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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December 26, 2015

“세월호 책임자들 총선출마? 대한민국을 세월호로 만들 셈인가” [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11] 단원고 희생자 고 임경빈군 어머니 전인숙씨


지난 14~16일까지 3일간 서울 YWCA 대강당에서는 세월호 특조위의 첫 공개 청문회가 열렸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주로 참사 당시 해경 구조의 적절성 문제에 대해 다뤄졌고, 증인으로는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 등이 출석했다.

하지만 여당측 특조위원 전원은 청문회 참여를 거부했고 증인으로 출석한 고위급 인사들은 하나같이 ‘기억이 안 난다’거나 ‘모르겠다’ 등 모르쇠 답변으로 일관했다.

그런가하면 지상파 방송과 종편은 생중계를 하지 않는 등 세월호 청문회를 외면했고, 그나마 한 보도도 단신으로 처리하는 등 부실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그토록 기다려왔던 이번 청문회를 어떻게 지켜봤을까. 지난 21일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 단원고 희생자 고 임경빈 군의 어머니 전인숙씨를 만났다. 다음은 전씨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 세월호 희생자 고 임경빈 학생 어머니 전인숙씨 ⓒ 이영광 기자
“세월호 청문회, ‘기억 안 난다’ 등 모르쇠 답변 난무”

-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세월호 특조위의 청문회가 3일간 명동 YWCA 대강당에서 열렸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확실해지는 건 구조하지 않았다는 것 같아요. ‘기억나지 않습니다’, ‘모르겠습니다’는 이번 청문회에서 유행어처럼 도는 말입니다. 이 말이 대한민국을 책임지고 지키는 리더들 즉, 어른들의 답이었습니다. 이러고도 아직도 어른들 말을 믿고 따르라고 합니다.
이번 청문회로 인해서 책임감 없이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지 못 하고 자리만 지키려 하는 얼굴들을 보았습니다. 권력과 돈의 자리는 끝없는 비리만 만들 것입니다 생명을 다루고 중요하게 일해야 되는 곳까지 자리 차지하지 마시고 책임감과 청렴한 분이 일할 수 있게 만들어주길 바랍니다.”

- 이번 청문회는 주로 구조에 대한 것이었는데.
“구조에 대한 내용이었지만 제대로 구조가 이뤄진 것도 없었습니다. 답변한다고 했지만, 그 어떤 대답도 구조를 제대로 행하거나 구조로 보이는 내용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 증언 중에 ‘아이들이 철이 없어서’라는 말도 나왔다.
“그래서 큰소리가 났잖아요. 마이크를 잡고 상황파악을 못 하고 제대로 인지도 못 해놓고서는 아이들이 철이 없다거나 정신이 없었다는 건 절대적으로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했던 것 같고 책임자로서 절대 입에 담을 수 없는 얘기를 한 것 같아요.”

- 청문회의 성과는 무엇으로 보세요?
“청문회 성과가 있었다고 해야 할까요? 그럼에도 또 청문회 자리를 만들어서 할 수 있을거란 생각을 하게 되네요. 그리고 자세히 모르고 있던 내용과 억울함을 일부 시민들과 국민이 좀 더 알아가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인터넷방송이라 해도 더 열심히 알려야 하겠다고 태그를 해주시거나 이를 알려주시는 분도 많아졌어요. 그래서 저희는 힘을 내서 더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304명이 죽었는데 기억이 안 난다니.. 말이 되나?”

- 청문회에 나온 증인 대부분 모르쇠로 일관했어요.
“제일 기억에 남는 얘기 중 하나는 그렇게 큰 배가 넘어가는 일은 없었다고 합니다. 생명을 다루는 일을 하시는 모든 분들은 아파서 치료를 받거나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무조건 최악의 상황까지 생각하고 설명을 합니다. 그런데 세월호는 5~6백 명 타는 배잖아요. 여객선이 위험하다고 상황 접수를 받아놓고도 그렇게 큰 배가 넘어가는 일은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 안일한 태도를 가지고 일을 하고도 그런 생각 때문에 세월호는 침몰했고 그 안에 304명의 승객도 구해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뻔뻔한 얼굴로 최선을 다했다고 합니다. 그런 최선을 다할 것 같으면 아무리 못 배운 저도 그 자리 가서 할 수 있어요. 자꾸 예전에 배가 안 넘어갔다는 말을 하는데 왜 자꾸 그런 상황만 설정하고 얘기하는지 납득이 안가는 피해자들 앞에서 고개 빳빳이 들고 얘기하는 자체가 이해 안 가요.

