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아냐'→'송구'→'중간 결과일 뿐'→'또 송구'
김수민 사건에 안철수의 거듭된 말바꾸기 지적
김수민 사건에 안철수의 거듭된 말바꾸기 지적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김수민 의원이 연루된 불법 정치자금 수수 및 밀실 공천 의혹에 대처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의 태도가 연일 '오락가락'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안 대표는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당시 "사실이 아니라고 보고를 받았다"며 강경하게 반응했다. 이 때만 해도 많은 이들이 안 대표의 결기 어린 표정을 보고 중앙선관위의 과잉 대응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가졌다.
그러나 안 대표는 하루 만에 "사실 여부에 상관 없이 국민께 송구하다"고 물러섰다. 전날 태도와는 크게 달라진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안 대표가 진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강경 대응했다가 다음날 사건을 제대로 알아보고 고개를 숙인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그는 하루 늦은 사과 표명과 함께 "당에서 사실 관계를 적극적, 객관적으로 확인하겠다"고 공언했고, 발언 직후 당에선 김수민 의혹 진상조사단을 발족했다. 안 대표는 이후 새로운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진상조사단에 물어보라"며 답변을 미뤄왔다.
이 과정에서 기자들은 '공천 의혹도 조사하느냐' '김 의원의 당원권 정지는 어떻게 되느냐'는 식의 질문을 쏟아냈지만 그 때마다 안 대표는 "진상조사단이 알아서 할 것"이라고 발을 뺐다.
그러나 진상조사단은 15일 이른바 '셀프 면죄부'에 지나지 않은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해 세간의 비판을 자초했다. 그러자 안 대표는 진상조사단 발표에 대해 "중간 결과 보고"라며 추후 조사가 더 깊게 진행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진상조사단은 그러나 사실상 활동 중단 상태에 들어갔다. 검찰 수사 결과를 보고 결정할 문제란 것이다. 이 때문에 안 대표에게 많은 기자들이 던졌던 질문은 조사단의 활동 중단과 함께 허공으로 날아갔다. 결과적으로 안 대표의 허언이 된 셈이다.
이에 안 대표는 20일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이번 일로 걱정을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불과 열흘 동안 네차례나 입장이 바뀐 것이다.
이를 두고 안 대표가 당의 최고책임자로서의 리더십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사안의 흐름에 따라 갈팡질팡하는 모습만 보였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나아가 잦은 말바꾸기에 이어 김수민 의원의 공천 의혹에 대해서는 당사자이자 책임자로서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피해가고만 있어 '안철수 답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안 대표는 비례대표 공천 당시 비례대표후보추천위로부터 추천 권한을 위임 받아 사실상 자신이 김 의원을 최종 공천했음에도, 공천 책임자로서 공천 과정을 해명하거나 직접적인 입장 표명은 하지 않았다. 진상조사단 활동을 핑계로 답변 회피에만 주력한 것이다.
일각에선 이 모든 사태가 안 대표의 잘못된 '측근 관리'로부터 비롯됐다는 시각도 있다. 의혹의 출발점이 된 선관위의 고발이 당내 헤게모니 싸움으로 인한 고발성 투서로부터 비롯됐다는 게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어서다. 당내에서도 같은 맥락에서 김수민 의혹을 두고 '터질 게 터졌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안 대표의 이같은 부자연스런 행태를 놓고 세간에서는 안 대표의 트레이드 마크인 '새정치'와는 한참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안철수의 위기'가 실제적 현실로 다가오는 분위기다.
imz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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