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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December 16, 2015

해경, 특조위 정면도전 "고생시키는 저의가 뭡니까" 세월호 청문회 셋째 날, 김문홍 전 해경 간부 "왜 저희만 남기느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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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 희생자 박수현 학생의 아버지 박종대씨가 1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 YWCA에서 열린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1차 청문회'에 참석해 사흘간 진행된 청문회에 대해 소회를 밝히고 있는 가운데, 김문홍 전 목포해양경찰서 서장이 가방을 챙기며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 유성호

세월호 참사 610일째인 지난 16일 세월호 청문회 마지막 날. 참사 당시 구조책임자였던 해경 간부가 "저희만 남기는 저의가 뭐냐"며 거센 항의를 통해 특조위에 정면 도전했다.

이날 서울 중구 YWCA 대강당에서 열린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1차 청문회'는 애초 종료 시각이었던 오후 7시보다 약 3시간 반 늦게 끝났다. 김수현 전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청장은 혈압이 높다는 이유로 청문회장을 빠져나갔고, 마지막 증인으로는 김문홍 전 목포해양경찰서 서장, 이춘재 전 해양경찰청 경비안전국장이 남아있었다. 청문을 받던 김 전 목포해경 서장의 목소리가 높아진 것도 이때였다.

참사 당시 지역구조본부장이었던 김문홍 서장은 3일간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앞서 청문회에서 "(당시 현장지휘자인 OSC가) 123정이라는 걸 문자로는 몰랐지만 느낌으로는 알았다", "(세월호-진도VTS간 교신 사실을) 언제인지 모르지만, 아무튼 언론보도를 보고 알았다"라고 답해 공분을 불러일으킨 터였다. 자료 확인 요청에 "그걸 제가 어떻게 확인하냐"라는 식의 불성실한 답변태도도 구설에 올랐다.

오후 9시께, '(당시 현장 출동팀에게) 왜 세월호 선내 진입 지시를 하지 않았느냐'고 묻는 특조위원에게도 그는 "저는 정보가 한정돼 있었다"며 "선장이 왜 그렇게 했는지 저는 도저히 모르겠다"는 책임 전가 발언을 했다. 이어 그는 '감사원 징계·지적사항'에 관해 답하던 중 "위원장님 드릴 말씀이 있다"며 "제가 3일째 청문을 받고 있는데, 마지막까지 저희만 남으라고 하는 저의가 뭐냐"고 따져 물었다. 매우 억울하다는 투였다. 

잠시 위원장 대행 중이던 권영빈 상임위원이 "증인이 가장 직접적인 구조행위를 했다, 아직도 9명의 미수습자가 있다"며 "수고하신 걸 안다"고 타일렀다. 하지만 김 전 서장은 멈추지 않았다. "말씀에 동의한다"면서도 "어제 다 (청문)해놓고, 오늘 이렇게 끝까지 남기는 저의가 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보고 있던 유가족들은 "아직 애들이 바닷속에 있다고", "우리는 죽을 때까지 (아이들) 평생 못 봐"라고 외쳤다. 

"동의 못해", "제가 참아" 달라진 답변태도, 유족 "특위에 수사권 없는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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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호중, "해경 구조 조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이호중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비상임위원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 YWCA에서 열린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1차 청문회'에서 김문홍 전 목포해양경찰서 서장에게 참사 당시 위기관리와 구조 조치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는지 질의하며 "김경일 정장 항소심 재판 판결문에 김문홍 전 서장의 이름을 넣어도 똑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고 말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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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특위 청문회 상영된 박근혜 진도 방문 영상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1차 청문회' 마지막날인 1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 YWCA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유가족들이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 진도 체육관 방문 영상을 지켜보고 있다. 특조 위원들은 세월호참사 당시 해경 지휘부들이 잘못된 정보를 발표하고 승객 구조에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 유성호