그런 자리 오면 최대한 양심적으로 변명이라도 하는 게 최대한의 도리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기억이 안 난다거나 모르겠대요. 그건 저희에게 하라고 해도 해요. 저희도 할 수 있는 얘기를 그 자리에 나와서 하는지 이해 안 되거든요.

아직도 저희는 4월 16일에 살고 있어요. 그리고 민간잠수사들과 당시 사고를 겪은 분들은 4월 16일에 산다는 얘기를 해요. 그 의미는 생생히 기억하고 앞으로도 잊혀 지지 않다는 얘기예요. 그런데 정작 책임 있고 구했어야 할 사람들이 얼마나 지났다고 기억이 안 난다거나 모르겠다는 말을 유행어처럼 해요. 지금 304명을 죽이고도 말이 되나요?”
  
▲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1차 청문회 3일차인 16일 오후 서울 중구 YWCA 강당에서 참고인 증언에 참석한 김관홍(오른쪽) 민간잠수사가 증언중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국가는 나 몰라라, 희생자 가족들만 진실투쟁 전전긍긍”

- 가장 분노한 건 뭔가요?
“그것은 피해자들이 겪지 말아야 할 상황을 겪고 있다는 자체가 저는 분노해요. 그리고 최선을 다했다거나 다 밝혀졌다고 하는데 가족으로 인해 밝혀지는 것은 늦게나마 하나씩 밝혀지고 있어요. 그런데 모든 자리를 지금 경찰이든 검찰이든 변호사든 정치인이든 변호사든 하나 나서서 뛰는 사람이 없죠. 가족들로 인해 다 밝혀지는 거잖아요. 밝혀졌다 해도 크나큰 게 밝혀지지 않았고 소소하게 작은 것이 밝혀지는 거예요. 그걸 가족들이 한다는 자체가 억울하고 분노스럽고 국민으로 이 나라에 사는 우리가 너무 억울한 것 같아요.”

- 청문회 참고인으로 출석했던 고 정동수 군의 아버지인 정성욱씨가 아들의 마지막 모습을 공개했는데.
“저는 못 봤어요. 차마 못 보겠더라고요. 그 모습을 부모님은 다 보셨을 거예요. 250명의 아이가 다 똑같아요. 그래서 차마 고개를 들고 볼 수가 없어서 못 봤어요. 그런데 오죽하면 그 사진을 보여줬겠냐고요. 아이들의 억울함과 진실을 풀기 위해서는 그 아픔을 감수하고도 동수 아빠뿐만 아니라 모든 부모님은 아픈 현실을 감안해서라도 밝힐 거라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아요. 그리고 동수 아빠뿐만 아니라 모든 부모가 아이들 진실 규명하기 위해서는 그거보다 더한 것도 충분히 할 것으로 보거든요. 끝까지 감추려는 자들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저희는 끝까지 할 거라구요.”

- 당시 분위기는 어땠나요?
“특조위원들도 우셨지만, 답변자들은 여전히 기억나지 않는다는 표정이었고 힘겨웠던 건 부모들이었던 것 같아요. 온몸에 힘이 빠져서 나가신 분도 계셨고 힘든 과정을 밟고 있는 건 오로지 가족들이었던 것 같아요.”

“국민 알권리 보장 않는 종편, 존재 이유 없다”

- 청문회에 지상파와 종편 등 방송은 생중계하지 않았고 인터넷 언론에서만 중계한 것은 어떻게 보세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종편방송들 존재해야 하나요? 국민의 알 권리도 보장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TV를 보시는 분들이 아무리 적다해도 보여줘야 하는 것이 방송의 본분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본분을 잊는다면 굳이 존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이게 저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국민 대부분일 거예요. 그런 상황인데도 굳이 존재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나 이번 청문회도 그나마 인터넷 방송이라도 있어서 조금이라도 국민들의 알권리를 보장해줘서 너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 <이미지출처=민주언론시민연합>
“세월호 왜곡‧매도하는 공영방송, 이런데도 수신료 내야하나”

