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토론회] "중국에서 돈 벌어 미국 무기 사줬다"
박근혜 정부가 충분한 사회적 논의 없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밀어붙인 이유가 정권의 레임덕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활용하려는 의도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13일 '한미 사드 배치 결정과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참여사회연구소, 코리아연구원, 한국정치연구회가 공동 주최한 전문가 라운드 테이블이 서울 통인동에 위치한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열렸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는 "박근혜 정부가 레임덕까지 생각하면서 사드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박근혜 정부는 레임덕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사드 배치를 확정한 것으로 본다. 자신의 지지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보수 세력을 모으는 동력으로 사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사드가 우리에게 꼭 필요한 무기체계인가를 두고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일방적인 입장이 (대중에게) 전달되면서, 사드는 '만능 보검'인 것처럼 인식되는 것이 상당히 안타까운 부분"이라며 "마치 사드가 배치되면 북한의 위협을 막을 수 있다는 논리가 신화처럼 만들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정부는 사드 배치 이유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들었다. 이를 막기 위해서 사드가 필요하다는 논리였다. 이에 남북관계 개선이 사드 배치를 재고할 수 있는 핵심 고리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현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가 없이는 남북 간의 대화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사드 배치 재검토는 비현실적인 방안 아니냐는 반론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박근혜 정부가)남북관계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화는 거의 어려운 쪽으로 정리를 하고 사드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한과 마찬가지로 북한 역시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기 때문에 남북관계 개선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김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 체제가 집권 5년 차를 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당 대회와 최고인민회의를 치렀지만 여전히 북한의 경제 상황은 획기적으로 좋아지지 않고 있고 대외 관계에서도 북미 관계 돌파구는 사드 배치로 사실상 봉쇄됐다"며 "북한은 체제 안정성을 내부적으로 보다 공고히 하는 차원에서 대남 차원의 강경한 태도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근혜, 북한의 비핵화도 포기하고 '정권 안보' 택했나
박근혜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으로 다양한 부작용이 예상되는 가운데,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박근혜 정부가 강조했던 '북한의 비핵화'가 사실상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용현 교수는 "한국과 미국, 중국이 공감대를 찾는 것이 북핵 문제를 푸는 가장 근본적인 길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번 사드 배치는 이러한 흐름 자체를 망가뜨려 버렸다. 이게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사드 배치 이후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베이징 방문이 앞당겨질 수 있다. 이것이 바람직한지의 여부를 떠나 북중 관계가 이렇게 되면 한미 정부 입장에서 봤을 때는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나 6자회담 재개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한동대학교 김준형 교수는 사드 배치로 인해 정부가 대북 제재의 주요한 레버리지를 잃어버렸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보수 정권이라면 사드를 배치하기 이전에 지금보다 훨씬 더 중국을 괴롭혔어야 한다. 사드를 쥐고 대북 제재에 대한 이야기를 중국과 했어야 한다. 그런데 이미 사드라는 회초리를 써버렸다"며 "이래놓고는 이제와서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하겠다고 한다. 배치하기 전에도 설득에 실패했는데, 배치 이후에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한국, 중국에서 돈 벌어 미국 무기 사주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사드 배치가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들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면서 사드는 오직 북한에 대해서만 사용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사드가 한국의 어느 지역에 배치되는 것과 관계 없이, 레이더에는 미사일은 다 잡히게 돼 있다. 북한 미사일은 잡고 중국 미사일은 잡지 않는 시스템이 아니다"라면서 "북한에 대해서만 사용할 것이라고 약속하는 것은 정치적인 발언일 뿐, 기술적으로는 의미가 없는 이야기다"라고 일갈했다.
