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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November 10, 2015

‘카톡’ 성공신화 주역 이석우 전 대표 사퇴···검찰과의 갈등 때문?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이사가 9월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교통부에 대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의원들은 카카오택시와 관련해 질의했다. 강윤중 기자


카카오 원년 멤버로 카카오톡의 성공 신화를 이끈 이석우 전 대표가 이번 주 퇴사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11일 이석우 전 대표가 전날 사의를 표명했으며 경기도 판교에 있는 카카오 통합 사무실을 찾아 임직원과 인사를 나눴다고 밝혔다. 공식 퇴사 일자는 이달 14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최근 검찰이 카카오톡에서의 미성년 음란물 공유를 막지 못한 이유로 불구속 기소하자 회사에 주는 부담을 덜기 위해 사퇴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함께 메신저 카카오톡의 성공을 이끈 인물로 2011년 카카오에 합류해 부사장을 거쳐 지난해 10월부터 합병법인 다음카카오(현 카카오) 대표를 맡았다. 

취임 이후에는 잇따른 악재에 시달려야 했다. 합병법인 출범 1주일 만인 지난해 10월 8일 검찰이 수사를 위해 카카오톡 메시지를 검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용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용자들은 사이버 검열을 비판하며 러시아인이 독일에 서버를 두고 운영하는 메신저앱 ‘텔레그램’으로 대거 사이버 망명을 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닷새 만에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사과를 한 뒤 “앞으로 감청영장에 응하지 않고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우선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대표의 ‘영장 불응’ 발언은 검찰과 여당과의 갈등으로 이어졌다. 

이 전 대표는 2년 연속 국감 출석이란 기록도 남겼다. 카카오톡 검열 문제로 지난해 10월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야 했고 올해에는 국토교통위원회 국감 증인으로 나와 카카오택시 상권침해 논란에 해명해야 했다. 

올 9월 신임대표 선임과 함께 구성한 최고경영진 협의체인 ‘CXO팀’에서 빠지고 외부 기구인 경영자문협의체에서 자문역을 맡으면서 사퇴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이 전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를 지낸 최세훈 전 대표는 현재 CXO팀 일원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전 대표가 그동안 회사와 관련한 대형 이슈에 대응하면서 피로감을 느낀 것이 아니겠느냐는 반응이 나온다. 그는 실제 대표직에서 물러난 직후 안식 휴가를 내 사실상 업무에서 손을 뗀 상태였다. 신임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 전 대표가 사퇴 의사를 밝힌 10일은 공교롭게도 검찰이 이 전 대표의 기소 이유를 담은 자료를 발표한 날이다. 앞서 검찰은 이 전 대표가 다음과 합병 전 카카오 대표로 있을 당시인 지난해 6월 14일부터 8월 12일까지 미성년자들이 모인 폐쇄형 SNS ‘카카오그룹’에서의 음란물 공유를 막지 못했다고 불구속 기소했다. 

개방형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음란물이 무방비로 유통되는 것은 한 업체만의 일이 아님에도 유독 카카오가 수사 대상이 된 것이나 그동안 숱한 비정기 세무조사가 이뤄진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일종의 ‘길들이기’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카카오도 “음란물 유통을 막기 위해 기업이 취해야 할 사전적 기술 조치에 대해 정부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다”며 “폐쇄형 서비스는 금칙어 설정과 이용자 신고 이외에 기업이 직접 모니터링하는 것은 이용자 사생활 보호를 침해할 수 있는 상황이며 전직 대표이사 개인을 기소한 것은 이례적인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검찰도 이례적으로 기소 이유를 담은 보도 자료를 내고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대한 상시적 신고 기능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고, 금지어 등을 통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필터링 기능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검찰이 수사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만큼 회사에 주는 부담을 덜기 위해 이 전 대표가 사퇴를 선택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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