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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April 12, 2017

[단독] 승객 대기명령 전달한 '제3의 휴대폰' 있었다.....하늘이 두조각나도 이놈 찾아내야한다!!

[세월호 참사 3주기, 진상규명의 과제들 ②] 드러난 선사 개입-선원 공모관계, 진범 놓친 검찰
[미디어오늘 문형구 기자]
2014년 4월16일 세월호에서 도주한 선장과 선원, 그리고 선사인 청해진해운 관계자들에 대한 재판은 2015년 말까지 모두 끝났다. 그러나 304명의 생명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데 핵심 역할을 한 간부 선원들에 대해서는 살인죄가 적용되지 않았다. 이들 간부 선원들이 선장의 ‘부작위에 의한 살인행위’에 공모, 가담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대법원은 △간부 선원들이 선내 대기 중인 승객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사태의 경과를 지배하는 지위에 있었다 보기 어렵다 △선장이 명시적으로 퇴선조치에 대한 거부의사를 밝힌 것도 아니어서 지휘명령체계를 무시하면서까지 퇴선조치를 독단적으로 강행하여야 할 만한 비정상적 상황이었음을 인식하기 어려웠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검찰은 선장을 포함한 선원들의 공모 관계를 밝혀내지 못했다. 그리고 법원은 이들 간부선원들이 왜 승객들을 선내 대기시켜 죽음에 이르게 했는지에 대해, ‘경황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피의자들의 일방적인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준석 선장에 대해서도 법원은 퇴선 조치를 하지 않은 결과에 대한 살인죄 적용을 했을 뿐, 왜 퇴선 조치를 하지 않았는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선사 관계자들에겐 과적, 부실고박, 업무상 배임 등이 적용됐을 뿐, 이들이 선내 대기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수사 선상에 조차 오르지 않았다.
그 날, 조타실에선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2015년 11월 선장 등에 대한 대법 판결이 나온 후, 채 몇 달이 지나지 않아 세월호 침몰 당일 조타실에서 벌어진 공모 관계와 함께, 이 공모에 청해진해운 본사의 지시가 있었음이 드러났다. 이들은 퇴선 조치를 못하고 배를 버린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퇴선 조치를 하지 않았다. 또한 이 의사결정 과정에선 선장이 아닌 간부선원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음도 드러났다.
당직 조타수 조○○는 2016년 2월부터 6월까지 5번에 걸쳐 특조위 조사관들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조 씨는 9시22분과 23분 세월호-진도VTS-둘라에이스호 간의 교신 직후 간부선원들이 승객을 탈출시키지 않고 대기시키기로 결정한 사실을 털어놨다.
“교신 직후에, 박○○(당직 항해사)을 제외한 세 명의 사관들이 한참 동안 교신 내용에 대하여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그 결과 대기시키자는 ‘결론’이 나온 것입니다. 선장은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사관들의 논의 결과에 대하여 박○○(조타수)이 맞장구치는 말을 했습니다. 선장과 박○○(당직 항해사)은 그런 논의에 직접 의사를 밝히지는 못했습니다”
이 세 명의 간부선원(사관)들은 1등 항해사 강○○, 1등 항해사 신○○, 2등 항해사 김○○였다.
▲ 세월호 특조위의 청문회에 출석한 1항사 강 씨(앞)와 조타수 조 씨.
이들은 “승객들을 물속에 빠뜨릴 경우 저체온증이 올 수 있다”거나 “수영을 제대로 못할 수 있다”는 등 매우 구체적으로 의견을 교환했다. 사관들이 의견 일치를 보인 가운데 조타수 조 씨, 조타수 오○○와 당직 항해사 박○○은 별다른 의견을 내지 않았다.
둘라에이스호가 “라이프링(구명튜브)이라도 착용시키고 띄우라, 빨리”라고 두차례 다급하게 퇴선 요구를 한 것에 대해서도, 세월호 간부 선원들은 의견을 나눈 뒤 그 결론으로 둘라에이스호의 요청에 의도적으로 침묵했다.
문) 둘라에이스호에 의한 구조교신 의사에 대해서는 조타실 선원들이 왜 적극적으로 고려하지 않았나요.
답) 둘라에이스호로부터 교신이 오고 나서 사관들이 둘라에이스호의 구조의사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지 의견을 나누었는데, 그 배에 의한 구조는 사관들이 ‘현실성이 없다’는 내용으로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둘라에이스호가 세월호에 얼롱사이드를 못하고 점점 멀어지니까 구조가 어려울 것 같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주로 강○○과 김○○가 그런 말을 나눴습니다. 그래서 우리 쪽에서 둘라에이스호의 교신에 대해서는 답하지 았습니다. 
승객들을 대기시키기로 한 결정은 조타실 내에서만 단독으로 이뤄진 게 아니었다.
9시 22~23분 세월호-진도VTS-둘라에이스호 교신 이후 조타실 내에서 선내 대기 결정이 이뤄지기 전에도, 이미 해경이 올 때까지 대기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조 씨는 진술하고 있다.
문) 언제 처음 강○○이 해경이 오기 전까지 선내 대기하자고 지시하던가요.
답) 선사와 통화한 직후입니다. 강○○이 해경이 오기 전까지 선내 대기하자고 하니까 박○○도 거들고 그랬습니다.
