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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December 26, 2015

"정몽구 나와라... 한남동 전세냈나?" 현대차 회장 집 앞서 벌어진 이상한 일들 [현장] 희망버스 참가자 보행권 막은 정몽구 자택 앞 남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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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회장 자택 입구 길을 막고 선 사람들. 이들은 정몽구 회장 항의 방문을 온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보행을 저지했다.
ⓒ 조혜지

"알 거 없잖아요."

"경찰이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그룹 회장의 집 골목 앞에 30여 명의 무리와 함께 선 이가 한 말이다. 26일 정 회장의 집으로 향하는 길은 총 세 단계의 저지벽에 가로 막혔다. 한 벽은 경찰 병력, 나머지 두 벽은 '경찰이 아닌' 사복 차림의 무리들이었다. 

가로 막힌 이들은 오는 27일로 비정규직 투쟁 고공 농성 200일째를 맞는 기아차 사내 하청 최정명·한규협 노동자를 응원하기 위에 희망버스에 오른 이들이다. 정몽구 회장 집이 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유엔빌리지길 입구 인도에 모인 300여 명(경찰 추산 200명)의 참가자들은 "정몽구 나와라" "불법 파견 진짜 사장 정몽구가 책임져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 중 일부는 "현대 기아차 = 불법파견" "박근혜 노동악법 = 평생비정규직 시대" 등이 적힌 스티커를 전봇대 등에 붙이기도 했다.

최정명·한규협씨는 모든 사내 하청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지난 6월 11일 서울 광장 옆 국가인권위원회 옛 건물 옥상 광고탑에 올랐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9월 2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근로자 소송을 제기한 비정규직 모두가 불법파견 됐으므로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한다는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 4864명 중 465명 만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을 뿐, 제대로 된 법 이행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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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로 막힌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자택 입구 길
ⓒ 조혜지

골목 입구부터 겹겹이 막혀... 희망버스 참가자 "정말 어처구니 없는 상황"

"집회, 행진이 아닙니다. 정몽구 회장을 만나 직접 묻고자 왔습니다. 왜 법원의 판결이 있었음에도 비정규직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지 않습니까."

한 희망버스 참가자가 사전 집회를 시작하며 한 말이다. 희망버스 기획단은 "경찰들이 철통 방어를 하고 있다"라면서 "흩어져서 최대한 (정몽구 회장의 집에) 가까이 가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도 주변에 배치된 경찰 병력 300여 명은 사전 집회가 끝날 무렵 참가자들이 모인 인도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참가자들의 보행을 저지할 준비를 시작했다. 이들은 참가자들이 두 세 걸음을 떼자마자 다급히 "촘촘히 서" "행진 시작합니다"라고 외치며 길을 막았다. 경찰 병력에 가로막힌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시민 보행권 무슨 권리로 막나"라고 항의했지만 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사전 집회 전 먼저 정 회장의 집으로 향하던 일부 참가자들은 '경찰이 아닌 이'들에게 가로 막혔다. 이 무리는 골목 중앙과 정 회장의 집 바로 앞 골목 두 군데로 나뉘어 길을 지키고 섰다. 20대 초반부터 50대 중반까지 연령대도 다양했다. 진입을 시도하는 희망버스 참가자들을 막기 위해 스크럼을 짜는 손에는 핫팩이 한 개씩 들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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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자택 입구 횡단보도 앞에 배치된 경찰 병력 50여 명이 정 회장에게 기아차 사내 하청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이행을 요구하기 위해 길을 나서는 희망버스 참가자들을 막고 있다.
ⓒ 조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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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자택 입구를 막고 선 사람들.
ⓒ 조혜지

이들은 어깨에 "집회시위 과도소음 쾌적한 주거 환경 파괴한다"라고 적힌 띠를 두르고 있었다. 지난 9월 12일 희망버스 당시 정몽구 회장 앞을 지키고 섰던 30명의 현대·기아차 관계자들이 두르고 있던 띠와 같은 문구였다(관련 기사 : "쇠파이프 운운 김무성, 집안 단속이나 잘해라").

정몽구 회장의 집 입구를 지키고 선 30여 명의 무리 옆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한 경찰 관계자는 "경찰은 아니다, 집회 신고를 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기자가 집회를 신고한 단체의 이름이 뭐냐고 묻자 "확인이 안 된다, 회사에서 나온 것으로 안다, 어떤 회사인지는 모른다"라고 답했다.

"여긴 그냥 도로잖아요. 정몽구 회장이 한남동 전체를 전세낸 것도 아니고, 개인 사유지도 아닌데 길을 막으니 어처구니 없는 상황입니다."

