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대선 후보별 검증 시리즈 두 번째 순서로 오늘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살펴봅니다.
안 후보는 정치에 투신하면서 자신이 창업한 안랩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마음과 추억까지도 정리하겠다고 한 그의 약속은 지켜졌을까요?
강민수 기자가 검증했습니다.
<리포트>
<녹취> 안철수(당시 안랩 이사회 의장/2012년 9월 20일) : "안랩 이사회 의장뿐만 아니라 마음과 추억까지도 정리해야될 것 같아요. 세계 수준의 투명성을 지키셔야 되는, 절대로 어떤 특권이나 반칙 없이..."
과연 그랬을까?
지난 2014년 10월, 안철수 후보의 빙부상이 치러진 여수장례식장.
카메라에 포착된 이 중년 남성은 안랩의 김기인 전무이사입니다.
안랩 직원들을 동원해 부의금 접수부터 신발 정리와 안내까지 맡았습니다.
그런데 이 김기인이라는 이름은 다른 곳에서 다시 언급됩니다.
서울 마포구 도화동의 한 건물 13층입니다.
지난 2013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당선된 안철수 의원이 참모들과 사용했던 비공개 사무실이 있던 곳입니다.
이 사무실을 계약하고 해지하는 과정을 대행한 인물이 바로 김 전무였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사무실 컴퓨터나 의자 등 각종 집기류에 안랩 마크가 찍혀있었다고 확인해 줬습니다.
안철수 의원의 정치 활동에 안랩 임직원과 안랩의 비품까지 사용됐다는 얘기입니다.
게다가 김 전무는 2015년까지 매주 한 차례 이상 의원회관을 찾아 안 후보를 독대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김 전무는 안 후보의 정치 활동을 도운 적은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상한 점은 또 발견됐습니다.
선거관리위원회에 안 후보의 주요 선거 당시 회계책임자를 확인해 봤습니다.
2012년 대선 당시는 안랩 재무팀장 출신인 김 모 씨입니다.
2013년 재보궐 선거 당시 회계 책임자는 박 모 씨.
확인 결과 김기인 전무의 부인으로, 음대 출신에 회계와는 무관한 경력입니다.
지난 총선 때는 안랩의 또 다른 김 모 씨가 회계 책임자로 투입됐습니다.
주요 선거 때마다 회계책임자로 모두 김기인 전무의 측근 직원이나 가족이 동원된 겁니다.
특히 지난해 총선 당시 회계책임자 김 모 씨는 안랩을 퇴사하고 안 의원을 돕다가 다시 안랩에 돌아가기를 반복해왔고, 의원실의 7급 회계담당 비서로 일하다 최근 그만뒀습니다.
안 후보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의 비서 겸 운전기사로 안랩 직원이 동원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이에 대해 안랩 측과 안철수 후보 측은 회사 창업자이자 퇴직 임원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일반 기업 수준의 장례식, 차량 운전, 비서 등을 지원했고 지원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삼성, 현대차그룹, LG, SK 등 10대 대기업을 예로 들었습니다.
KBS 뉴스 강민수입니다.
강민수기자 (mand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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