김준형 교수는 중국이 사드 배치에 반발하는 또다른 이유로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 내지는 적어도 대중국 배려의 입장인지, 아니면 미국에 편승한 입장인지를 알 수 있는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결국 정부는 사드 배치를 결정했다. 중국은 이제 한국이 미국에 편승하는 것으로 선택했다고 보기 시작하는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에 중국은 사드 문제에 대해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성공회대학교 이남주 교수는 "중국이 영토 주권 문제를 제외하고 대외적으로 가장 강경한 발언을 해왔던 이슈가 사드"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지난 3월 31일(현지 시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미국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는데, 이 때 시 주석이 사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중국의 최고 지도자가 반대했다는 것은 상당히 높은 수준의 항의"라고 진단했다.
김용현 교수 역시 "지난 8일 사드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외교부 성명에는 '단호하게'라는 표현이 들어 있는데 이는 중국이 영토 문제, 양안 관계, 테러와 관련된 문제가 있을 때 쓰는 표현"이라면서 "중국이 사드 문제를 이러한 문제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뜻" 이라고 해석했다.
김 교수는 "지난 봄에 산둥성 사회과학원 학자들과 회의를 한 적이 있다. 그 때 참석자들이 한국에 사드가 배치되면 명동과 동대문 운동장에 중국 관광객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며 중국 내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중국 현지에서는 한국 사람들이 중국에서 돈을 벌어서 중국의 턱을 겨누는 미국의 군사 시스템을 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면서 "만약 중국이 캐나다에 미사일 기지를 구축하면 미국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덧붙였다.
중국, 러시아와 손잡는다?
남한 내 사드 배치로 중국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에 대해 다양한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우선 기존에 중국이 견지했던 핵 정책 자체를 변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정욱식 대표는 "중국은 지금까지 최소한의 핵 무기로 상대방의 공격을 억제할 수 있다는 '최소 억제 이론'과 핵 보유국 가운데 유일하게 '핵 선제 불사용'(No first use)을 공식화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이 두 정책이 사드 배치로 모호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은 미국 본토까지 날아갈 수 있는 장거리 탄도 미사일(ICBM)을 20~30기 정도 보유하고 있다. 미국에 비하면 100분의 1의 전력인데, 보복할 수 있을 정도만 보유하고 있으면 되고 많이 가져봐야 경제만 어려워진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사드 배치가 현실화되면 중국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핵무기 증강에 나설 수 있다"면서 "이는 지구 차원의 안보 질서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이 당장 취할 수 있는 마땅한 조치가 없기 때문에 장기적인 차원에서 사드 문제에 접근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이남주 교수는 "중국은 군사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미국과 경쟁할 수 있는 능력은 없다. 당장 미국에 대응하기 보다는, 장기적 차원으로 이 문제를 가져갈 것이고, 그렇게 되면 핵 전략의 재평가도 포함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교수는 "또 중국은 한국을 잡을 수 있느냐 포기해야 하느냐를 두고 판단할 것으로 보이는데, 과도한 대응을 했을 때의 우려도 가지고 하다. 그렇다고 시진핑 주석까지 나서서 사드 배치 반대를 이야기했는데, 아무런 조치도 없이 그냥 물러서면 이건 중국 외교의 파탄이다. 물러설 수도 없고 강하게 나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은 노골적이지 않으면서 한국을 아프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으로 본다. 앞으로 2~3년 동안 이런 부분으로 인해 한중 관계가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중국이 그동안 표방해왔던 외교 정책을 바꿀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은 그동안 '독립자주외교' 노선을 지향했다. 그러다 보니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확실한 '친구'가 없다"며 "이에 중국 내에서 동맹을 만드는 외교로 가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1차 대상은 러시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러시아가 중국과 손을 잡고 전략적인 무기 협력 단계까지 이를 경우 이는 미국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용현 교수는 "러시아의 경우 사실상 사드 체계에 대응할 수 있는 군사적 대응 수단을 가지고 있다"며 "한국에 배치돼있는 사드 체계를 겨냥한 러시아의 대응 시스템이 연해주에서 작동한다면 한반도 정세에 주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욱식 대표 역시 "중국이 비교적 저렴한 방식으로 전력을 증강시키는 방법은 러시아와 전략무기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각각 한 나라와 상대하는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이렇게 되면 미국도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동대학교 김준형 교수는 "한국을 향한 러시아의 반응은 중국에 비해 정제돼 있지 않고 상당히 강경하다"라며 "과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코펜하겐에 엑스밴드레이더를 설치한다고 했을 때 핵 미사일로 이를 타격하겠다고 말할 정도였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러시아가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 다소 밀려나 있었는데, 사드를 계기로 일시에 이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회복할 수도 있다. 