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학살후 분위기 180도 달라졌다. 경멸 쏟아져" 수도권 새누리 초비상. 정태근-정두언 "더민주가 만세 부를 자해정치"

새누리당내에 몇 안되는 개혁파인 정태근 전 의원은 16일 "축하와 승리에 대한 기대의 인사가 넘쳐났던 엇그제와 달리 오늘은 우려, 심지어 경멸에 가까운 말을 반복해서 들어야 했다"며 비박 공천학살후 수도권에서 거세게 불기 시작한 후폭풍에 전율했다.

서울 성북갑 후보로 확정된 정 전 의원은 이날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오늘 아침 출근 인사가 너무 힘들었다. 엊그제 경선에서 승리하여 성북갑의 새누리당의 후보로 발표된 직후에 퇴근 인사를 했던 길음역3번 출구 앞에서 6시 30분부터 출근인사를 했는데,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대구 출신이라는 정릉1동 주민 한 분이 자신에게 “대구가 새누리당 텃밭이라고 하는데, 김영삼 때, 이명박때 혼쭐을 낸 것을 모르느냐? 나 같이 서울 사는 사람이 다른 당 찍을 수도 없고, 창피해서 투표장 나가고 싶지 않다. 정 의원 이번에 꼭 되어야 하는데 걱정이다”라고 말했다며 지지층의 극심한 분노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공천 물갈이는 불가피하다. 그런데 상대정당을 이기기 위해 물갈이를 해야지, 당내 반대 계파를 응징하기 위해 물갈이를 하는 것은 ‘낡은 정치’"라면서 "상대당을 지지하거나 마음을 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물갈이를 못할망정 자신을 지지하는 유권자조차 화를 돋우어 떠나도록 만드는 물갈이는 ‘국민을 무시하는 정치’이고 ‘자해 정치’"라고 친박세력을 맹질타했다.

그는 "보수정당의 최고의 목표는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기 위해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라며, 성난 민심으로 총선 판도가 뒤집혔음을 거듭 경고했다.

그는 "水能載舟 亦能覆舟(수능재주 역능복주), 순자의 황제편에 나온다. 저는 <정관정요>에서 당 태종에게 간언하는 위증의 말로 읽었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엎어 버리기도 한다'는 말"이라며 "간담을 서늘케 하는 경구"라면서 민심 이반으로 거센 심판풍이 불 것을 크게 우려했다.

정두언 의원도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선거를 코 앞에 두고 선거 전략으로 활용해야할 공천을 내부 권력 투쟁의 장으로 써버렸다”며 “더불어민주당이 만세를 부를 자해 행위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권력 강화는커녕 권력 약화를 초래할 것이고, 친박을 포함해 모두가 패배자가 될 위기 상황”이라며 박 대통령의 레임덕을 경고한 뒤, “이 과정에서 유일한 수혜자는 친박이 나서서 정치적 거물로 키운 유승민 의원”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