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결과 16년 만에 여소야대 국회가 만들어졌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이제 늘 ‘막아야한다’던 박근혜 대통령의 정책을 진짜 막을 수 있는 위치에 처했고, 지지를 호소하며 내세웠던 정책을 실제 도입할 수 있는 위치가 됐다.
언론을 통해 청와대의 총선 평가가 흘러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부 참모들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해 어떻게 정국을 수습해 나가야 할 지 모르겠다”, “과반 의석이 무너질까 걱정했지만, 원내 제1당을 내줄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걱정을 쏟아냈다.
여소야대로 하기 힘들어진 것들 : 박근혜 관심법
언론을 통해 청와대의 총선 평가가 흘러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부 참모들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해 어떻게 정국을 수습해 나가야 할 지 모르겠다”, “과반 의석이 무너질까 걱정했지만, 원내 제1당을 내줄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걱정을 쏟아냈다.
여소야대로 하기 힘들어진 것들 : 박근혜 관심법
청와대가 우려하는 이유로 여소여대 정국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그동안 그렇게 강하게 주장해 오던 ‘관심법안’의 처리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4월 14일 춘추관을 찾아 총선에 대한 논평을 내놓았다. “20대 국회가 민생을 챙기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새로운 국회가 되길 바란다. 국민의 이러한 요구가 (총선 결과에) 나타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그간 ‘일하는 진실한 사람들’을 선택해 달라던 박근혜 대통령의 메시지와 일치한다. 우선 박근혜 대통령이 그간 강조하던 노동5법은 처리가 힘들어졌다. 122석으로 제2당이 된 새누리당은 부랴부랴 탈당했던 인사들의 복당을 받아들이며 제1당 자리를 차지하려는 모양새지만 아무리 복당인사를 받아도 더불어민주당의 123석과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을 합치면 과반을 상회하는 167석에 달한다.
이는 그간 ‘일하는 진실한 사람들’을 선택해 달라던 박근혜 대통령의 메시지와 일치한다. 우선 박근혜 대통령이 그간 강조하던 노동5법은 처리가 힘들어졌다. 122석으로 제2당이 된 새누리당은 부랴부랴 탈당했던 인사들의 복당을 받아들이며 제1당 자리를 차지하려는 모양새지만 아무리 복당인사를 받아도 더불어민주당의 123석과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을 합치면 과반을 상회하는 167석에 달한다.
▲ 박근혜 대통령이 2015년 10월 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그간 더민주는 ‘파견법만은 절대 안 된다’며 겨우겨우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노동4법(기간제법은 추후에 논의 합의)을 처리하라는 공세를 막아내고 있었다. 이제 입장이 완전히 바뀐 것이다.
인적구성의 변화도 문제다. 노동부 장관 출신으로 정부여당의 노동5법 추진을 주도하던 이인제 새누리당 노동시장선진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이 낙선했다. 환노위 법안소위에서 이를 주도하던 김용남 의원도 경기 수원병에 출마했다 낙선했다.
반면 야당은 19대 때보다 노동계 인사들이 오히려 많아졌다. 19대 환경노동위원회는 8대 8 여야 동수였고 위원장까지 야당인 김영주 더민주 의원이었다. 은수미, 장하나, 심상정 의원 등 노동5법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포진해 있었다. 따라서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승리한 뒤 환노위 구성을 바꾸어 노동5법을 강행처리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과반 달성 실패로 그런 계획은 물건너 갔다. 19대 환노위 멤버인 이인영, 한정애, 심상정 의원 등이 재선에 성공했다. 게다가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인 이용득 당선자(비례), 한국노총중앙연구원 연구위원 출신의 어기구 당선자(충남 당진) 등 노동계 인사들도 국회에 입성했다. 윤종오(울산 북구), 김종훈(울산 동구), 노회찬 당선자(창원성산) 등도 민주노총 지지를 받은 후보들이다. 민주노총이 논평을 통해 “이번 결과는 박근혜의 총선 목표 중 하나였던 노동개악 강행에 대해 노동자가 울린 조종”이라고 밝힌 이유다.
더민주의 공약도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악 방향과 어긋난다. 더민주는 2월5일 박근혜 정부가 추진 중인 ‘저성과자 해고 지침’과 반대되는 ‘쉬운 해고 제한’ ‘정리해고 여건 강화’ 공약을 내놨다. 정리해고(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는 기업유지가 어려운 경우로 한정하고, 해고 회피노력 및 정리해고자 재고용우선 의무화 등 도입하는 내용이다.
