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포츠재단, 정유라 지원 어디까지 했나
억소리나는 훈련·체류비용
호텔 샀다면 20억, 임대 4천만원특급코치 레슨 월 2천만원 이상지원인력 인건비 최소 월 3천만원유럽대회 출전비 회당 1천만원 넘어
“K재단 자금흐름 확인 검찰수사 필요”
최순실(60)씨의 딸 정유라(20)씨가 독일에서 승마훈련을 받으며 들어가는 비용이 한달에 1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최씨는 이런 거액을 어떻게 대는 것일까? 최씨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케이(K)스포츠재단이 자금 지원에 관련돼 있다면 검찰 수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를 드러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7일 <한겨레>의 취재를 종합하면, 최씨는 딸 정씨의 승마훈련을 위해 지난 5월부터 프랑크푸르트 인근에 방 20개 규모의 호텔을 매입 또는 임대한 것으로 보인다. 현지인들은 최씨 쪽에서 이 호텔을 매입했다고 하면 20억원가량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매입이 아닌 임대를 했다고 하면, 같은 규모의 방을 빌리는 데에는 한달에만 3천~4천만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여기에 현재 정씨를 지도하는 독일 챔피언 수준의 코치를 영입해 개인지도를 받는 비용은 최소한 2천만원 이상이며, 마방 사용료 및 사료비, 마장 임대료 등 말 관리 비용을 합하면 이 또한 천만원 이상이 들어가게 된다. 승마 훈련을 위한 기초비용만 최소한 한달 3천만원 이상 들어간다는 계산이다.
최씨 가족만 아니라 10여명에 이르는 지원인력의 인건비 또한 만만찮다. 독일 최저임금(시간당 8.5유로)으로 따져봐도 한달에 3000여만원이 최소 비용으로 들어간다.
또 정씨의 올림픽 출전을 위해 유럽의 국제승마대회 출전은 필수적이다. 포인트를 쌓을 수 있는 일정 규모 이상의 국제대회는 출전 비용만 회당 천만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또 정씨의 말 이동비, 대회 현지 말 관리비, 인건비 등을 합하면 또 천만원 정도가 더 들어간다는 게 승마 쪽 인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최소 비용만 잡아도 정씨를 위해 한달 들어가게 되는 비용은 총 1억원을 훌쩍 넘게 된다. 이는 정씨 및 지원인력이 운행하는 차량 구입이나 운행 비용, 정씨의 말 구입 비용, 항공료 등은 계산에 넣지 않은 것이다.
이런 거액을 최씨가 전액 자비로 부담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최씨의 현재 자산으로는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200억원 상당의 7층짜리 빌딩이 꼽힌다. 지난해 4월에는 경기 하남시의 토지와 건물을 52억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자산 규모로만 보면 딸 뒷바라지에 어려움은 없는 편이다. 하지만 최씨는 전남편인 정윤회씨와 이혼을 하며 재산을 분할하기로 한 상태여서 무한정 돈을 쓸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오히려 승마계 인사들은 최씨가 도쿄올림픽까지 남은 기간 동안 재단을 설립해 딸의 유럽 훈련을 지원하려 했다고 전하고 있다. 자신의 재산 대신 다른 경로를 찾아보려 했다는 것이고, 그게 케이스포츠일 거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경향신문>에 따르면, 케이스포츠재단은 대기업이 288억원을 출연해 설립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2020도쿄올림픽 비인기 종목 유망주 지원’ 명목으로 지난 1월 한 대기업에 80억원을 추가 투자하라고 요구했다. 이 시기는 최씨가 케이스포츠재단 직원과 함께 정씨의 훈련 숙소를 구하던 시기와 겹친다. 승마는 ‘2020도쿄올림픽 비인기 종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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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는 최씨 쪽과 케이스포츠재단 사이의 자금 흐름을 확인하기 위한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강욱 변호사(법무법인 청맥)는 “케이스포츠재단이 권력의 수혜를 기대하며 돈을 지원했다면 배임증재, 이를 받은 최씨 등은 배임수재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보도를 통해) 케이스포츠재단은 케이‘승마’스포츠재단임이 확인됐고 최씨의 딸을 위한 재단이었음도 확인됐다”며 “최씨를 국회에 출석시키든지 검찰에 출두시켜 국민적 의혹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더민주는 이날 ‘비선실세 국정농단 야당탄압 대책위원회’(위원장 전해철 최고위원)를 출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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