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대통령 선거 등 전국 단위 선거 여론조사는 최소한 표본 1000명을 채워야 공표 및 보도를 할 수 있고, 국회의원 선거구 여론조사는 500명 이상을 샘플로 조사해야 보도가 가능해진다.
특히 유권자의 성별·연령대별·지역별 구성 비율을 기준으로 한 ‘가중값 배율’을 0.4~2.5 사이에서 준수토록 의무화해 공표되는 선거 여론조사 기준을 강화했다. 응답자 수 편차에 따라 표본이 왜곡되고 여론조사 결과마저 정확도가 떨어지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는 18일 이런 내용의 공직선거법상 ‘선거여론조사 기준’을 개정해 오는 24일 관보에 게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선거 여론조사의 표본 크기에 제한이 없었고 가중값 제한도 없었다. 이에 따라 전화 자동응답(ARS) 여론조사에서 응답률이 극히 낮은 20·30대 유권자의 경우 실제로 받은 응답 통계보다 최대 7~8배 부풀려지는 등 ‘과다 대표성’ 및 여론조사 왜곡 현상이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예컨대 50대 유권자 200명의 응답을 받았다면 20대 유권자도 최소한 80명(40%)의 응답을 받아야 결과를 공표할 수 있다.
선거 여론조사 업체들은 자동응답시스템(ARS) 조사 방식에서 응답률이 극히 낮은 표본 집단의 경우 가중값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표본 수치를 보정해 왔다. 가중값은 응답자가 성별·연령대별·지역별 등 모집단을 대표하는 정도를 뜻한다.
예컨대 연령별로 목표 표본이 총 1000명이라면, 19~29세, 30대, 40대, 50대, 60대 이상 각각 200명을 수집하는 게 정석이다. 그러나 ARS 조사로 20대 유권자 중 20명밖에 응답을 얻지 못했다면 가중값 10배를 적용하게 된다. 20명 중 ‘정치인 A를 선호한다’는 응답이 10명 나왔다면, 가중값으로 인해 A 선호자가 100명으로 불어나는 셈이다. 결국 응답률이 낮은 집단일수록 가중값이 커져 전체 통계가 왜곡될 수밖에 없다.
지난달 13일 한국갤럽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호남권 지지율이 5%에 불과해 박원순 서울시장(26%), 안철수 전 공동대표(14%)는 물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9%)에게도 오차 범위 내에서 밀려 논란이 됐다. 당시 광주·전라지역 응답자는 103명이었다. 갤럽 측은 18일 “매번 1000명 이상 표본을 조사하고 호남 유권자는 그중 10%”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문 대표 지지율이 바닥을 쳤던 시점이었음을 감안해도 신뢰성에 의문이 드는 결과였다”면서 “지역 표본의 과소성을 주요한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청한 다른 관계자는 “지난 4·29 재·보선에서 가중값 3.0 이하를 적용하면 거의 모든 여론조사를 공표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그동안 표본 정확도가 떨어지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남발돼 선거운동에 악용되거나 오히려 여론을 호도하는 부작용이 컸는데 이를 바로잡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ARS 여론조사는 젊은층 응답률이 극히 낮아 정확도가 떨어진다”면서 “대규모 업체들은 주로 전화면접 방식을 사용하는 반면, ARS 방식의 날림 여론조사는 오히려 여론을 왜곡하고 선거 보도의 중립성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조사 결과를 공표하지 않거나 선거 후보들이 내부 참고용으로 여론조사를 의뢰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또 선거 여론조사를 공표·보도할 업체는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 투표 마감 시간까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 홈페이지에 사전 등록해야 했지만 내년부터는 상시 등록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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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December 19, 2015
“엉터리 여론조사 이제 그만!” 조작 표본 이제 안통해 그동안 표본 왜곡으로 정확도가 떨어지는 여론조사 남발돼 선거운동에 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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