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류가 보여 주는 부패의 끝은 어디인가(블로그 ‘나눔과 연대’ / 솔내음 / 2011-10-12)
국제투명성기구 (TI, Transparency International) 에서 1995년부터 매년 공공부문 및 정치부문에 존재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부패의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로 ‘부패인식지수’ (CPI) 라는 걸 발표한다.
2010년 발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조사 대상 178개국 가운데 39위, OECD 30개 국가 중에서는 22위로 조사되었다.
조사결과와 상관없이 내가 한 번이라도 방문했던 나라 가운데 가장 부패한 나라를 꼽으라고 하면 단연 말레이시아 (56위)다. 내 경험상으로는 중국 (78위), 인도네시아 (110위), 필리핀 (134위) 보다도 더 부패한 것처럼 느껴진다.
다른 나라의 경우 며칠 간의 출장 내지는 관광을 목적으로 방문해서 부패한 모습을 확인할 기회가 없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는 일 때문에 자주 방문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실제로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그 부패상을 피부로 느낀 것 같다.
공무원들은 뇌물이 아니면 움직이지 않는다. 아니 공무원들이 먼저 뇌물을 공공연히 요구한다. 뒤에 숨어서가 아니라 회의 시간에 다른 사람들이 다 있는 곳에서 리베이트를 요구하는 바람에 내가 오히려 당황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경찰들도 마찬가지다. 과속차량을 단속한다는 핑계로 고속도로를 틀어막고 지나가는 차들을 다 세운다. 그리고는 속도 측정한 결과도 없이 무조건 과속이라며 돈을 요구한다. 뻥 뚫린 고속도로는 도무지 제한속도를 지킬 수가 없도록 되어 있다. 그 길의 끝에서 길을 막고, 거의 모든 차로부터 돈을 뜯어낸다.
음주단속도 마찬가지다. 음주 수치가 표시되지도 않는 기계를 들이밀고 경보가 울리면 무조건 돈을 요구한다. 말레이시아 운전자에게는 50링깃에서 100링깃 정도, 외국에서 온 운전자에게는 500링깃에서 2000링깃까지 뜯어낸다. 숨어서 몰래 달라는 게 아니라 유흥가 출구 꺾이는 지점에서 경찰 몇 명이 길을 막고 대 놓고 요구를 한다. 현금이 없으면 신분증을 빼앗고 현금지급기에서 돈을 찾아오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하는 짓이 고약해서 끝까지 따지면 음주를 했든 안 했든 경찰서에서 밤을 새고 다음날 아침 피검사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귀찮아서라도 돈을 줄 수밖에 없다.
기업간의 거래에서도 갑의 입장에 있는 회사는 을의 입장에 있는 회사로부터 갖은 명목으로 돈을 뜯어낸다. 회사에서 뜯어내는 게 아니라 실무자가 개인적으로 뜯어내는데, 주지 않으면 사업을 포기해야 할 정도다. 그러다 보니 제품에 들어가야 할 돈이 개인 주머니에 들어가고, 그로 인해 제품은 불량이 되고, 건물은 부실이 되고, 도로는 구부러진다.
이 나라 사람들은 나라든 사회든 기업이든 모두 돈 뜯어내는 도구로만 여기는 것 같다. 이 나라에서도 양심 지키고 올바로 일하는 사람이 있을까 의심이 될 정도다. 부패인식지수 1위라는 싱가포르에서 살고 있어서 그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최근 들어 싱가포르보다 더 많은 시간을 말레이시아에서 보내고 있다 보니 나 역시 이 부패한 모습에 익숙해지는 건 아닌지 겁난다. 한 때는 땅 넓고 물가 싼 말레이시아에서 살아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제는 입국 수속을 할 때마다 짜증이 날 지경이다.
그런데……
내가 말레이시아를 두고 이런 비난을 퍼부어도 좋은가 뒤돌아 보다 이제껏 쓴 모든 글을 다 지울 뻔했다. 부패지수 39위의 대한민국에 있는 이명박과 그 무리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최소한 2011년의 한국은 공무원들이 대 놓고 뇌물을 요구하거나, 기업들이 커미션을 요구하거나, 경찰이 길을 막고 돈을 뜨는 시대는 아니라고 믿는다.
