳐버렸습니다. 그러니까 계파의 수장급 내지는 좌장급들은 거의 다 쳐내고 아무도 없습니다.…이번 공천을 보면 결국은 문재인 대표의 대권가도에 아스팔트를 깔아주기 위해서 지금 하는 공천이 아닌가 그런 느낌을 저는 강하게 받고, 문재인 대표 앞에 걸리적거릴 수 있는 사람은 뭐 친노좌장이든 계파수장이든 다 쳐내버렸다”라며 황당한 말 바꾸기식 주장을 펼쳤다. ‘친노’를 컷오프하지 못 해도 측근세력을 챙겨 문재인을 위한 공천이고, ‘친노’를 컷오프해도 걸리적거리는 사람을 제거했으니 문재인을 위한 공천이라는 것이다.
박상병 씨 역시 비슷한 말 바꾸기 주장을 했다. 11일 MBN <뉴스와이드>에 출연한 박 씨는 더민주 공천에 대해 “오늘까지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더라. 범친노 안에서 만만한 정세균 계만 나가 떨어지고. 상징성 인물 칼에 맞아서 나갔고. 정말로 지켜야 할 친문, 핵심 친노들은 다 살아들어왔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공천에 있어서 문재인과 김종인의) 교감이 있었고, 그 평가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더라”며 평가했다. 그는 채널A <뉴스스테이션>(3/12)에서는 이해찬 의원이 “친노성골 중 좌장”이라고 주장해놓고, 15일, 채널A <시사인사이드>에서는 말을 바꿨다. 그는 “문재인 전 대표는 보이지 않는 손이다”라며 김종인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 사이에 “계획대로 잘 되고 있죠?”, “잘하고 계십니다”, “마지막 작품이 뭐였죠?”, “아마 이해찬 의원일 걸요”, “예 잘하시죠. 그러나 밖에 나가는 멘트는 잘 따져서 생각해 달라”는 통화가 오갔을 것이라고 원맨쇼에 가까운 말을 이어나갔다.
‘친노 세력’이 탈락하지 않았으니 김종인 대표와 문재인 전대표 사이에 교감이 있었을 것이라도니, 이제는 ‘친노 성골 좌장’ 이해찬이 탈락했으니 둘 사이에 교감이 있었을 것이라는 이들의 횡설수설은 어지간한 집중력이 없으면 알아듣기도 힘들다.
이밖에도 ‘정청래 죽이기’, ‘이해찬 죽이기’ 등 말 바꾸기를 동원한 노골적인 공천 탈락 압박의 말들은 결국 ‘뭘 해도 너희는 낡은 진보정치’라는 편향되고 황당한 결론이다. 변하지 않을 이들의 결론은 그저 더민주는 ‘안될안(안 될 놈은 안 된다)’이라는 한가지가 아닐까 싶다.
‘진실한 사람’ 박태우의 박근혜, 윤상현 감싸기
박태우 씨는 자신의 과거발언조차 부정하며 윤상현 의원을 감싸고 나아가 박근혜 대통령을 옹호하는 ‘진실한 사람’의 면모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그는 3월 2일 TV조선 <시사탱크>에 출연해서 “제가 어느 언론의 글을 보니까 자질과 사상이 의심스러운 사람들은 이번 공천에서 배제해야 된다. 그래서 여러 가지 말들이 있습니다만 상식에 어긋나는 사람들, 국가의 이익에 앞서 당리당략을 앞세우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은 반드시 공천에서 배제해서 국민들이 헷갈리지 않게 옳은 소리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만 일하는 선장들을 뽑아야겠다는 여론들이 많이 있습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필리버스터를 주도한 더민주 ‘강경노선’ 의원들을 비판하며 한 발언이었다. 그러나 이런 맥락을 떼어놓고 발언 자체만을 두고 보면, 상당히 옳은 소리였다. 그러나 자신의 이 잣대에 비추면 무조건 비판해야 할 윤상현 의원에 대해서는 감싸기에 급급했다.
