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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December 16, 2015

[사설]23살 청년이 희망퇴직을 권고받는 나라

두산그룹 핵심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의 희망퇴직은 청년실업 문제에 대한 재벌기업의 ‘두 얼굴’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8일부터 전체 사무직 3000여명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20, 30대에게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말이 희망퇴직이지 다른 선택이 없는 노동자에게는 절망퇴직에 다름 아니다. 40, 50대나 하던 명예퇴직이 20대와 30대까지 내려오게 된 것은 회사가 부서별로 25~80%까지 인력감축 할당량을 세워 놓고 연령제한 없이 희망퇴직을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입사한 지 1년도 안되는 23살 여직원도 퇴사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두산그룹의 ‘사람이 미래다’ 기업광고(왼쪽)와 최근 회사별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의 두산인프라코어 게시판에 올라온 게시글


두산인프라코어가 이처럼 비정한 희망퇴직에 나서고 있는 것은 올해 3분기에만 2000억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이 발생하는 경영상 위기 때문이다. 두산인프라코어 경영위기는 2007년 무리하게 미국 기업 밥켓을 인수한 이후 과도한 금융비용 발생과 최근 중국 건설경기 둔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겹쳐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기업이 경영상 위기에 닥치면 어쩔 수 없이 인력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문제는 재벌기업 오너나 경영자들이 과연 인력조정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구노력을 충분히 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인프라코어의 희망퇴직은 올해만 벌써 4번째로 800명이 넘는 사원들이 직장에서 쫓겨났지만 두산은 인력조정에만 집착하고 있다. 

특히 과거 세차례 희망퇴직이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했다면 이번에는 주로 5년차 이하 사원·대리급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20대, 30대 청년사원들을 잘라서 얼마나 비용을 절감할지 모르지만 올해 1분기말 현재 두산그룹 9개 계열사의 사내유보금은 8조9000억원에 달한다. 또한 두산그룹 박용만 회장은 평생직장의 꿈을 안고 어렵게 입사한 신입사원들을 실업의 고통으로 내몰면서도 올해 36살 장남을 면세점 사업의 전무로 임명했다. 청년실업 해소는 말로만 할 뿐 정작 자신들이 해야 할 사회적 책임을 철저히 외면하는 재벌의 이중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정부가 추진하는 기간제·파견 확대와 쉬운 해고 등 ‘노동개혁’이 청년들에게 얼마나 희망을 심어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기업들에 더 많은 해고의 자유와 비정규직 확대 권한을 주는 것은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대체하고 어렵게 정규 취업에 성공한 청년들까지 고용불안정에 시달리게 할 뿐이다. 경제가 어려울 때일수록 기업들이 경영상 위기를 손쉽게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것을 막는 재벌개혁이 절실하다. 손쉬운 해고를 위한 노동개혁은 결코 해답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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