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불과 2주일 가량 앞두고 박원순 야권단일후보와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대결하고 있는 가운데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두 후보에 대한 검색결과가 다소 온도차를 보여 박 후보를 지지하는 네티즌들의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는 내년 총선, 대선을 앞두고 치러지는 마지막 선거인데다가 ‘대선 전초전’이라고 불릴만큼 여야 모두 총력전을 펼치고 있고, 게다가 박 후보와 나 후보의 지지율이 엎치락 뒤치락 하는 양상을 보이는 등 혼전 양상으로 향하고 있어 검색결과의 미묘한 차이도 박 후보 지지자들에게 민감하게 와 닿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트위터 상에는 “박원순 후보관련 검색결과는 무조건 네거티브한게”, “박원순 검색할때 산만한 느낌이 들긴 했는데.. 이건 아니잖아요”, “이건 뭐! 검색엔진 맞아?”, “그런 글이 보일 때마다 지식인 우측하단의 신고 버튼을 눌러주세요”. “말만 듣고 혹시나 해서 네이버 지식을 봤더니 완전 장난 아니군요. '박원순' 검색하니 뜨악~입니다” 등의 글들이 올라와 있다.
한 네티즌은 “박원순 나경원 각각 검색시 박원순은 네거티브로, 나경원은 포지티브로 뜨고. 다음은 정상적”이라는 글을 남겼다. 또 다른 네티즌은 “지금 서울시장 선거에 나온 박원순 나경원 후보를 검색하면 인물정보-지식인-뉴스-실시간 검색 순인데 지식인을 상단에 노출시키는 거죠. 지식인엔 박원순=빨갱이로 도배됐구요”라고 지적했다.
“네이버 검색도 박원순에게도 네거티브 합니다. 네거티브 지식글, 블로그, 카페글에 댓글, 답글 하지마세요. 오히려 네거티브 글들을 검색에 노출시킬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합니다”라는 글도 눈에 띄었다.
‘지식in’에 “박원순 후보가 빨갱이?”
실제로 15일 오전 9시 30분 현재 네이버에 ‘박원순’이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검색 페이지 첫면에는 박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성 글들이 상당수 차지하고 있다. ‘지식in’ 검색결과 ‘박원순 후보가 빨갱이?’, ‘안철수는 왜 빨갱이 박원순 서울시장 지지 하나요??’ 등의 제목을 가진 글들이 전면에 노출돼 있다.
검색결과 첫 화면은 포털사이트 이용자들에게 바로 보여지는 결과물이기 때문에 그 의미가 작다고 말할 수 없다. 실시간 인기 검색어를 이용해 기사를 생산하는 일부 언론사들이 첫 화면에 자사의 기사를 노출하기 위한 전략을 썼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블로그 검색결과’에서도 첫 면에 ‘박원순이 하버드 법대에서 유학을 했다구요?’, ‘박원순이 서울시장이 되려는 진짜이유’, ‘박원순, 자칭 중도우파라고 주장’ 등의 제목이 눈에 띈다. 블로그의 경우, 비교적 최근에 게재된 글들이지만 ‘지식in’의 경우에는 날짜도 무작위다.
비슷한 시각, 네이버 검색창에 ‘나경원’이라는 검색어를 입력해도 나 후보에 별로 유리하지 않은 글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지식in’, ‘블로그 검색’ 결과 모두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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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박원순 후보의 15일 네이버 지식인 검색결과 ⓒ 네이버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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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박원순 후보의 15일 네이버 블로그 검색결과 ⓒ 네이버 캡쳐 |
그러나 불과 이틀 전만 해도 사정은 조금 달랐다. 본보가 13일 오후 나 후보를 네이버 검색창을 통해 검색하자 ‘블로그 검색 결과’ 첫 페이지에는 ‘기호 1번 나경원을 선택하시면 행복이 굴러옵니다’, ‘나경원, 박원순 추월’, ‘나경원, 박원순 누르고 상승세’ 등 ‘포지티브’한 글들이 좀 더 많았다.
검색결과 순서도 두 후보간에 차이가 있었다. 나 후보의 경우, ‘인물정보-뉴스-실시간검색-사이트-지식in-블로그’ 순으로 배치돼 있었지만, 박 후보는 ‘인물정보-지식in-뉴스-실시간검색-블로그-사이트’ 순이었다. 박 후보를 검색하고 스크롤바를 조금만 내리면 박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성 글들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15일 오전 검색결과, 배치순서는 동일하게 바뀐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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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박원순 후보의 13일 네이버 블로그 검색결과 ⓒ 네이버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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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박원순 후보의 13일 네이버 지식인 검색결과 ⓒ 네이버 캡쳐 |
그러나 네이버 측 관계자는 <뉴스페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검색결과는 기계적인 것에 의해 돌아가고 있고 이용자분들이 많이 확인하는 것들에 의해 자동적으로 검색결과가 노출되고 있다”며 “저희가 손을 대는 부분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네티즌들이 제기하는 의혹에 대해 알고 있는 상태였다. 이 관계자는 “딱히 이것과 관련된 정리된 입장을 갖고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포털 사이트 나름의 문법이 있을 것이라고 보지만 지금 (검색결과) 상황이 과해서 네티즌이나 온라인 생태계 안에 있는 분들의 자발적이고 자연스러운 흐름이 왜곡되는 것 아닌가한다”면서도 “네이버가 (검색결과를) 의도하지는 않은 것 같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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