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태정 기자 = 테러방지법 본회의 의결 저지를 위해 17번째 주자로 필리버스터(무제한 발언)에 나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역대 국회 최장 발언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4시41분 같은당 추미애 의원의 바통을 받아 필리버스터에 나섰고 오후 3시를 기점으로 같은당 은수미 의원이 지난 24일 세운 최장 기록을 다시 넘어서며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은 의원은 당시 오전 2시30분 본회의 단상에 올라 같은날 낮 12시48분까지 발언해 10시간18분 동안 발언을 이어갔다.
이는 1969년 8월 3선 개헌을 막기 위한 박한상 신민당 의원의 10시간15분이라는 국내 최장 국회 발언을 뛰어넘는 기록이었다.
은 의원이 역대 최장 발언 기록을 깬지 사흘 만에 다시 정 의원이 기록을 다시 갈아치운 것이다.
정 의원은 기록 경신을 30여분 앞둔 오후 2시27분 의석에 앉아 다음 순서를 기다리던 같은당 진선미 의원에게 "몸 상태는 좋지 않지만 아직 발언이 많이 남아 있다"며 발언을 더 이어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정 의원은 이날 무제한 토론에서 현행 대테러 지침으로도 완벽한 테러대응이 가능하다며 국정원 정보수집권도 허용하되 영장은 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기존 통신비밀보호법의 '국가안보에 상당한 위험이 예상되는 경우'에 더해 '대테러 활동에 필요한 경우'에도 국가안보를 위해 감청할 수 있도록 한 테러방지법 조항도 문제 삼았다.
정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항의하는 새누리당 의원들에 일일이 대응하고 말싸움을 벌이는 등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필리버스터가 장기화되자 이날 헌정사상 처음으로 상임위원장이 국회의장을 대신해 본회의를 진행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본회의는 정의화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소속 정갑윤 부의장, 더민주 소속 이석현 부의장이 번갈아가며 진행을 맡도록 돼 있다.
하지만 정 의장은 필리버스터가 닷새째에 접어들자 피로도가 극에 달한 의장단 대신 10명의 상임위원장이 번갈아 본회의를 진행하도록 했다.
지난 23일부터 시작된 테러방지법 의결 저지 필리버스터에는 5일 동안 정 의원을 포함해 모두 17명의 야당 의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김광진(5시간34분), 문병호(1시간50분), 은수미(10시간18분), 박원석(9시간29분), 유승희(5시간20분), 최민희(5시간21분), 김제남(7시간3분), 신경민(4시간46분), 강기정(5시간4분), 김경협(5시간7분), 서기호(5시간16분), 김현(4시간18분), 김용익(2시간1분), 배재정(3시간32분), 전순옥(3시간32분), 추미애(2시간32분) 의원이다.
정 의원이 최장기록을 경신한 이날 오후 3시까지 92시간 가량 필리버스터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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