이후 김 전 서장의 답변태도는 더 노골적으로 바뀌었다. "고생하신 거 안다, 그러나 가족들은 610일째 진실을 기다리고 있으니 조금만 더 고생하자"고 이호중 특위위원이 말한 후에도 그는 "아니요", "참습니다, 제가", "저 조롱하지 마시라"며 따졌다. "감사원 지적에 동의하냐"는 질문에 그는 "동의 못한다"며 맞섰다. 듣다 못한 이 위원이 '서면으로 답하라'고 했지만 그는 "저 답변 못한다, 따로 답변 기회 안 주면 못 간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지역구조본부장으로서 지휘·지시 책임이 있던 그는 청문회 첫날, 당시 세월호 교신지시를 하지 않은 이유와 관련해 "123정이 세월호와 잘 교신할 걸로 생각했다"고 말했다(관련기사:"아빠 해경 왔대" 희생자 문자에 고개 숙인 해경들). 그는 이날도 "저는 한정된 정보만을 들었다, 배가 그렇게까지 넘어질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 했다"고 답변했다.

마지막 증인으로 남아있던 이춘재 전 해경 경비안전국장의 태도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청문회 말미, 유경근(단원고 2학년 3반 유예은양 아버지)씨가 희생자들에 대해 발언하던 중 "위원장님, 증인에 대한 질문이 아니면 (우리는) 퇴장하면 안 되느냐"고 물었다. '잠시 기다려달라'는 위원장 요청에 두 명 증인은 결국 남았지만, 그 와중에도 김 전 서장은 갈 준비를 하는 듯 주섬주섬 가방을 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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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흘간 진행된 세월호특위 청문회 소회 밝히는 유경근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예은 학생의 아버지 유경근씨가 1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 YWCA에서 열린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1차 청문회'에 참석해 사흘간 진행된 청문회에 대해 소회를 밝히고 있다.
ⓒ 유성호

증인들의 이런 태도와 관련해 유경근씨는 "특별조사위에 수사권이 없는 한계 때문"이라며 "특조위는 고소·고발과 특별검사제 등 남아 있는 권한을 잘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증인들이 양심에 따른 책임을 지길 권한다, 책임을 회피한다고 해서 책임이 없어지지는 않는다"고 꼬집었다.

참사 600여 일 만에 열린 특조위 1차 청문회는 16일 밤 10시 40분이 다 돼서야 막을 내렸다. 이석태 위원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증인들 많이 고생하셨다"며 "참석해주신 참고인과 방청객, 유가족분들게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진실이 세상에 드러날 때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고 시간이 걸리지만 결국은 밝혀질 것"이라며 "그것을 밝히는데 저희 특조위 존재 이유가 있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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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 자리 아닌 진행보조석에 앉아 있는 이헌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1차 청문회' 사흘째인 16일 서울 중구 명동 서울 YWCA에서 열린 청문회에 여당 추천 위원인 이헌 부위원장이 자신의 자리가 아닌 건너편 진행보조석(붉은 동그라미 표시)에 앉아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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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특위 청문회 마지막날 모습 드러낸 이헌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1차 청문회' 사흘째인 1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 YWCA에서 열린 청문회에 전날까지 불참했던 이헌 세월호참사 특위 부위원장이 잠시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은 세월호참사 특조위 제1차 청문회 마지막날이기도 하다. 이헌 부위원장은 이석태 위원장이 증인석을 바라볼 때 오른쪽 자리에 지정석으로 되어 있지만, 자신의 자리가 아닌 위원들이 앉아 있는 뒤쪽 진행보조석에 앉아 청문회를 잠깐 지켜본 뒤 자리를 떠났다. 이헌 부위원장과 고영주, 석동현, 차기환, 황전원 위원들은 특조위가 대통령의 행적을 포함한 청와대의 대응을 조사하기로 한 것에 반발해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청와대에서 최종 수리를 하지 않은 상황이다. 청문회장에는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우예종 전 해양수산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총괄팀장이 나와 참사 당시 해양수산부의 수색현장 구조작업에 대해 증언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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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참사 특위 청문회, 수습사진 공개에 눈물 흘리는 유가족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동수 학생의 아버지 정성욱씨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 YWCA에서 열린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목포해양경찰청으로부터 건네받은 아들의 수습 당시 찍은 사진을 공개하자, 방청석에 앉아 있는 유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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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참사 특위 청문회, 수습사진 공개에 눈물 흘리는 유가족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동수 학생의 아버지 정성욱씨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 YWCA에서 열린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목포해양경찰청으로부터 건네받은 아들의 수습 당시 찍은 사진을 공개하자, 방청석에 앉아 있는 유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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