더민주는 또한 쿨링오프제(사직서 1개월 내 철회 가능) 및 상시 해고 기업에 대한 고용보험료 등 사회보험료 가중부과 및 손해배상 제도 도입, 일정규모 이상 희망퇴직 및 권고사직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 의무 부여, ‘업무능력 결여, 근무성적 부진 등’에 의한 인력퇴출프로그램 도입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 의무 부여 등을 총선 공약으로 제시했다. ‘쉬운 해고’와는 반대 방향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또 다른 관심법안,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도 처리가 불투명해졌다. 정부여당은 서비스법이 통과하면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며 따라서 경제살리기법안이라고 주장해왔으나 야당은 의료영리화가 우려된다며 반대했다.
오히려 김용익 더민주 의원은 “국민건강법과 약사법은 서비스발전법의 적용을 받지 않고, 의료법에 따른 원격의료와 의료법인 부대사업 등도 법 적용 대상에서 배제한다”는 내용의 서비스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민의당도 법에 부정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법 통과는 쉽지 않다.
새누리당이 경제살리기의 일환으로 제시한 양적 완화도, 즉 ‘돈 풀기’도 쉽지 않다. 강봉균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은 3월29일 한은이 산업은행 발행 채권과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저당증권을 직접 매입하는 내용의 ‘한국판 양적완화 대책’을 발표했다. 강 위원장은 “20대 국회에서 곧바로 입법이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소야대로 돈 풀기는 어려워졌다. 관련 법안이 통과되려면 야당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양적완화는 양극화만 초래한다”며 반대했다. 양적완화로 풀린 돈이 부동산으로 흘러들어가 부동산 시장 거품을 키운다는 이유였다.
그 외에도 새누리당이 개정을 주장하던 국회선진화법도 논의되기 어려워졌다. 그간 새누리당이 주장하던 대로 국회선진화법이 다수당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될 경우 새누리당이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될 상황이기 때문이다. (관련 기사 :국회선진화법 위헌이라더니 이제는 법 지키자고?)
인적구성의 변화도 문제다. 노동부 장관 출신으로 정부여당의 노동5법 추진을 주도하던 이인제 새누리당 노동시장선진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이 낙선했다. 환노위 법안소위에서 이를 주도하던 김용남 의원도 경기 수원병에 출마했다 낙선했다.
반면 야당은 19대 때보다 노동계 인사들이 오히려 많아졌다. 19대 환경노동위원회는 8대 8 여야 동수였고 위원장까지 야당인 김영주 더민주 의원이었다. 은수미, 장하나, 심상정 의원 등 노동5법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포진해 있었다. 따라서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승리한 뒤 환노위 구성을 바꾸어 노동5법을 강행처리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과반 달성 실패로 그런 계획은 물건너 갔다. 19대 환노위 멤버인 이인영, 한정애, 심상정 의원 등이 재선에 성공했다. 게다가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인 이용득 당선자(비례), 한국노총중앙연구원 연구위원 출신의 어기구 당선자(충남 당진) 등 노동계 인사들도 국회에 입성했다. 윤종오(울산 북구), 김종훈(울산 동구), 노회찬 당선자(창원성산) 등도 민주노총 지지를 받은 후보들이다. 민주노총이 논평을 통해 “이번 결과는 박근혜의 총선 목표 중 하나였던 노동개악 강행에 대해 노동자가 울린 조종”이라고 밝힌 이유다.
더민주의 공약도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악 방향과 어긋난다. 더민주는 2월5일 박근혜 정부가 추진 중인 ‘저성과자 해고 지침’과 반대되는 ‘쉬운 해고 제한’ ‘정리해고 여건 강화’ 공약을 내놨다. 정리해고(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는 기업유지가 어려운 경우로 한정하고, 해고 회피노력 및 정리해고자 재고용우선 의무화 등 도입하는 내용이다.
더민주는 또한 쿨링오프제(사직서 1개월 내 철회 가능) 및 상시 해고 기업에 대한 고용보험료 등 사회보험료 가중부과 및 손해배상 제도 도입, 일정규모 이상 희망퇴직 및 권고사직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 의무 부여, ‘업무능력 결여, 근무성적 부진 등’에 의한 인력퇴출프로그램 도입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 의무 부여 등을 총선 공약으로 제시했다. ‘쉬운 해고’와는 반대 방향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또 다른 관심법안,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도 처리가 불투명해졌다. 정부여당은 서비스법이 통과하면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며 따라서 경제살리기법안이라고 주장해왔으나 야당은 의료영리화가 우려된다며 반대했다.
