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14일 53개 노동·농민·시민사회단체에서 최대 15만명이 참가하는 ‘민중총궐기 투쟁대회’의 중간 집결지인 광화문 통행을 불허했다. 집회 참가자들과 경찰 사이에 충돌이 예상된다. 경찰은 서울광장과 청와대를 잇는 광화문광장 진입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겹겹이 차벽을 쌓고, 해산명령 불응 시 물대포를 쏘고 최루성이 강한 캡사이신까지 분사할 방침이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집회 당일 오후 4시부터 서울광장에서 청와대 앞 청운동 주민센터까지 인도로 행진한다는 신고를 낸 상태”라며 “경찰이 금지하거나 막지 않는다면 평화적으로 행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서울광장→광화문사거리→정부서울청사→경복궁역→청운동 주민센터’로 이어지는 행진 계획에 대해 “광화문광장은 신고된 집회장소가 아니다. 진입을 시도할 경우 경력과 장비를 배치해 차단할 계획”이라고 선을 그었다. 주최 측에서 14일 오후 4시로 공지한 광화문광장 집회는 ‘박근혜 정권 퇴진! 뒤집자 재벌세상! 민중총궐기’라는 구호를 내걸고 있다.
당일 광화문 일대에 신고된 집회·행진은 총 38건(집회 25건·행진 13건)이다.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이후 최대 규모의 집회가 조직된 것은 9·15 노사정 합의와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이 기폭제가 됐다.
투쟁본부의 핵심축인 민주노총은 당·정·청이 ‘노동개혁 5대 법안’의 정기국회 내 통과를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에서 집회 조직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왔다. 박근혜 정부의 역사교과서 통폐합도 각계각층이 합류하는 고리가 됐다.
경찰은 광화문과 맞닿아 있는 세종로사거리 앞에서 동서 방향으로 1차 차벽 저지선을 치고 안쪽으로도 2차, 3차 차벽을 설치한다. 차벽트럭 외에 물대포를 탑재한 살수차와 캡사이신을 분사할 수 있는 충약차도 수십대씩 편성했다. 올해 4·18 세월호 1주기와 5·1 노동절 집회 때도 참가자들을 향해 다량의 물과 캡사이신이 발포됐다.
정부는 이날 불법행위에 가담한 공무원과 공기업 노조원은 징계절차를 밟고, 도로 점거·경찰관 폭행·공용물건 손상 등 불법행위를 저지른 피의자는 현장에서 체포한 뒤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내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교육부·법무부·행정자치부·농림축산식품부·고용노동부 장관 공동명의로 ‘불법행위 엄단’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5개 부처 공동담화를 발표했다.
대검찰청 공안부는 관련기관들과 공안대책협의회를 열어 “현장에서 체포되지 않은 불법행위자와 배후 조종자도 끝까지 추적해 처벌하겠다”며 “대다수 시민의 평온한 일상을 보호하고 법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불법 폭력집회에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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