“강○○이 홍○○(본사 해무팀 대리)와 오랜 시간 통화 후부터 해경을 기다리자는 쪽으로 분위기가 흘렀습니다. 강○○은 선사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았다고 이준석 등에게 말하거나 설득하지는 않았지만, 선사로부터 ‘해경에 의지하라’는 식의 지시를 받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평소 강○○은 자기 책임 하에 그런 결정을 내릴 성격이 아닌데, 강○○도 스스로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라 선사로부터 지시를 받았다는 분위기를 몰고 갔습니다. 강○○이 선사 등의 얘기는 하지 않은 채 ‘해경이 올 때까지 기다리자’고 말했고 이에 대해 박○○, 김○○, 신○○ 등 다른 선원들이 수석 항해사(강○○)의 주장에 마지못해 동조하였습니다. 그런 결정에는 승객들에 대한 고려가 없었습니다.”
선사로부터의 지시가 있었던 것은 확실해 보인다. 조타실에 있던 조 씨 뿐 아니라, 3층 로비 안내데스크에 있었던 영업부 직원 강○○ 역시 이 지시를 고 양대홍 사무장으로부터 들었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여객부 직원 강 씨는 특조위 조사에서 참사 당일인 9시26분경 양대홍 사무장으로부터 CC(Channel Change)라는 말을 듣고 비밀 대화가 가능한 5번 채널로 바꾸어 교신을 하였고, 양 사무장으로부터 “나는 지금 조타실인데 10분 후에 해경이 올거야. 구명조끼 입혀. 선사 쪽에서 대기 지시가 왔어. 추가 지시가 있을 때까지 구명조끼 입히고 기다려”라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선사의 대기 지시가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검찰이 확보한 강 1항사의 통화 내역을 보면 4월16일 강 씨의 첫 통화는 9시14분 본사 홍○○ 대리로부터의 수신통화 3분15초, 9시24분인천 운항관리실로부터의 수신통화 2분24초, 9시31분 신보식 선장에 대한 발신통화 1분 29초로 이어진다. 9시14분 홍○○ 대리와의 통화 이외에 이렇다 할 통화가 없는 것이다.
반면 조타수 조 씨는 강 1항사가 제주VTS와 교신(8시55분) 직후 몇차례 “누군가에게 단축키를 눌러 전화를 거는 것을 보았다”고 했다.
문) 통화 내용은 어떠하였나요.
답) 강○○이 존대하는 말을 쓰면서 사고 내용을 보고하였고, 이후에는 “네”, “네”라고 대답을 하였습니다.
문) 첫 번째 통화가 끝나고 강○○은 어떻게 하던가요.
답) 통화가 끝나자마자 강○○이 다시 단축키를 누르고 방금 전 통화처럼 존대하는 말을 쓰면서 사고 내용을 누군가에게 또다시 보고하였고, 보고 이후에는 마찬가지로 “네”, “네”라고 대답을 하였습니다.
문) 위의 연속된 두 번의 통화 이후에 강○○이 또다시 통화를 하였나요.
답) 네. 하였습니다. 위의 두 번의 통화 이후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이후 이전 두 번의 통화보다 더 오랜 시간 통화하였습니다. 이때는 강○○이 전화를 걸었던 것이 아니고, 누군가에게 전화가 걸려 와서 강○○이 전화를 받고 통화를 하였습니다.
이들 통화는 강 씨의 조타실 내 통화내역엔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당직 조타수 조 씨는 강 씨가 ‘단축키’를 눌러 통화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 때문에 강 씨가 다른 사람의 휴대폰을 빌려 사용했을 가능성은 낮다. 세월호 선원들이 사용하는 선박용 무전기의 경우 휴대폰과는 크기와 모양이 확연하게 달라서 조 씨가 휴대폰으로 착각했을 가능성도 낮고, 당일 조타실 선원 중 무전기를 사용한 것은 2항사 김○○ 뿐이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미디어오늘>은 청해진해운의 연락망을 분석, 1항사 강 씨가 기존 검찰이 파악한 휴대폰 이외에 또 하나의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조 씨의 진술처럼 강 1항사가 단축키를 눌러 보고와 지시를 주고받았다면 이 휴대폰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강 1항사의 이 휴대폰을 아예 수사대상에서 놓쳤다. 이 번호는 사건 이틀 뒤인 2014년 4월18일에도 청해진해운 간부인 송○○ 여수지역본부장과의 통화내역에서도 발견되지만 검찰은 이 번호를 '미상'으로 처리했고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 청해진해운 관계자들의 통화내역. 송○○ 여수지역본부장이 4월18일 1항사 강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또다른 번호(1243번)로 전화를 건 뒤 곧바로 끊고 몇분뒤 2340번으로 통화를 한 기록이 남아있다.
검찰은 기존 강 씨의 휴대폰(뒷자리 2340번)에 대해서는 포렌식 수사를 시행했지만 이 1243번에 대해선 포렌식이 이뤄지지 않았다.  따라서 사건 당일인 4월16일 전후로 이 휴대폰을 통해 어떤 통화가 오갔는지도 전혀 파악되지 않고 있다. 
당직 조타수의 진술과 다른 선원들의 진술을 종합해 볼 때, 강 씨를 포함한 간부 선원들은 당시 조타실 내의 의사 결정을 지배하는 지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들 간부 선원들은 이준석 선장이 승객들에 대한 퇴선 명령을 내렸다고 거짓 진술을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9시36분경 진도VTS와의 교신에서 승객들이 좌현으로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고 거짓 교신을 한 것도 이들 중 한 명이다.
(기사에 도움주신 분: ‘304 목요포럼’) 
연재순서 
① 해경, 50명 객실 구조하자는 제안 뭉갰다-해경 구조의 문제 
② 승객 대기명령 전달한 ’제3의 휴대폰’ 있었다-빗나간 검찰 수사 
③ 해경 구조의 문제 2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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