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당국이 안 후보 동생 유급 막으려 성적 임의로 올려
대학이 특정 학생 성적 조작한 '정유라 사건'과 흡사
당시 학교 측 요구 불응해 해촉된 강사 문제제기로 세상에 알려져
사건 뒤 안 후보 동생 자퇴…다른대학 한의학과 졸업뒤 현재 한의사
[아시아경제 대선 특별취재팀]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동생 상욱 씨(54)가 1984년 불거진 대구한의과대학(현 대구한의대학교) ‘성적 조작 사건’에 연루된 당사자인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이 사건은 대학 당국이 특정 학생의 성적을 임의로 올렸다는 점에서 ‘정유라 사건’과 흡사하다.
이 사건은 대구한의대 재단 측이 이 대학 한의예과 2학년이었던 안 씨가 유급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안 씨의 성적을 올려줄 것을 교수들에게 요구했다가 불응하자 대학 당국이 임의로 성적을 올려준 사건이다.
아시아경제 취재 결과 1982년 대구한의대 한의예과에 입학한 안씨는 2학년(1983년) 2학기에 수강한 ‘의화학 및 실습(2학점)’기말시험에서 60점을 받았다. 당시 재단 관계자가 이 과목 강사인 A씨에게 “이 학생은 꼭 본과로 진급시켜야 한다’며 성적을 올릴 것을 요구했지만 A씨는 거절했다.
당시엔 졸업정원제가 있어 성적이 낮은 학생들은 한의예과에서 본과로 진급하지 못하고 유급됐다. A씨가 안 씨의 기말고사 성적이 70점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고 당시 문교부와 청와대에 민원을 넣으면서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A씨는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당시 학생 이름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부모가 의사였던 것은 기억난다”고 말했다. 이어 “재단에서 왜 특정 학생 성적을 올리라고 했는지 정확한 사정은 몰랐는데 학생 부모와 재단 관계자가 연관이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면서 “당시 학생 부모가 현금이 든 쇼핑백을 들고 찾아와서 성적을 올려달라고 부탁했지만 내가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그해 4월 24일 동아일보가 ‘성적조작 본과진급 대구한의대서 말썽’이라는 제목으로 보도됐다. 기사에는 사건 당사자를 ‘안모 씨(21)’로 표기했고, 안 씨가 수강한 ‘본초학총론(1학점)도 71점이 81점으로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아시아경제가 취재한 결과 안모 씨는 안 후보의 동생 상욱 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학 한의학과 82학번 입학생인 B씨는 “상욱이가 성적 조작 사건의 당사자가 맞다”면서 “상욱이는 그 사건 이후 대학을 그만뒀다”고 말했다.
B씨는 “당시 학교에서 성적이 낮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유급되지 말고 군대에 가라’고 종용해 동기 몇 명은 입대를 하고 입대를 거부한 동기들은 유급됐다”면서 “학교에서 상욱이 성적을 올려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급당한 동기들 사이에서 불만이 생겼고 그런 분위기 때문에 학교를 자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안 씨는 이 사건이 불거진 뒤 대학을 자퇴하고 대입 학력고사에 응시해 다른 대학 한의예과에 입학했다.안 씨는 현재 서울에서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안 씨는 아시아경제 기자에게 “그냥 저는 자퇴하고, 다시 시험 쳐서 다른 대학 한의대 들어가서 졸업했다”면서 “30년이 넘었다. 제발 좀 그냥 놔두라”고 말했다.
대선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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