하지만 이명박은 BBK와 다스 등을 통해 개인적인 치부를 하고, 인천공항 매각과 일명 자원외교를 통해 국가를 자본증식으로 도구로 사용할 뿐 아니라, 이번 ‘내곡동 사저’의 경우처럼 청와대가 나서서 불법과 편법과 변칙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이명박의 개, 검찰은 스폰서를 두고도 서로서로 두둔하고 있으며, 이명박의 졸개는 기자 시절부터 기업가로부터 매달 돈을 받고, 기업가의 카드를 제 것인 양 써 왔다. 그래 놓고도 대가성이 없다든지, 불법은 아니라든지, 관례라든지, 심지어 ‘주어’가 없었다는 등의 이유로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 그래 놓고도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는 말을 하는 정도이니, 내가 어찌 감히 말레이시아의 부패를 욕할 수 있단 말인가.
이명박 정부가 정권을 내려놓기 전에 현재 OECD 국가 30개국 중 22위인 부패지수 순위가 꼴등 수준까지 떨어진다는 데 이명박을 건다.
이대로 가다간 공무원이 대 놓고 뇌물을 요구하고, 경찰이 길을 막고 운전자에게 돈을 뜯는 그런 나라가 되는 것도 머지않았다.
말레이시아의 부패상은 한국의 가까운 미래다. 인도네시아, 중국, 필리핀도 머지않았다. 이명박류가 건재하는 한 그렇다는 소리다.
이명박류의 부패보다 더 무서운 건 저들의 부패상에 체념을 넘어 무감각해지는 우리의 감각이다.
뱀발 : 최근 회사 여직원 하나가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저녁에 택시를 탔다가 강도로 돌변한 택시 기사에게 밤새도록 끌려다니다 현금지급기를 돌며 천만 원 가까운 돈을 뜯긴 후 아침에야 풀려났다. 여권과 신분증 카드까지 다 뺏긴 후라 보복이 두려워 신고도 못 하고 있다. 신고해도 말레이시아 경찰이 그 강도를 잡을 것 같지 않다는 게 모든 이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런 말레이시아의 현실이 남의 일 같지 않다.
출처 : http://blog.ohmynews.com/solneum/173504
출처 : 국민권익위원회 홈페이지 |
국제투명성기구 (TI, Transparency International) 에서 1995년부터 매년 공공부문 및 정치부문에 존재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부패의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로 ‘부패인식지수’ (CPI) 라는 걸 발표한다.
2010년 발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조사 대상 178개국 가운데 39위, OECD 30개 국가 중에서는 22위로 조사되었다.
조사결과와 상관없이 내가 한 번이라도 방문했던 나라 가운데 가장 부패한 나라를 꼽으라고 하면 단연 말레이시아 (56위)다. 내 경험상으로는 중국 (78위), 인도네시아 (110위), 필리핀 (134위) 보다도 더 부패한 것처럼 느껴진다.
다른 나라의 경우 며칠 간의 출장 내지는 관광을 목적으로 방문해서 부패한 모습을 확인할 기회가 없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는 일 때문에 자주 방문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실제로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그 부패상을 피부로 느낀 것 같다.
공무원들은 뇌물이 아니면 움직이지 않는다. 아니 공무원들이 먼저 뇌물을 공공연히 요구한다. 뒤에 숨어서가 아니라 회의 시간에 다른 사람들이 다 있는 곳에서 리베이트를 요구하는 바람에 내가 오히려 당황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경찰들도 마찬가지다. 과속차량을 단속한다는 핑계로 고속도로를 틀어막고 지나가는 차들을 다 세운다. 그리고는 속도 측정한 결과도 없이 무조건 과속이라며 돈을 요구한다. 뻥 뚫린 고속도로는 도무지 제한속도를 지킬 수가 없도록 되어 있다. 그 길의 끝에서 길을 막고, 거의 모든 차로부터 돈을 뜯어낸다.
음주단속도 마찬가지다. 음주 수치가 표시되지도 않는 기계를 들이밀고 경보가 울리면 무조건 돈을 요구한다. 말레이시아 운전자에게는 50링깃에서 100링깃 정도, 외국에서 온 운전자에게는 500링깃에서 2000링깃까지 뜯어낸다. 숨어서 몰래 달라는 게 아니라 유흥가 출구 꺾이는 지점에서 경찰 몇 명이 길을 막고 대 놓고 요구를 한다. 현금이 없으면 신분증을 빼앗고 현금지급기에서 돈을 찾아오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하는 짓이 고약해서 끝까지 따지면 음주를 했든 안 했든 경찰서에서 밤을 새고 다음날 아침 피검사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귀찮아서라도 돈을 줄 수밖에 없다.
