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적률 이양을 통한 결합개발을 추진 중인 서울 성북2구역(왼쪽)과 신월곡1구역 재개발 조감도. /사진제공=서울시. |
사업은 길음역세권인 신월곡1구역과 사업성이 낮은 성북2구역을 묶어 한 번에 정비하는 서울시의 첫 '결합개발'이다.
하지만 신월곡1구역 조합 주민들 상당수가 사업 지연에 따른 주거환경 악화와 재산권 침해를 호소하며 단독개발로의 회귀를 주장하며 갈등을 빚고 있다.
◇남는 용적률 넘기고 개발이익 할당받는 '결합개발' 추진
구릉지와 역세권 재개발 구역을 묶어 함께 정비하는 '결합개발' 구조. |
결합개발이 추진되면 성북2구역은 남는 용적률을 신월곡1구역에 인센티브로 제공하고, 대가로 신월곡1구역의 개발이익을 할당받게 된다. 신월곡1구역의 용적률은 600%에서 680%로 높아져 고층 주상복합이 들어서고 증가 용적률 80% 중 48.5%는 성북2구역에 배분된다.
앞서 성북2구역은 인접한 한양도성 문화재 보호를 위한 규제로 개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신월곡1구역도 길음 역세권임에도 부동산 경기침체로 10년간 개발이 답보상태였다.
백승문 신월곡1구역 조합 사무장은 "성북2구역은 모자란 세대수를 우리에게 받아갈 수 있고, 우리는 주상복합 상가비율이 기존 30%에서 10% 수준으로 줄어 위험부담을 덜게 됐다"며 사업 추진을 반겼다.
◇'한양도성' 성북2구역 새 그림 짜야…주민들 "더는 못 기다려" 반발
오래된 구옥들이 들어서 있는 신월곡1구역 일대(왼쪽)와 인접한 일명 '미아리텍사스' 집창촌 풍경(오른쪽)./사진=신월곡1구역 내재산 지킴이(왼쪽),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오른쪽). |
조합 집행부 입장과 달리 주민 상당수는 계속되는 사업 지연에 주거불안과 재산상 손실을 들어 결합개발을 반대하고 나섰다. 신월곡1구역 조합원 일부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조합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 조합 집행부를 교체하고 결합개발 중단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신월곡1구역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한양도성 문제로 결합개발이 차질을 빚는 동안 이곳 집창촌 일대는 살기 어려울 정도로 열악해졌다"며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2년을 또 보내느니 단독개발을 서두르는 게 낫다"고 말했다.
한양도성 복원 문제로 결합개발이 보류돼 온 사이 신월곡1구역은 땅값이 공시지가 수준에 불과한데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급매물이 쌓여있는 실정이다. 집창촌 업소의 30% 가량이 여전히 영업을 지속하고 있고 곳곳에 빈집도 즐비하다.
이 지역에 20년간 거주한 조합원은 "한평생 장사로 간신히 마련한 집 한 채인데 10년간 재개발에 묶여 고치지도 못하고 팔지도 못한 채 살고 있다"며 "서울 시내에 이런 동네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난민촌이 따로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서울시는 결합개발이 양 구역에 의미가 있는 사업이니만큼 신월곡1구역 주민들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대한 조속히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성북2구역 정비계획 변경이 신월곡1구역 사업시행인가 이전에 결정되지 않으면 개발이 1년 이상 더 늦춰져 피해를 입지 않도록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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