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역시 선거의 여왕이자 정치 10단답다. 절대적 지지자들로 하여금 ‘내 말을 따르라’는 그 어떤 정치인도 감히 흉내 낼 수조차 없는 메시지를 던졌다. “국민을 위해 진실한 사람들만 선택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국무회의의 모두발언(11월 10일)이다.
박 대통령의 “진실한 사람 선택” 발언은 대통령의 선거 개입 여지와는 별개로 가뜩이나 청와대의 기류에 노심초사하고 있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심장을 겨냥한 화살로 작용했다. 독이 묻어 있는 화살(정치생명을 끊을 수 있는)을 발사한 것이다.
야당은 즉각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고 비판했고, 여당 내에서는 친박이냐, 비박이냐에 따라 입장이 갈렸다. 친박은 천군만마와 같은 발언이라고 옹호했다. 반면 비박 의원들은 ‘우리를 다 내치겠다는 것이냐'며 볼멘소리를 했다. 심지어는 “열린우리당 지지발언을 한 노무현 대통령과 뭐가 다르냐”, “우리(비박)의 목줄을 끊으려는 것”이라는 불만을 표출했다.
그렇다면 대통령의 진실한 사람은 누구이며 진실하지 않는 사람은 누구일까?
“진실한 사람들”이란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비판을 하거나 쓴소리를 일체 하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협조하거나 적극 변호하는 골수 친박 의원들이다. 또한 총선에 출마하겠다며 장관직과 청와대를 그만둔 비서관들일 것이다. 박 대통령 이름을 팔아 당선되겠다는 신참내기 정치 지망생들일 수도 있다. 윤상현 의원은 이와 관련해 “대통령의 진실한 사람이란 나라와 국가를 위해 할 일을 제대로 하는 사람이자 일을 잘 하는 사람으로 보면 된다”고 규정했다. 새누리당 의원들 가운데 박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안다고 할 수 있는 윤 의원의 말인 만큼 박 대통령을 위해 성심성의껏 일을 잘하는 의원들이나 공직자들이라는 것이다. 박 대통령에 대한 ‘충성도’가 강한 자들이라고 볼 수 있다.
박 대통령의 뜻을, 의중을 잘 따르는 사람들이 “진실한 사람들”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배신자들이라는 해석이다. 한 의원은 “박 대통령이 그동안 얼마나 뼈에 사무쳤으면 국무회의에서 이런 극단적인 발언을 했겠느냐”며 “유승민 전 원내대표 파동 때의 배신의 정치 발언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정치인은 “진실의 반대말은 배신이며 배신자를 심판해달라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6월 25일 국회법 파동 당시 유승민 원내대표를 향해 “당선된 후에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는 결국 패권주의와 줄세우기 정치를 양산하는 것으로 반드시 선거에서 국민들께서 심판해주셔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 대통령이 지난 6월 말 언급한 배신의 정치 심판론에서 한 치도 벗어났거나 달라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한 의원은 “대통령이 참으로 무섭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자신에게 충성을 다하면 진실한 사람이고, 비판하거나 자기 정치를 하는 사람은 배신자로 구분했다는 데는 이론이 별로 없는 듯하다. 한 정치 평론가는 “누가 보더라도 박 대통령의 진실한 사람 인식은 칼로 두부를 자르는 것”이라며 “비박 또는 친박에서 비박으로 전향한 의원들을 떨어뜨리라거나 공천에서 탈락시키라는 뜻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충성’ 대 ‘배신’의 이분법적인 심판론은 내년 4월 13일 선거 때까지 지속될 것 같다. 직접적으로는 여야 정치권을 쉼 없이 공격할 개연성이 크다. 지난 10일 국무회의 때 발언보다 더 강한 어조로 여의도를 공격할 지 모른다. “민생법안을 방치하면 국민이 용서 안할 것”이라거나 “국회가 국민의 삶과 대한민국 경제를 볼모로 잡고 있다”는 10일 국무회의 비판 발언은 서곡에 불과할 수 있다. 국민의 정치 불신과 19대 국회의원 불신 풍조에 기름을 끼얹어 현역 심판론(불가론)을 계속 점화하려 할 것이다. 사실 여의도 정치권이 대통령의 공격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거구 획정을 차일피일 미루며 끌고 있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박 대통령이 진실한 사람 선택, 국민 심판 요청에 대한 언론의 비판(10일자 신문 사설들은 일제히 비판)을 모를 리 없는데도 3개월 여만에 또다시 강조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만이 할 수 있는 강심장의 정치다.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달라는 말을 서슴없이 할 수 있는 정치인도 박 대통령 밖에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 2004년 2월 방송기자클럽회견에서 “우리 당이 표를 얻을 수만 있다면 합법적인 모든 것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가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으로 탄핵소추를 당했다.