도로 중앙에서 보행이 저지된 한 희망버스 참가자는 이렇게 말했다. 그가 무리를 향해 "왜 보행을 막느냐"고 소리치자 무리 중 한 사람은 귀를 막고 "아아아"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들은 이따금 차량이 지나갈 때마다 길을 열고 닫았다. 이 과정에서 차와 함께 골목으로 들어가려는 희망버스 참가자를 붙잡아 고성이 오가는 등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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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회장 자택 앞 입구에서 한 사람이 길을 열어달라고 항의하는 희망버스 참가자들을 자신의 휴대폰으로 찍고 있다.
ⓒ 조혜지

무리 중 한 사람이 자신의 휴대전화로 참가자의 얼굴을 찍는 행동을 하자 한 희망버스 참가자가 경찰에 신고해 용산구 내 지구대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오후 3시께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다음 일정을 위해 다시 버스에 오르자 이들도 해산을 시작했다. 무리의 지휘관으로 보이는 한 사람은 "B조는 여기 남아계시고, 일단 A조만 이동하겠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 일행에게 "A, B조가 무슨 뜻이냐"고 묻자 "그런 걸 왜 기억하나, 기억에서 지워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기자에게 "여기 몇 번째냐"라고 물었다. 기자가 처음 왔다고 하자 "그럼 내가 고참이다, 난 두 번째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동네 곳곳에 붙인 스티커들을 뜯어 쓰레기 봉투에 담은 뒤 "수고했습니다" "식사하러 가시죠" 등의 대화를 나누며 흩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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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정몽구 회장 자택 앞 곳곳에 배치된 사람들이 희망 버스 참가자들의 항의 방문 길을 막았다. 저지에 항의하는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말에 한 사람이 귀를 막고 뒤돌아선 모습.
ⓒ 조혜지

광고탑에 오른 두 노동자 "언론마저 외면...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틸 것"

이날 정몽구 회장의 집을 찾은 장아무개 기아자동차 사내 하청 노동자는 이들에게 "부끄럽지 않느냐"라고 말하며 무리가 선 전봇대 옆에  항의 스티커를 붙였다. 그는 연말 연휴에 희망버스에 참가한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사회가 잘못돼 가는데 가족과 연말을 보내는 게 중요하냐"라면서 "(최정명·한규협씨에게) 전날 통화해서 힘내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명숙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도 "고공 농성 200일이 다 돼가는데 해결의 기미가 안 보인다, 어려운 요구가 아니라 정당한 법을 이행하라고 하는 것"이라면서 "불법이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는 세상에서 사내 하청 노동자의 힘만으로는 맞서기 힘들다, 연말 연초 사랑하는 가족과 있어야 함에도 (투쟁을 위해) 가족과 떨어져 있는 두 사람에게 힘을 보태기 위해 참가했다"라고 말했다(관련 기사 : 아직 고립돼 있습니다, 찾아와주세요).

한편, 70m위 광고탑에서 199일을 보낸 한규협씨와 최정명씨는 영하 8도에 가까운 한겨울 날씨 속에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한규협씨는 26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추위를 피할 방법이 없어 옷을 여러 겹 입고 침낭에 핫팩을 넣어 잠을 잔다"라고 전했다. 발뒤꿈치는 동상에 걸린 상태다. 그는 "지난 25일 의사 두분이 진료를 하고 가셨는데 두 사람 다 우울증 증세가 있다고 들었다"라면서 "울화로 인한 가슴 답답함 때문에 약을 지어 보내주시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지난 25일 노조 조합원들은 크리스마스를 가족들과 보내지 못한 두 사람을 위해 자녀들을 데리고 눈썰 매장을 가기도 했다. 한씨는 "지금 (투쟁) 6개월이 넘었지만 가족들이 담담하게 지지를 잘해줘 크게 마음 고생하지 않았던 것 같다"라면서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테니 힘을 보태주시라, 싸움에 이겨 눈치만 보며 살아가는 비정규직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좋은 선례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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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회장 자택 인근 전봇대에 희망버스 참가자가 붙인 항의 방문 스티커
ⓒ 조혜지

최정명씨는 "정말 할 것 다해봤다"라면서 "마지막이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직접적인 책임자 정몽구 회장에게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고공 농성에 올라왔다"라고 말했다. 그는 "'누구나 법앞에 평등하다'는 가치가 (이뤄지는) 출발이 여기서부터였으면 좋겠다"라면서 "언론마저 노동자의 목소리와 몸부림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가 세상에 알려질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양심에 호소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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