- 청문회 보도는 어떻게 보셨어요?
“지상파나 종편은 저희를 매도하며 방송했잖아요. 그리고 제대로 알린 건 여지없이 인터넷 방송이에요. 우리가 수신료를 이러려고 내는 건 아니잖아요. 이 방송 보는 사람은 방송 끊어야 할까요? 그건 아니잖아요. 우리가 지켜야 할 게 있듯이 그분들도 반드시 지켜야 할 게 있잖아요. 서로를 존중해야지만 대한민국이 충분히 나갈 것 같은데 왜 그 사람들은 무조건 우리를 무시하고 왜 이런 식으로 하는지 이해 안 가요.

그런데도 꿋꿋이 방송 안 내보내야 할 방송은 내보내고 내보내야 할 방송은 정작 인터넷 방송에서 내보내요. 그건 관심 있는 사람만 보는 방송을 보고 있어요. 근데 자기 돈 내고 보는 사람들이 행사를 못 하게 하는지 이해 안 가요. 그러나 모르는 사람은 아직도 느끼지 못해요. 그냥 보는 게 맞는 줄 아는 사람이 대다수예요.

반대에서 소리를 내시는 분들에게 중간입장에서 보고 생각하라고 하는데 이게 중간에서 보는 입장에서도 세월호 얘기는 이래요. 모든 사람이 똑같은 생각으로 중간에서 본다고 하면 모든 방송에서 틀어주는 게 맞다고 봐요.
왜 세월호라고 해서 거기에 정치를 입히고 또 세월호는 노란색을 입혀서 노란색이 보이기만 하면 태클을 걸더라고요. 그럼 노란색은 존재하지 말아야 하잖아요. 그러나 노란색이 좋아 입는 사람도 있고 노란색이 좋아 그림 그리는 사람도 있고 그런 사람은 다 정치인이고 옷을 입지 말아야 하나요? 아니잖아요.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일을 해야 하는데 왜 자꾸 세월호라고 해서 매도를 하고 색을 입히는지 모르겠지만, 언론이라도 제발 좀 중심의 자리로 돌아오면 좋겠어요.”
  
▲ <사진제공=뉴시스>
“세월호 책임자들 총선출마? 대한민국을 세월호로 만들 셈인가”

- 여당 측 특조위원은 모두 청문회에 불참했고 그중에 몇 명은 내년 총선 선거운동을 했는데.
“총선에 출마하겠다고요? 제발 그러지 마시라고 하고 싶어요. 지금의 자리도 지키지 못하고 일 처리도 못하고 사고대책, 수습도 못 하고 책임감 또한 없는 것 같았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어른들의 무능함을 확고하게 보여줬습니다. 지금 현재도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모르겠다고 하는 일관된 답을 내놓고 있는데 이런 사람들이 총선에 출마해서 일하겠다고 하는데 일할 수 있을까요? 국민을 세월호도 부족해서 대한민국 국민호를 만들어서 진도 앞바다로 나갈 것 같아요. 그들에겐 생명의 소중함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겠다고 하는 의지도 못 느꼈습니다. 아직도 국민의 생명을 아무 생각 없이 이들에게 맡겨야 할까요?

투표하는 자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근데 제대로 생각을 하는 분들이 앞으로도 계속 선거를 하는데 회사원들은 새벽같이 일어나서 투표하고 출근해야 하는 상황이에요. 그럼 젊은 생각을 하는 분들이 힘들어서 투표를 제대로 못 할 거 같아요.

하지만 제가 알기로 외국은 하루 일당을 주면서 투표하고 결과까지 지켜보도록 하는 국민의식을 갖게 한대요. 물론 우리는 투표하라고 시간을 줘도 놀러 가는 분도 있겠죠. 근데 이런 현실을 사는 분들은 새벽같이 투표를 하시고 개인 볼일을 보실 거 같아요. 그런 의식을 믿어보려고 노력하고 저 조차도 제대로 된 사람을 알아가며 투표를 반드시 할 거 같고.

물론 투표를 안 한 건 아니에요. 그런데 공약만 보고 했거든요. 그러나 그게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일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세세히 알아가며 투표할 거 같아요. 그리고 이런 권리를 우리가 제대로 해가면서 큰소리를 치는 국민이 되길 바래요.”