게다가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인해 러시아가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틈이 생겼다. 자신의 영향력을 사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13일 '한미 사드 배치 결정과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참여사회연구소, 코리아연구원, 한국정치연구회가 공동 주최한 전문가 라운드 테이블이 서울 통인동에 위치한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열렸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는 "박근혜 정부가 레임덕까지 생각하면서 사드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박근혜 정부는 레임덕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사드 배치를 확정한 것으로 본다. 자신의 지지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보수 세력을 모으는 동력으로 사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사드가 우리에게 꼭 필요한 무기체계인가를 두고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일방적인 입장이 (대중에게) 전달되면서, 사드는 '만능 보검'인 것처럼 인식되는 것이 상당히 안타까운 부분"이라며 "마치 사드가 배치되면 북한의 위협을 막을 수 있다는 논리가 신화처럼 만들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정부는 사드 배치 이유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들었다. 이를 막기 위해서 사드가 필요하다는 논리였다. 이에 남북관계 개선이 사드 배치를 재고할 수 있는 핵심 고리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현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가 없이는 남북 간의 대화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사드 배치 재검토는 비현실적인 방안 아니냐는 반론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박근혜 정부가)남북관계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화는 거의 어려운 쪽으로 정리를 하고 사드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한과 마찬가지로 북한 역시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기 때문에 남북관계 개선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김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 체제가 집권 5년 차를 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당 대회와 최고인민회의를 치렀지만 여전히 북한의 경제 상황은 획기적으로 좋아지지 않고 있고 대외 관계에서도 북미 관계 돌파구는 사드 배치로 사실상 봉쇄됐다"며 "북한은 체제 안정성을 내부적으로 보다 공고히 하는 차원에서 대남 차원의 강경한 태도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근혜, 북한의 비핵화도 포기하고 '정권 안보' 택했나
박근혜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으로 다양한 부작용이 예상되는 가운데,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박근혜 정부가 강조했던 '북한의 비핵화'가 사실상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 교수는 "사드 배치 이후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베이징 방문이 앞당겨질 수 있다. 이것이 바람직한지의 여부를 떠나 북중 관계가 이렇게 되면 한미 정부 입장에서 봤을 때는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나 6자회담 재개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한동대학교 김준형 교수는 사드 배치로 인해 정부가 대북 제재의 주요한 레버리지를 잃어버렸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보수 정권이라면 사드를 배치하기 이전에 지금보다 훨씬 더 중국을 괴롭혔어야 한다. 사드를 쥐고 대북 제재에 대한 이야기를 중국과 했어야 한다. 그런데 이미 사드라는 회초리를 써버렸다"며 "이래놓고는 이제와서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하겠다고 한다. 배치하기 전에도 설득에 실패했는데, 배치 이후에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한국, 중국에서 돈 벌어 미국 무기 사주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사드 배치가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들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면서 사드는 오직 북한에 대해서만 사용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사드가 한국의 어느 지역에 배치되는 것과 관계 없이, 레이더에는 미사일은 다 잡히게 돼 있다. 북한 미사일은 잡고 중국 미사일은 잡지 않는 시스템이 아니다"라면서 "북한에 대해서만 사용할 것이라고 약속하는 것은 정치적인 발언일 뿐, 기술적으로는 의미가 없는 이야기다"라고 일갈했다.
