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수 포레카 전 대표, 차은택 등 재판서 증언
“안 전 수석 ‘내 이름 팔아서라도 해결하라‘고 해
최순실도 ‘지금보다 세게 압박하라’고 지시했다”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인 포레카를 인수하려는 최순실(61)씨 등의 계획이 무산되자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박근혜 대통령한테 크게 혼났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증언이 22일 차은택(48)씨 등에 대한 재판에서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이날 열린 차씨 등에 대한 형사재판에 증인으로 선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는 “2015년 8월 컴투게더가 포레카를 단독 인수한 뒤 안 전 수석이 전화로 ‘(모스코스의) 포레카 인수가 무산돼서 브이아이피(대통령)에게 많이 혼났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최씨와 차씨가 함께 세운 광고회사 ‘모스코스’를 통해 광고회사 ‘컴투게더’로부터 포스코 계열 광고사인 포레카 지분을 뺏는 데 가담한 혐의(강요미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안 전 수석이 ‘일이 잘 안 풀리면 내 이름을 팔아서라도 해결하라’고 말했다”고도 증언했다.
앞서 지난달 10일 검찰이 법정에서 공개한 안 전 수석의 진술조서에서도 박 대통령이 포레카 강탈을 사실상 주도한 정황이 드러난 바 있다. 안 전 수석은 “(인수 실패 뒤인) 2015년 9월 박 대통령이 중국 순방 중 전화를 걸어와 ‘왜 진행되지 않느냐’며 ‘매각 절차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김씨의 이번 증언은 박 대통령이 포레카 인수 시도에 깊숙이 개입한 ‘공범’이라는 정황을 뒷받침한다.
김씨는 이날 법정에서 최씨가 포레카 강탈 시도의 몸통이었음을 증언했다. 김씨는 “최씨에게 ‘일이 순조롭지 않다’고 보고하면 최씨는 ‘지금보다 더 세게 압박을 가하고, 회유를 해서라도 반드시 포레카를 인수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김씨는 “최씨가 안 전 수석에게 말을 해보라고 했고, 안 전 수석은 포스코 권오준 회장에게 말하겠다고 했다”고 했다. 또 “(포레카 인수) 협상이 잘 안되자 최씨가 모스코스를 협상에서 완전히 배제시켰다”라고도 증언했다. 지난 8일 증인으로 선 차씨도 “2015년 6월 컴투게더가 단독 입찰에 들어간다고 하자 최씨가 격분했다. ‘양아치’라느니 ‘회사를 없애버리든지’ 같은 표현을 썼다”며 포레카 강탈 계획은 최씨 지시로 이뤄졌다고 증언했다.
한편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재판장 김수정) 심리로 열린 남궁곤(56·구속) 전 이화여대 입학처장에 대한 첫 준비기일에서 검찰은 “남씨가 지난해 11월 교육부 특별감사를 받을 때 증거를 조작해서 제출했다.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 추가 기소를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 전 처장은 2015년 이화여대 체육특기자 입시 과정에서 최씨의 딸 정유라(21)씨에게 특혜를 준 혐의(업무방해)를 받는다. 남씨 쪽은 이날 재판에서 “최경희 전 이대 총장과 김경숙 전 학과장 등과 공모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현소은 허재현 기자 soni@hani.co.kr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16차 변론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심판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