3월 14일 TV조선 <시사탱크>에 출연한 박태우 교수는 “(윤상현 막말 파동) 이 파동의 시초가 찌라시 막말 파동이기 때문에 이게 당대표하고 연계가 되어 있어요. 여론조사 유출, 그다음에 이거. 이게 지금 공개석상에서 마이크 대고 한 얘기는 아니잖아요. 녹취된 사석에서 술 한 잔 하고 한 얘긴데. 이거만 자꾸 얘기하면 객관성이 없고 공정성이 없습니다. 그래서 어차피 이렇게 이걸 키우려면 빨리 새누리당에서 공정하게 수사를 해가지고 명명백백 밝혀가지고 대한민국 정치의 후진성을 이 기회에 한 번 잘라버리고.… 아니면 과감하게 빨리 좀 마무리하는 수순으로. 김무성 대표도 당대표로서 책임이 있는 거 아니겠어요? 이런 부분도 국민들이 지금 많이 분개하고 있는 거예요. 무조건 윤상현이 잘못했다 이렇게 접근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이거죠.”라고 발언하며 윤상현 의원을 감싸고 오히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공격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같은 날 뉴스Y <담담타타>에서도 박태우 교수는 “저는 이 문제는 윤상현 의원 취중 파동 그거 하나만 보면 문제가 해결이 안 되고요. 그동안에 새누리당 내 복잡한 계파 간에 갈등 구조. 당 정의 구조 속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번에 찌라시 파동 이후에 그 다음에 여론조사 파문. 여론조사 결과가 노출된 파문 이거하고 연관 되가지고 보기 때문에 윤 의원 문제를 하나만 떼서 얘기하면 안 된다. 그래서 당 대표로서 김무성 대표가 당 관리를 잘 못했다.”라며 “(윤상현 의원이) 경선으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자질과 사상이 의심스럽고 상식에 어긋나는 사람들은 반드시 공천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불과 12일 전의 주장을 생각하면 참 밑도 끝도 없는 ‘윤상현 편들기’가 아닐 수 없다.
또한 박태우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을 옹호하는 한편 유승민 의원을 깎아내리며 ‘진실된’ 면모를 감추지 않아왔다. 3월 10일 TV조선 <시사탱크>에 출연한 박교수는 “박근혜 대통령께서 배신의 정치라는 단어를 얼마나 많이 썼어요? 그러니까 인간적인 측면을 가지고 가는 거예요. (중략) 그러나 이제 조금 있다가 지역주의 되면서 가까워지면 대통령의 정권 성공론, 그리고 인간을 배신한 인간론. 이게 상충되면서 결국은 먹히리라 보고 박근혜 대통령은 그걸 알고 갔다 저는 그렇게 보는 겁니다.” 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인간적인’ 면모를 강조하며 그것의 성공을 예측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추켜세운 박교수의 ‘인간론’은 유승민 의원 깎아내리기로 이어졌다. 15일 TV조선 <시사탱크>에 출연한 박태우 교수는 "입장을 바꿔서 내가 유승민 의원이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을 해봤다. 나를 비서실장으로 발탁하고 전국구 의원을 시켜줬겠다? 제가 유승민 의원이었다면 참았을 거 같다. 일단 대통령 성공을 위해 협조하고, 조금 더 참고 인내하고 그랬을 거 같다. 인간론에서 조금 하자가 있는 건 사실이다"라고 발언했다. 이미 박교수는 14일 뉴스Y <담담타타>에 출연해 유승민 의원에게 경선 기회 정도는 줘야한다면서도 “원내교섭 단체를 대표할 때 단체 연설에서 어떻게 보면 당이 청와대에서 추구하는 노선과는 다른 얘기를 하고 국정에 혼선을 빚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당의 개혁 정책에 아주 100% 협조했다고 볼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유 의원이 새누리당의 정체성이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 씨는 14일, 윤상현 씨를 옹호하며 “언론은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그동안 야권에 대해 비난을 쏟아내고, 폄훼하고 비하한 박 씨가 윤상현 사건에 대해서만 ‘언론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강조하는 표리부동한 모습을 띈 것이다. 그 근간에는 ‘진실한’ 사람이고자 하는 그의 본심이 깔려있는 듯 보인다. 박 씨는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당시 대전 대덕구청장 예비후보로 출마해 공천을 받고자 한 바 있다. 숱한 종편 출연자들처럼 그도 ‘새누리당 지지발언’을 지지대로 삼아 정계 출마를 노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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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March 21, 2016
'TV조선,채널A'의 "더민주 죽이기는 계속된다" 이해찬 탈락하자, 이번에는 ‘친문 비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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