김준형 교수는 중국이 사드 배치에 반발하는 또다른 이유로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 내지는 적어도 대중국 배려의 입장인지, 아니면 미국에 편승한 입장인지를 알 수 있는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결국 정부는 사드 배치를 결정했다. 중국은 이제 한국이 미국에 편승하는 것으로 선택했다고 보기 시작하는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에 중국은 사드 문제에 대해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성공회대학교 이남주 교수는 "중국이 영토 주권 문제를 제외하고 대외적으로 가장 강경한 발언을 해왔던 이슈가 사드"라고 설명했다.
김용현 교수 역시 "지난 8일 사드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외교부 성명에는 '단호하게'라는 표현이 들어 있는데 이는 중국이 영토 문제, 양안 관계, 테러와 관련된 문제가 있을 때 쓰는 표현"이라면서 "중국이 사드 문제를 이러한 문제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뜻" 이라고 해석했다.
김 교수는 "지난 봄에 산둥성 사회과학원 학자들과 회의를 한 적이 있다. 그 때 참석자들이 한국에 사드가 배치되면 명동과 동대문 운동장에 중국 관광객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며 중국 내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중국 현지에서는 한국 사람들이 중국에서 돈을 벌어서 중국의 턱을 겨누는 미국의 군사 시스템을 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면서 "만약 중국이 캐나다에 미사일 기지를 구축하면 미국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덧붙였다.
중국, 러시아와 손잡는다?
남한 내 사드 배치로 중국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에 대해 다양한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우선 기존에 중국이 견지했던 핵 정책 자체를 변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는 "중국은 미국 본토까지 날아갈 수 있는 장거리 탄도 미사일(ICBM)을 20~30기 정도 보유하고 있다. 미국에 비하면 100분의 1의 전력인데, 보복할 수 있을 정도만 보유하고 있으면 되고 많이 가져봐야 경제만 어려워진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사드 배치가 현실화되면 중국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핵무기 증강에 나설 수 있다"면서 "이는 지구 차원의 안보 질서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이 당장 취할 수 있는 마땅한 조치가 없기 때문에 장기적인 차원에서 사드 문제에 접근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이남주 교수는 "중국은 군사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미국과 경쟁할 수 있는 능력은 없다. 당장 미국에 대응하기 보다는, 장기적 차원으로 이 문제를 가져갈 것이고, 그렇게 되면 핵 전략의 재평가도 포함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교수는 "또 중국은 한국을 잡을 수 있느냐 포기해야 하느냐를 두고 판단할 것으로 보이는데, 과도한 대응을 했을 때의 우려도 가지고 하다. 그렇다고 시진핑 주석까지 나서서 사드 배치 반대를 이야기했는데, 아무런 조치도 없이 그냥 물러서면 이건 중국 외교의 파탄이다. 물러설 수도 없고 강하게 나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은 노골적이지 않으면서 한국을 아프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으로 본다. 앞으로 2~3년 동안 이런 부분으로 인해 한중 관계가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중국이 그동안 표방해왔던 외교 정책을 바꿀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은 그동안 '독립자주외교' 노선을 지향했다. 그러다 보니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확실한 '친구'가 없다"며 "이에 중국 내에서 동맹을 만드는 외교로 가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1차 대상은 러시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욱식 대표 역시 "중국이 비교적 저렴한 방식으로 전력을 증강시키는 방법은 러시아와 전략무기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각각 한 나라와 상대하는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이렇게 되면 미국도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동대학교 김준형 교수는 "한국을 향한 러시아의 반응은 중국에 비해 정제돼 있지 않고 상당히 강경하다"라며 "과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코펜하겐에 엑스밴드레이더를 설치한다고 했을 때 핵 미사일로 이를 타격하겠다고 말할 정도였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러시아가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 다소 밀려나 있었는데, 사드를 계기로 일시에 이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회복할 수도 있다. 게다가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인해 러시아가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틈이 생겼다. 자신의 영향력을 사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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