오히려 김용익 더민주 의원은 “국민건강법과 약사법은 서비스발전법의 적용을 받지 않고, 의료법에 따른 원격의료와 의료법인 부대사업 등도 법 적용 대상에서 배제한다”는 내용의 서비스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민의당도 법에 부정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법 통과는 쉽지 않다.
새누리당이 경제살리기의 일환으로 제시한 양적 완화도, 즉 ‘돈 풀기’도 쉽지 않다. 강봉균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은 3월29일 한은이 산업은행 발행 채권과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저당증권을 직접 매입하는 내용의 ‘한국판 양적완화 대책’을 발표했다. 강 위원장은 “20대 국회에서 곧바로 입법이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소야대로 돈 풀기는 어려워졌다. 관련 법안이 통과되려면 야당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양적완화는 양극화만 초래한다”며 반대했다. 양적완화로 풀린 돈이 부동산으로 흘러들어가 부동산 시장 거품을 키운다는 이유였다.
그 외에도 새누리당이 개정을 주장하던 국회선진화법도 논의되기 어려워졌다. 그간 새누리당이 주장하던 대로 국회선진화법이 다수당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될 경우 새누리당이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될 상황이기 때문이다. (관련 기사 :국회선진화법 위헌이라더니 이제는 법 지키자고?)
여소야대로 할 수 있는 것 : 테러방지법 폐기, 세월호 진상조사
여소야대로 야당이 할 수 있는 일도 생겼다. 더민주와 국민의당 의원들이 필리버스터까지 하면서 막으려 했던 테러방지법을 개정‧폐기하는 일이다. 이목희 더민주 정책위의장은 3월3일 정책조정회의에서 “테러방지법의 폐기·개정을 총선 공약 제1호로 하겠다. 20대 총선에서 승리해 테러방지법을 폐기·개정하겠다”고 밝혔다. 더민주도 필리버스터 중단에 반대하는 야당 지지층에게 총선에서 승리해 테러방지법을 없애거나 개정하겠다고 답했다.
▲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월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과 관련해, 무제한 반대토론하고 있다. ⓒ포커스뉴스 |
박근혜 정부가 폐쇄한 개성공단의 정상화도 여소야대 정국에서 가능해졌다. 더민주는 개성공단 정상화와 남북경협와 금강산‧개성관광 재개, 백두산 및 평양 관광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개성공단 입주기업 피해보상특별법을 20대 국회에서 최우선 법안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총선 유세에서 이 개성공단 정상화 공약을 비판했다. 김 대표는 “정신나간 사람들”이라며 “문 전 대표는 항복하자는 건지 국민 앞에 입장을 분명히 밝히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가했다. 하지만 여소야대가 만들어지면서 개성공단 정상화를 막기 어렵게 됐다. 국민의당에서도 개성공단 정상화를 강력히 주장하는 정동영 후보가 당선됐다.
2주기를 앞둔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도 가능해졌다.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조사기간은 올 6월까지였다. 여소야대 정국으로 특조위의 조사기간을 늘릴 수 있게 됐다. 나아가 새누리당이 통과시키지 않고 있던 세월호 특검법의 통과도 가능해졌다.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 진상규명을 위한 활동을 해온 박주민 변호사도 은평갑에서 당선됐다.
변수로 떠오른 국민의당이 원하는 것은?
물론 이 모든 주장의 전제는 38석을 확보해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이 더민주에 협조한다는 것이다. 국민의당은 더민주의 협조 요청에 여러 가지 조건을 내걸 수도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4월4일 방송기자클럽토론회에서 “교섭단체가 되면 소선거구제 개편을 시도할 것이고 대선 전 이합집산하는 일이 없도록 대통령 결선투표제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흔들며 선거구제 개편과 결선투표제를 진짜 시도할 경우, 이는 20대 국회 최대 쟁점이 될 지도 모른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4월4일 방송기자클럽토론회에서 “교섭단체가 되면 소선거구제 개편을 시도할 것이고 대선 전 이합집산하는 일이 없도록 대통령 결선투표제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흔들며 선거구제 개편과 결선투표제를 진짜 시도할 경우, 이는 20대 국회 최대 쟁점이 될 지도 모른다.
▲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 당사를 들어서고 있다. ⓒ포커스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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