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희 순천향대 교수, 최순실에게 김종 전 문체부 차관 소개해 준 인물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23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기일에 출석한 가운데 하정희 순천향대 교수가 최순실을 김종 전 차관에게 소개해 준 인물로 드러났다.
그간 '카더라'로 지나쳤던 하정희 교수가 수면 위로 급부상하면서 또 다른 비선실세의 베일이 벗겨진 셈이다. 박영수 특검팀은 22일 하정희 교수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하정희 순천향대 교수. 사진=순천향대 홈페이지 |
하정희 교수는 최순실 딸 정유라가 다닌 경복초등학교 어머니회 회장을 지내면서 최순실과 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도 당시 어머니회 회장을 맡았다. 두 사람은 함께 여행을 갈 정도로 친분을 돈독하게 쌓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순실이 청와대를 통해 현대자동차와 납품 계약을 맺도록 도와준 KD코퍼레이션 대표 이모(39) 씨도 경복초 학부모인 것을 감안한다면 학부모회 연줄이 상당히 끈끈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김종 전 차관은 23일 헌재에서 자신을 차관으로 추천한 사람이 누구냐는 강일원 재판관의 질문에 "최순실은 아닌 지인"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인이 누구냐는 이진성 재판관의 연이은 추궁이 들어오자 한참을 머뭇거리다 "하정희 교수"라고 털어놨다.
지난 2013년 하반기 최순실은 하정희 교수에게 "주위에 인재가 있다면 한번 추천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김종 전 차관을 지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문체부 2차관 자리가 비어있던 시기였다.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주임교수로 있던 김종 전 차관은 하정희 교수와 선후배로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하정희 교수의 추천이 들어가자마자 김종 전 차관은 10월 25일 문체부 차관으로 부름 받았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김종 전 차관을 불러 면접을 봤다고 한다.
하정희 교수는 동아대 무용학과와 동국대 교육대학원 교육학 석사, 중앙대 대학원 체육학과 박사를 수료했다. 한국무용학회 이사와 대전 춤 작가협회 이사 등을 지냈다. 하정희 교수는 김종 전 차관이 재직한 한양대에서 2014년과 2015년 2학기 '스포츠산업사' 시간강사로 활동했고 지난 2015년 7월에는 케이토토(스포츠토토) 스포츠단 단장에 특별 채용된 바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케이토토 스포츠단 단장 자리를 그만 두고 순천향대 교양학부인 향설나눔대학에 체육 관련 교수로 부임했다.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8차 변론에 출석하기 위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으로 향하고 있다. |
순천향대 측은 "4단계의 공개채용 절차를 거쳤으며 외부인사의 개입은 전혀 없었다"며 채용 특혜 의혹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하정희 교수는 2014년 6월 최순실과 고영태·차은택,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장모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과 함께 골프 회동을 갖기도 했다. 검찰 수사단계에서 여러 차례 출석을 요구받았지만 모두 불응한 바 있다.
특히 하정희 교수는 정유라가 이화여대에서 수강한 여러 과목들의 대리 출석 지원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정유라 학사 특혜로 구속 기소된 류철균 교수의 온라인강의 '영화 스토리텔링의 이해'에서 특검팀은 정유라의 ID로 접속한 IP 주소를 확인한 결과 중앙대 재학생인 A 씨가 대리 출석을 한 정황을 포착했다. A 씨는 특검에 불려나와 하정희 교수의 지시로 대리수강을 했다고 시인했다.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박근혜 정권 비상국민 퇴진행동 주최로 진행된 박근혜 대통령직 파면 사유 시민의견서 헌재 전달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을재 운영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
하정희 교수는 과거 중앙대에서도 시간강사로 활동했다. 당시 제자였던 A 씨에게 정유라 ID와 비밀번호를 넘기며 대리수강을 시킨 것이다.
하정희 교수는 순천향대 교수로 임용되기 전 케이토토 스포츠단 차장에 들어갈 수 있던 배경에도 김종 차관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나중 케이토토 측은 김종 전 차관의 청탁으로 지난 2015년 7월 2명의 직원을 채용했고 그 중 한명이 하정희 교수임을 밝혔다. 케이토토는 문체부 산하 기관이기에 김종 전 차관의 압력을 무시할 수 없었다는 입장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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