박 대통령의 ‘진실한 사람 선택’ 메시지는 일차적으로 정치적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 유권자들을, 다음으로는 부산·경남의 보수적인 유권자들, 더 나아가 강원도와 충청, 수도권 지지자들의 결집을 염두에 둔 것이자 총동원령을 내린 것이 아닐까 추정된다. 여전히 박 대통령의 말 한마디, 몸짓 하나하나를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국민이 적게 잡아도 25~30%는 된다. 이들은 박 대통령이 누구를 진실한 사람이라고 평가하는지를,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를 동물적 감각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박 대통령의 ‘진실한 사람 선택(당선)’ 메시지는 '양수겸장'의 효과를 노린 것이다. 일차적으로는 국민을, 부수적으로는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여당 지도부를 겨냥한 발언이다.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는 듯이 들리지만 실제로는 새 인물(내사람)을 대거 공천하라는, 그렇게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도 들린다. 공천권의 상당 부분을 청와대에 넘기라는 메시지로도 해석된다. 지난 8일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부친상에서 기자들에게 “공천에서 공정성만큼 중요한 것은 참신성”이라는 윤상현 의원의 발언은 박 대통령의 심중의 일단과 거의 동일하다. 윤 의원은 "지난 총선 때 대구.경북 의원들을 60% 물갈이 하는 바람에 과반 의석을 차지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60%는 마지노선이라는 설명이다.
박 대통령의 “진실한 사람 선택” 발언은 대통령의 선거 개입 여지와는 별개로 가뜩이나 청와대의 기류에 노심초사하고 있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심장을 겨냥한 화살로 작용했다. 독이 묻어 있는 화살(정치생명을 끊을 수 있는)을 발사한 것이다.
야당은 즉각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고 비판했고, 여당 내에서는 친박이냐, 비박이냐에 따라 입장이 갈렸다. 친박은 천군만마와 같은 발언이라고 옹호했다. 반면 비박 의원들은 ‘우리를 다 내치겠다는 것이냐'며 볼멘소리를 했다. 심지어는 “열린우리당 지지발언을 한 노무현 대통령과 뭐가 다르냐”, “우리(비박)의 목줄을 끊으려는 것”이라는 불만을 표출했다.
그렇다면 대통령의 진실한 사람은 누구이며 진실하지 않는 사람은 누구일까?
“진실한 사람들”이란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비판을 하거나 쓴소리를 일체 하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협조하거나 적극 변호하는 골수 친박 의원들이다. 또한 총선에 출마하겠다며 장관직과 청와대를 그만둔 비서관들일 것이다. 박 대통령 이름을 팔아 당선되겠다는 신참내기 정치 지망생들일 수도 있다. 윤상현 의원은 이와 관련해 “대통령의 진실한 사람이란 나라와 국가를 위해 할 일을 제대로 하는 사람이자 일을 잘 하는 사람으로 보면 된다”고 규정했다. 새누리당 의원들 가운데 박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안다고 할 수 있는 윤 의원의 말인 만큼 박 대통령을 위해 성심성의껏 일을 잘하는 의원들이나 공직자들이라는 것이다. 박 대통령에 대한 ‘충성도’가 강한 자들이라고 볼 수 있다.