기업간의 거래에서도 갑의 입장에 있는 회사는 을의 입장에 있는 회사로부터 갖은 명목으로 돈을 뜯어낸다. 회사에서 뜯어내는 게 아니라 실무자가 개인적으로 뜯어내는데, 주지 않으면 사업을 포기해야 할 정도다. 그러다 보니 제품에 들어가야 할 돈이 개인 주머니에 들어가고, 그로 인해 제품은 불량이 되고, 건물은 부실이 되고, 도로는 구부러진다.
이 나라 사람들은 나라든 사회든 기업이든 모두 돈 뜯어내는 도구로만 여기는 것 같다. 이 나라에서도 양심 지키고 올바로 일하는 사람이 있을까 의심이 될 정도다. 부패인식지수 1위라는 싱가포르에서 살고 있어서 그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최근 들어 싱가포르보다 더 많은 시간을 말레이시아에서 보내고 있다 보니 나 역시 이 부패한 모습에 익숙해지는 건 아닌지 겁난다. 한 때는 땅 넓고 물가 싼 말레이시아에서 살아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제는 입국 수속을 할 때마다 짜증이 날 지경이다.
그런데……
아~ 이명박 출처 : 오마이뉴스 |
내가 말레이시아를 두고 이런 비난을 퍼부어도 좋은가 뒤돌아 보다 이제껏 쓴 모든 글을 다 지울 뻔했다. 부패지수 39위의 대한민국에 있는 이명박과 그 무리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최소한 2011년의 한국은 공무원들이 대 놓고 뇌물을 요구하거나, 기업들이 커미션을 요구하거나, 경찰이 길을 막고 돈을 뜨는 시대는 아니라고 믿는다.
하지만 이명박은 BBK와 다스 등을 통해 개인적인 치부를 하고, 인천공항 매각과 일명 자원외교를 통해 국가를 자본증식으로 도구로 사용할 뿐 아니라, 이번 ‘내곡동 사저’의 경우처럼 청와대가 나서서 불법과 편법과 변칙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이명박의 개, 검찰은 스폰서를 두고도 서로서로 두둔하고 있으며, 이명박의 졸개는 기자 시절부터 기업가로부터 매달 돈을 받고, 기업가의 카드를 제 것인 양 써 왔다. 그래 놓고도 대가성이 없다든지, 불법은 아니라든지, 관례라든지, 심지어 ‘주어’가 없었다는 등의 이유로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 그래 놓고도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는 말을 하는 정도이니, 내가 어찌 감히 말레이시아의 부패를 욕할 수 있단 말인가.
이명박 정부가 정권을 내려놓기 전에 현재 OECD 국가 30개국 중 22위인 부패지수 순위가 꼴등 수준까지 떨어진다는 데 이명박을 건다.
이대로 가다간 공무원이 대 놓고 뇌물을 요구하고, 경찰이 길을 막고 운전자에게 돈을 뜯는 그런 나라가 되는 것도 머지않았다.
말레이시아의 부패상은 한국의 가까운 미래다. 인도네시아, 중국, 필리핀도 머지않았다. 이명박류가 건재하는 한 그렇다는 소리다.
이명박류의 부패보다 더 무서운 건 저들의 부패상에 체념을 넘어 무감각해지는 우리의 감각이다.
솔내음
뱀발 : 최근 회사 여직원 하나가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저녁에 택시를 탔다가 강도로 돌변한 택시 기사에게 밤새도록 끌려다니다 현금지급기를 돌며 천만 원 가까운 돈을 뜯긴 후 아침에야 풀려났다. 여권과 신분증 카드까지 다 뺏긴 후라 보복이 두려워 신고도 못 하고 있다. 신고해도 말레이시아 경찰이 그 강도를 잡을 것 같지 않다는 게 모든 이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런 말레이시아의 현실이 남의 일 같지 않다.
출처 : http://blog.ohmynews.com/solneum/173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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