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내에서 쓴소리를 해오던 임은정 검사가 3일 ‘황교안 권한대행의 대선주자설’에 대해 “장관·총리로서 탄핵정국 초래한 주역”이라면서 “한 때 검사였던 선배가 더 추해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임 검사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먼저 “창원에 근무할 때 일”이라면서 자신이 겪은 한 일화를 소개했다.
임 검사는 “점심시간, 모 부장이 ‘황 장관님, 잘 하시잖아’라며 상관 없는 자리에서도 용비어천가를 부르려 해서 분위기가 싸~하게 가라앉았던 일이 있었다”며 “제가 웃으며 ‘시키는 대로 잘 하죠’라고 맞장구를 쳤더니 웃음을 참지 못한 옆자리 후배가 풋하며 박장대소를 하여 분위기가 되살아나 그 부장 빼고 나머지 검사들이 맛나게 식사를 이어갔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 검사는 “대권 운운의 풍설을 저도 듣습니다만, 설마요”라고 했다.
그는 “(황 권한대행이) 법무부장관 시절, 그 지휘를 받던 검찰이 얼마나 비판받았으며, 총리 시절엔 정부가 얼마나 무법천지였는지 드러나는 마당에…”라고 했다.
임 검사는 “제가 ‘없을 무자 법무부냐’고 내부게시판에 항의한 때가 황 장관 시절이었고, 저의 징계취소 소송에서 법무부는 상급자의 명령이 중대하고 명백히 위법한 때에만 복종의무가 없고 명백히 위법한지는 원칙적으로 명령을 받은 자가 독자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는데, 이러한 주장을 할 당시 법무부의 장 역시 황 장관이었다”고 했다.
그는 “문체부 블랙리스트 등에서 확인되는 영혼 없는 공무원들의 복종과 부역이 왜 일어났는지, 그 원인을 짐작해 볼 수 있다”면서 “장관 혹은 총리로 탄핵정국을 초래한 주역의 한 분이니 더한 과욕을 부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끝으로 임 검사는 “맹자께서 수오지심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라 했으니, 한 때 검사였던 선배가 더 추해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임 검사는 2007년 3월 광주지검에서 근무할 당시 광주 인화학교에서 벌어진 아동 성폭력 사건(일명 ‘도가니 사건’)의 공판검사를 맡았고 검찰 내 재원으로 꼽혔으나 2012년 9월6일, 민청학련 사건으로 15년형을 선고받았던 박형규 목사의 재심 공판에서 무죄를 구형해 검찰 상부와 마찰을 빚었다. 이후 임 검사는 굵직한 사건 등에서 소신있는 목소리를 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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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2032014001&code=940100&nv=stand&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utm_campaign=top2#csidx98b329fee44c766985a47c307d1c6f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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