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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September 25, 2016

전경련, 거액 출연 해명은 없이.. "미르·K스포츠 정상화" 딴소리만



기업들의 돈을 걷어 문화재단 미르와 K스포츠재단 설립을 주도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각종 의혹이 제기된 두 재단의 조직 개편에 이어 명칭 변경과 사무실 이전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기업들의 출연금 모금 과정과 청와대 개입설에는 납득할만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어 오히려 의혹만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적잖다.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지난 24일 경기 여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두 재단의 조직 개편과 사업 방향, 비전에 대해 다음달 중 정상화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가 선임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K스포츠재단 정동춘 이사장에 대해서도 “업무적 능력뿐 아니라 정무적 판단까지 포함해 결정하겠다”며 사실상 교체를 시사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저와 가깝다는 지적을 받은 두 재단 사무실도 “전경련 회관이 있는 여의도로 옮기겠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국민들이 해명만으로 납득하지 못하기 때문에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혹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 부회장이 자발적이라고 밝힌 기업 모금 규모는 재계 서열, 자산 규모와 꼭 들어맞는다. 미르의 경우 재계 1위인 삼성이 125억원을 내놓았다. 이어 현대차(85억원), SK(68억원), LG(48억원), 포스코(30억원)의 순으로 출연이 이뤄졌다. K스포츠재단도 액수만 다를 뿐 거의 같은 비율로 기업들이 돈을 내놓았다. 이는 사실상의 강제할당 방식으로 모금된 지난해 청년희망펀드의 기부 비율과 비슷하다.
지난해 보수 우익단체인 어버이연합에 5억원이 넘는 자금을 지원해 논란이 된 전경련의 이력도 해명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 2012~2014년 총 5억2,000만원의 전경련 자금을 지원받은 어버이연합이 친정부 집회ㆍ시위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전경련은 이에 대해서도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않았었다.
전경련이 추진하는 두 재단의 정상화 작업에 대해서도 부정적 시각이 많다. 이달 초 새로 선임된 김의준 미르 이사장은 국립오페라단장 등을 지낸 문화계 인사지만, 2년전 친일 발언 논란으로 물러난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구명 운동에 참여하는 등 친정부 성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이 조직개편을 내세우면서도 결국 재단 이사진을 또 다른 ‘친박 인사’로 채울 경우 재단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 이어질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mailto: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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