박 대통령의 뜻을, 의중을 잘 따르는 사람들이 “진실한 사람들”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배신자들이라는 해석이다. 한 의원은 “박 대통령이 그동안 얼마나 뼈에 사무쳤으면 국무회의에서 이런 극단적인 발언을 했겠느냐”며 “유승민 전 원내대표 파동 때의 배신의 정치 발언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정치인은 “진실의 반대말은 배신이며 배신자를 심판해달라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6월 25일 국회법 파동 당시 유승민 원내대표를 향해 “당선된 후에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는 결국 패권주의와 줄세우기 정치를 양산하는 것으로 반드시 선거에서 국민들께서 심판해주셔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 대통령이 지난 6월 말 언급한 배신의 정치 심판론에서 한 치도 벗어났거나 달라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한 의원은 “대통령이 참으로 무섭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자신에게 충성을 다하면 진실한 사람이고, 비판하거나 자기 정치를 하는 사람은 배신자로 구분했다는 데는 이론이 별로 없는 듯하다. 한 정치 평론가는 “누가 보더라도 박 대통령의 진실한 사람 인식은 칼로 두부를 자르는 것”이라며 “비박 또는 친박에서 비박으로 전향한 의원들을 떨어뜨리라거나 공천에서 탈락시키라는 뜻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충성’ 대 ‘배신’의 이분법적인 심판론은 내년 4월 13일 선거 때까지 지속될 것 같다. 직접적으로는 여야 정치권을 쉼 없이 공격할 개연성이 크다. 지난 10일 국무회의 때 발언보다 더 강한 어조로 여의도를 공격할 지 모른다. “민생법안을 방치하면 국민이 용서 안할 것”이라거나 “국회가 국민의 삶과 대한민국 경제를 볼모로 잡고 있다”는 10일 국무회의 비판 발언은 서곡에 불과할 수 있다. 국민의 정치 불신과 19대 국회의원 불신 풍조에 기름을 끼얹어 현역 심판론(불가론)을 계속 점화하려 할 것이다. 사실 여의도 정치권이 대통령의 공격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거구 획정을 차일피일 미루며 끌고 있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박 대통령이 진실한 사람 선택, 국민 심판 요청에 대한 언론의 비판(10일자 신문 사설들은 일제히 비판)을 모를 리 없는데도 3개월 여만에 또다시 강조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만이 할 수 있는 강심장의 정치다.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달라는 말을 서슴없이 할 수 있는 정치인도 박 대통령 밖에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 2004년 2월 방송기자클럽회견에서 “우리 당이 표를 얻을 수만 있다면 합법적인 모든 것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가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으로 탄핵소추를 당했다.
박 대통령의 ‘진실한 사람 선택’ 메시지는 일차적으로 정치적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 유권자들을, 다음으로는 부산·경남의 보수적인 유권자들, 더 나아가 강원도와 충청, 수도권 지지자들의 결집을 염두에 둔 것이자 총동원령을 내린 것이 아닐까 추정된다. 여전히 박 대통령의 말 한마디, 몸짓 하나하나를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국민이 적게 잡아도 25~30%는 된다. 이들은 박 대통령이 누구를 진실한 사람이라고 평가하는지를,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를 동물적 감각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박 대통령의 ‘진실한 사람 선택(당선)’ 메시지는 '양수겸장'의 효과를 노린 것이다. 일차적으로는 국민을, 부수적으로는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여당 지도부를 겨냥한 발언이다.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는 듯이 들리지만 실제로는 새 인물(내사람)을 대거 공천하라는, 그렇게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도 들린다. 공천권의 상당 부분을 청와대에 넘기라는 메시지로도 해석된다. 지난 8일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부친상에서 기자들에게 “공천에서 공정성만큼 중요한 것은 참신성”이라는 윤상현 의원의 발언은 박 대통령의 심중의 일단과 거의 동일하다. 윤 의원은 "지난 총선 때 대구.경북 의원들을 60% 물갈이 하는 바람에 과반 의석을 차지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60%는 마지노선이라는 설명이다.
청와대·친박과 일전을 벼르자니 용기와 결전의 의지가 빈약하고, 고개를 숙이고 모든 권한을 줘버리자니 국민과 비박의 눈이 매섭다는 것을 김 대표는 잘 안다. ‘오픈프라이머리가 정치를 하는 이유’라는 김 대표로선 그 어떤 선택도 쉽지 않다. 적절한 선에서 타협의 묘수·기지를 발휘하고 국면을 벗어날 수 있다.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김무성 대표는 박 대통령의 진실한 사람 선택 발언이 자신을 겨냥한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지, 11일 입을 굳게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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