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이 지난 12월 13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했습니다. 안철수 의원은 ‘다시 두려움을 안고 광야에 서서’라며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난다고 밝혔습니다. 안철수 의원이 탈당하면서 새정치연합 내 동반 탈당 의원이 몇 명이나 될지에 관심이 쏟아졌습니다.
지난 12월 7일 문병호 의원은 JTBC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안철수 탈당 시, 최소 20명 탈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안철수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문병호 의원은 ‘1차로 10여 명 탈당하고, 2차, 3차까지 하면 한 30명 정도 탈당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호남 쪽 의원과 비주류 분류 수도권 의원들이 상당히 많이 탈당한다고 밝혔습니다.
문병호 의원의 주장이라면 안철수 의원이 탈당했으니 곧바로 탈당 소식이 들려야 합니다. ‘늦어도 15일에는 탈당한다’고 했는데 15일이 지나도 탈당 소식은 없었습니다. 15일까지 탈당하겠다는 문병호 의원은 또다시 17일에 탈당하겠다며 말을 바꿨습니다. 최소 10명, 많으면 20~30명의 호남, 수도권 의원이 탈당하겠다고 수차례 밝혔습니다. 과연 그들이 진짜 탈당할지를 알아봤습니다.
문병호 의원을 비롯한 ‘구당모임(당을 구하는 모임)’, ‘안철수계’, ‘민집모(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 등 반 문재인 의원들의 탈당 여부를 조사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명확하게 탈당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사람은 문병호, 유성엽, 황주홍 의원이 전부입니다. 문병호 의원만이 ‘12월 7일 오전 10시 국회 정론관에서 유성엽, 황주홍 의원과 탈당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안철수 의원의 대선 출마와 함께 민주당을 탈당해 안철수 캠프로 간 송호창 의원도 탈당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호남지역 의원이나 수도권 의원 중에도 탈당하겠다고 나온 사람은 없습니다. 도대체 이들은 왜 탈당하지 않고 있을까요?
① 물갈이 대상, 나가도 당선될 보장도 없고
문화일보는 12월 15일 기사에서 ‘당내에서는 물갈이 대상으로 찍혔는데, 막상 나가자니 안철수 신당이든 천정배 신당이든 오라는데도 없고…’ 라며 현 새정치연합 호남 의원들의 심정을 보도했습니다.
호남의원들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것은 ‘공천’입니다. 현재 새정치연합 호남의원들의 50~60%는 물갈이 대상으로 분류돼 있습니다. 새정치연합에 남아있자니 공천을 못 받을 것 같고, 그렇다고 당장 안철수 신당으로 간다고 당선될 보장도 없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② 끝까지 문재인 사퇴 요구, 비대위로
반문재인 세력을 구축했던 ‘민집모’에서 요구했던 것은 전당대회와 공동선대위입니다. 전당대회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지자 ‘구당모임’은 ‘비대위’를 통해 자신들의 공천 지분을 확보하려고 합니다. 탈당하느니 자꾸 문재인 대표를 흔들고 언론을 동원하면 문 대표의 마음이 바뀔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민집모 소속 의원들은 10.28재보선 이후 ‘안 의원이 문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고 자기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김한길 전 대표는 안철수 의원 탈당 이후에 ‘대의를 위한 지도자의 자기희생과 헌신이 필요하다’며 끝까지 문재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표가 사퇴하고 비대위 체계로 가면 비주류가 공천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③ 역풍에 나 떨고 있니?
탈당하겠다고 밝힌 의원들이 탈당을 머뭇거리거나 마음을 고쳐먹은 까닭은 안철수 의원 탈당 이후 갑자기 문재인 대표의 지지율이 급등했기 때문입니다.
리얼미터는 문재인 대표의 지지율 급등 이유를 아래와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문 대표의 일간 지지율은 안 전 대표의 최후통첩 기자회견 이틀 후인 8일(화) 15.1%로 주간 최저치로 떨어졌으나, 9일부터는 광주·전라(▲13.3%p, 8일 13.3%→11일 26.6%)와 새정치연합 지지층(▲18.5%p, 8일 33.8%→11일 52.3%)에서 폭등하며, 11일(금)에는 21.3%로 8일 대비 6.2%p 급등해 일간 1위로 올라섰는데, 이와 같은 급격한 변화는 안 전 공동대표 진영과 비주류를 중심으로 극심하게 지속되었던 각종 당내 분열상으로, 호남 지역과 새정치연합 지지층을 중심으로 당의 와해와 총선패배에 대한 위기감이 급속도로 고조되면서, 그동안 이탈했던 지지층이 다시 결집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리얼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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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7일 JTBC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문병호 의원은 ‘민심을 누가 얻느냐가 중요하다. 지금 현재 문재인 대표 체제로는 결코 민심을 얻을 수 없다. 그래서 선거 흐름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안철수와 동반 탈당을 생각했던 사람은 안 의원이 탈당하면 지지율이 급상승할 줄 알았습니다. 문재인 대표를 향한 비난이 더 거세지고, 지지율이 떨어질 줄 알았습니다. 자신들의 착각이었음을 깨닫는 순간, 이들은 ‘탈당=낙선’이라는 공식을 떠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탈당은 본인들의 자유입니다. 그러나 탈당하지 않는 이유가 ‘야권을 위해서’, ‘당을 위해서’라는 말은 별로 공감이 가지 않습니다. 그냥 솔직하게 말하시길 바랍니다.
‘나 금배지 놓기 싫어 탈당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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