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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November 11, 2015

[사설] 품격 없는 언어, 대통령의 말

그제 국무회의에서 “국민을 위해 진실한 사람들만 선택받아야 한다” “바른 역사를 못 배우면 혼이 비정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한 박근혜 대통령의 말은 한번 지적하는 것으로 넘어갈 성질의 것이 아니다. 청와대는 최고 지도자의 발언으로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고개를 들자 “경제와 민생을 위한 박 대통령의 충정을 제대로 이해해달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발언은 이해해줄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섰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고, 말이 곧 사람이다. 박 대통령은 이번에 자신의 말을 통해 매우 독단적 사고를 하는 인물이라는 사실을 드러냈다.

자신만이 절대선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권력자에게 위험한 것은 없다. 내가 절대 옳고 상대방은 절대 틀렸다고 믿는 순간 소통의 여지는 사라진다. 최근 부쩍 박 대통령이 그런 말들을 즐겨 쓰고 있다. ‘진실’이나 ‘올바른’이라는 표현은 그 누구의 전유물이 아니다. 더군다나 권력자가 독점할 수 있는 언어가 아니다. 민주주의 지도자의 언어로도 합당하지 않다. 이번 ‘진실한 사람들’ 발언은 지난 6월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향해 “배신자를 국민이 심판해달라”며 축출한 일을 연상케 하는 나쁜 언어다. 

요즘 박 대통령의 말에는 품격이 없다. 지난달 국정 협조를 요청한다며 여야 지도자들을 청와대에 초청한 자리에서 과거 야당의 지도자가 박 대통령을 두고 했다는 ‘그년’ 발언을 꼭 끄집어낼 때는 많은 이들에게 섬뜩한 공포까지 느끼게 했다. 대통령은 한 당을 이끄는 정치인이기도 하지만 국가의 지도자이다. 분열이 아닌 통합의 언어를 구사해야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자극적이고 선동적인 말로 남을 공격하는 것은 통합할 뜻이 없다는 고백이나 다름없다. 증오와 편 가르기, 남 탓의 언어로는 통치에 성공할 수 없다. 

김영삼 대통령도 재임 시 단정적인 언어를 구사해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여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는 ‘절대로, 확실히, 철저히’라는 말을 쓰지 말라는 보고서를 김 대통령에게 올린 적이 있다. 불행하게도 박 대통령에게는 그런 고언을 할 참모가 없다. 여당도 감히 충언하지 못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집권 초 종교인들과 만나 “막말이 우리나라의 품격을 떨어뜨린다. 정말 외국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을 할까”라고 정치인들의 언어를 개탄한 바 있다. 지금 품격 없는 언어를 되돌아보아야 할 이가 있다면, 바로 느닷없이 분노의 언어를 터뜨리는 박 대통령 자신이다. 과거 절제된 언어를 구사한다는 평가를 받던 그가 이렇게 ‘비정상적’ 언어에 익숙해진 모습을 본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박 대통령은 알아야 한다. 그 말은 시민에 대한 폭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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