“아이들 다 살 수 있었는데…사고현장 보는 게 가장 힘들다”

- 600일이 어느덧 지났는데 어떻게 보내셨어요?
“가족들은 정신없고 미친 듯이 살았던 거 같아요. 서명운동도 다니고 분향소와 광화문을 지키는 상황에서 청운동, 국회, 진도까지 갔고 하물며 동거차도까지 지키잖아요. 가족들이 할 일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힘들어도 자식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하죠. 그래서 600일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겠어요.

600일 즈음 승범이 엄마, 웅기 엄마 그리고 제가 동거차도를 들어갔다 나왔는데 제일 가슴 아팠던 게 현장을 보는 거 같아요. 너무 가까운 거리에 사고 현장이 있었어요. 청문회에서 마이크 잡은 사람이 현장에 있을 당시에는 최선이었다고 얘기를 하잖아요. 그러나 밖에서 봤다면 최선이었단 자체가 이해 안 가거든요

어장 같은 게 많아서 뛰어내리기만 했어도 그 아이들 다 살았거든요. 구조하지 않았어도 스스로 다 할 수 있는 아이들이었어요. 그런 아이들을 거기에 가만히 있으라고 하고 배 안에 들어가라고 했는지 아직도 의문스럽고 그걸 풀기 위해서는 앞으로 600일은 아무렇지도 않게 보낼 거 같아요.”
  
▲ 2016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 교실의 모습 ⓒ go발뉴스
“단원고 교실, 안전사회 건설 위한 상징적 의미 커…존치해야”

- 단원고 교실 존치 논란이 있는데.
“모든 곳곳에 있는 아이들 흔적의 자리는 다 아파요. 물론 단원고도 마찬가지죠. 그런데 정말 힘드신 분들은 혼자 못 가서 여러 명이 함께 가는 자리예요. 하지만 가면 아이들이 거기 있는 것 같고 얘기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단원고에는 시민 3천 분도 넘게 단원고를 다녀오셨어요. 근데 모든 분이 암울하거나 칙칙한 장소가 아니라 너무 아이들이 느껴지는 장소래요. 그래서 오히려 부모들보다도 시민이 단원고 교실 존치를 주장하세요.

저 개인적으로 분향소, 광화문, 진도를 다 다녀봤어도 학교를 아이와 얘기를 할 수 있는 자리가 되는 것 같고 아이들의 시야에서 학교와 아이의 친구들을 볼 수 있는 곳이에요, 그리고 아이들 친구들 또한 교실에 찾아와서 아이와 얘기하거나 편지 쓰는 자리예요. 또한 저희가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하는 위치에서는 교실은 꼭 있어야 한다고 보거든요.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진다잖아요. 마음에서 멀어지면 잊혀지잖아요, 그렇지 않으려고 기억하겠다고 하잖아요. 그렇기 위해서는 존치를 해야 한다고 보고 저희가 편하게 아이를 만나러 가는 자리는 여기라고 생각해요. 추모관도 아닌 학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저희는 그곳을 갈 것 같고 존치를 해야 하는 게 맞다고 봐요.”

- 올해는 어차피 그 아이들이 3학년 올라갔을 것이기 때문에 존치할 수 있었겠지만, 내년엔 단원고도 신입생을 받아야 하잖아요 존치하면 신입생 교실이 부족할 텐데.
“그 문제는 충분히 방법에 대한 답이 있다고 들었어요. 이미 2월부터 이런 얘기가 있었단 말이에요. 방법이 없는 건 아니에요. 단지 그걸 빨리 시행해서 아이들이 불편을 겪지 않게 미리 마련해줬으면 논란이 될 상황은 아닌 것 같고 자꾸 부모들에게 얘기하잖아요. 부모들이 학교에 대해 관여를 하고 부모들에게 그런 얘기를 하라고 하는지 이해 안 돼요. 그것은 교육청과 학교가 협의하고 부모들에게 얘기해줘야 맞는 것 아닌가요? 이러면 정부와 뭐가 달라요. 아이들을 위해 일하는 곳이잖아요. 그리고 경기도 안산에서 일어났잖아요. 이것만큼이라도 교육청이 부모님들의 편이 돼서 경기도에 선물을 주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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