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등 최고위원들을 비롯한 의원들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야당의 무제한 토론이 이어지고 있는 국회 본회의장 들머리에서 ‘테러방지법도 못 만드는 국회’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강신명 청장, 21~24일 중동 아랍에미리트·중국 잇따라 방문
녹색당 “박 대통령은 책상을 더 세게 내리쳐야” 비판 논평
경찰청 관계자 “오래전 먼저 잡힌 일정 무시할 수 없었다”
녹색당 “박 대통령은 책상을 더 세게 내리쳐야” 비판 논평
경찰청 관계자 “오래전 먼저 잡힌 일정 무시할 수 없었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국가비상사태’를 거론하며 국회에 테러방지법안 통과를 압박하고 나선 때에 정부 치안조직의 총수인 강신명 경찰청장이 국외 순방을 다녀온 것에 대해 녹색당이 “자다 깨 통탄할 일”, “손톱 밑 가시” 같은 박근혜 대통령의 표현을 활용한 논평으로 비판했다.
녹색당은 25일 “‘국가비상사태’라면서 경찰청장은 해외에? ‘자다 깨 통탄할 일’”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어 “‘전시나 사변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속에 경찰청장이라는 사람이 해외를 순방했다”며 “박 대통령은 책상을 더 세게 내리쳐야 할 것”, “박 대통령이 강 청장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지켜보겠다”고 주장했다.
강신명 청장은 21~24일 중동의 아랍에미리트와 중국을 잇따라 방문했다. 강 청장은 23~24일 중국을 방문해서는 멍홍웨이 공안부부장과 회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강 청장은 오는 9월 항저우에서 열릴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국의 ‘2010 서울 G20’의 성공 개최 경험을 전수하고 중국이 요청하면 G20 행사기간 중 대테러 정보연락관을 파견하기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녹색당은 “이것이 치안강화와 테러방지를 위한 국가간 협력체계 구축에 있다고 변명한들 설득력은 없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테러방지법이 있어야 테러 방지를 할 수 있다’고 그렇게 강조하지 않았나. 테러방지법도 없는데 해외에 나가봤자 무슨 소용이라는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강 청장은 중국 방문에 앞서 21~23일엔 아랍에미리트에 머물며 사이프 압둘라 내무부 차관과 만나 ‘치안협력 및 테러리즘 대응을 위한 대한민국 경찰청과 아랍에미리트 내무부 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한다. 이 각서에는 한국의 최초 국외 원전인 바라카 원전의 보안 전문가를 한국 경찰이 지원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녹색당은 “더욱 어처구니없는 소식이다. 관할 구역부터 챙기기 바란다”며 “진정 ‘국가비상사태’라면 국내 핵발전소 경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짚었다.
정부가 ‘국가비상사태’라고 주장한 시기에 경찰청장이 국외 일정을 소화하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질문에 경찰청 관계자는 “외교적 만남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오래전 먼저 잡힌 일정을 무시할 수 없었다. 나라와 나라 사이의 약속인데, 일방적으로 일정을 어기면 외교상 결례가 될 수 있어 부득이하게 순방을 추진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녹색당은 이 논평에서 박 대통령이 어떤 나라에도 필리버스터가 없는 것처럼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미국의 유력 대선주자 버니 샌더스의 예를 들며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 행위인 필리버스터를 부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청와대가 정작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의 업무 내용을 공개하라는 녹색당의 소송에서 비롯된 재판의 진행을 방해하고 있음을 환기시켰다.
녹색당은 이어 “‘국정운영 기조는 일자리’라더니 새누리당, 특히 진박의 일자리를 챙기는 대통령에게 무엇을 기대하겠는가?”라며 “이 정부 출범 3주년을 맞아 도처에서 자다 깨 통탄하는 사람들이 숱하다”며 박 대통령 취임 3주년을 평가했다.
조승현 기자 shcho@hani.co.kr
강신명 경철청장.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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