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어버이연합과 탈북어버이연합이 돈으로 탈북자를 집회 시위에 동원했다는 언론 보도 이후 내부 폭로자를 지목해 위협하는 정황까지 나오고 있다.
시사저널과 인터뷰에서 어버이연합의 집회 시위 동원 실태를 폭로했던 김용화 탈북난민인권연합 대표는 현재 경찰관 한 명이 따라다니며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의 도덕성을 비판한 한창권 탈북인총연합회 회장도 경찰로부터 '너무 앞에 나서면 어버이연합에 당할 수 있다'는 주의를 들었다. 경찰은 경고를 해줄 정도로 어버이연합 사태가 내부 폭로자를 폭행하는 사태로 확산될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납북귀환자가족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재근씨도 어버이연합으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다. 이씨는 지난 1970년 어업 중 북한 경비정에 납북돼 30년만인 2000년 탈북해 귀환한 인물이다. 이씨는 최근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집회 시위에 동원돼 직접 돈을 받은 경험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실제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어버이연합 탈북자 동원 기록에 이씨의 이름과 받은 액수가 적혀 있다. 이씨는 자신의 이름이 언론에 노출된 이후 어버이연합 관계자로부터 연일 만나자는 전화가 오면서 무언의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
이재근씨는 25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집회 참가 계기부터 현재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 상세히 털어놨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 어버이연합 집회에 얼마나 참가한 건가
문정극(문창극)인가 하는 사람이 KBS 보도로 총리가 안됐다고 해서 어버이연합이 진을 치고 광장을 메울 때 서너번 정도 참가한 것 같다.
- 제일 처음 집회 시위에 참가하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나?
김미화한테 연락이 와서 하게 됐다.
- 탈북어버이연합 대표 김미화?
김미화가 어버이연합에 늦게 들어와서 탈북자 노인네 20명을 모아놓고 탈북어버이연합을 만들었다. 언제 한번은 광화문에서 어떤 교수가 김미화한테 90도로 인사를 하더라. 어버이연합 대표로 알고 그러는 것 같더라.
- 집회 시위 현장에서 돈을 받았나
한달에 한번 정도는 조국에 봉사하는 걸로 해서 돈을 주지 않고 자기들이 먹었다. 오전에 몇군데 (집회를)돌면서 힘들게 했는데 말이야 돈도 안주고 점심도 못 먹고 욕하는 사람이 많았다. 직접 나서서 항의하면 그 사람은 다음부터 오지 말라고 했다. 참가하면 하루에 2~4만원이 나오는데 돈 떨어지면 안되니까 사람들이 나오는 것이다.
- 얼마를 받았나
보통 2만원인데 여기에서 10%를 떼고 18000원을 줬다.
- 수수료 형식으로 떼가는 건가
만약 집회에 100명이 왔다고 하면 2만원씩만 줘도 200만원이 된다. 한 사람 앞에 2천원씩만 떼도 돈이 꽤 된다. 한달에 한번 정도는 사회 봉사하는 날이라고 돈이 없다고 주지 않고 할 수 없이 시간 채우고 돈도 못 받은 적도 많다.
- 탈북자들에게 돈을 빌리고 이자를 주는 방식으로 집회에 동원했다는 주장도 있다.
경향신문(산케이신문과 같은 건물)에 항의하러 가는 날(2014년 10월 산케이 신문 카토 다쓰야 서울지국장 박근혜 대통령 7시간 칼럼 항의 집회), 김미화가 부르더니 나한테도 3천만원을 빌려달라고 하더라. '아저씨가 돈 있는 줄 안다. 정착금 많이 타지 않았느냐' 이런 얘기를 하더라.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2억 5천 받았지만 난 1억5천 밖에 받지 못했다. 돈이 어디있나'라고 했더니 ‘아는 사람이 있느냐’고 묻더라. 내가 아는 사람도 2천만원을 빌려줬다. 많은 사람들이 김미화를 통해서 어버이연합 데모하는데 돈을 많이 빌려준 것으로 알고 있다. 돈을 빌려준 사람이 집회에 가면 이자를 준다. 한 달로 따지면 은행보다 더 주는 것이다.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탈북자 동원 명단에는 한명당 2만원으로 계산한 결과와 '월말 결산액', 그리고 '이자' 명목으로 지급한 액수가 한 달 단위로 정리돼 있다. '이자' 항목에 적힌 액수는 어버이연합에 돈을 빌려주고 집회에 나온 사람들에 한해 웃돈을 얹어준 액수를 가리킨다.
- 어버이연합이 영향력이 큰 조직이 된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나
좌우간 북한에서도 어버이연합은 큰 단체로 알고 있다. 이 단체를 미워하는 게 북한의 김정일 간부들이다. 북한을 까고 그러니까 불편한게 있다. 어버이연합이 무슨 은행 앞에서 집회를 하는데 경비관리하는 분이 못하게 하니까 '여기가 니 땅이냐'고 욕을 하고 그러니까 꼼짝도 못하고 들어간 적이 있다. 자기들이 조국 수호 전쟁에 참여한 사람들이라고 하니까 누가 와도 데모하는데 장소에 대해서는 제지를 받지 않는다. 자기 나라를 지켰던 어버이연합인데 그 사람을 누가 말리나
- 청와대 집회 개최 지시설까지 나왔다. 어버이연합이 청와대와 자주 연락을 주고 받았다는 얘기가 있는데
김미화 그 여자가 회의 장소에서 큰 소리로 '수석님, 수석님'하고 전화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청와대에 전화를 한다고 알리기 위해서 하는 건지 자기 자신을 높이려고 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큰소리로 전화를 하는 걸 봤다.
- 언론 보도 이후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인가
김용화 대표의 경우 한달 전에 어버이연합 회원 20명, 탈북자 30명이 김 대표가 살고 있는 아파트 앞에서 데모를 해서 경찰 200명이 왔을 정도였다. 집회가 끝나고 그날 밤 김용화 대표 집 앞에 수상한 사람이 있어서 이웃집이 신고해서 도망간 적이 있다고 하더라. 나도 김미화로부터 만나자는 전화가 계속 온다.
어버이연합 회원들은 지난달 16일 김용화 대표가 살고 있는 아파트 앞에서 "은혜를 배신으로 갚은 인간말종 김용화 강력규탄", "탈북자의 수치 김용화 OUT"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항의 집회를 벌였다. 김용화 대표에 따르면 집회가 열리던 이날 새벽 3시 30분경 자신의 아파트 대문 앞에서 초인종도 누르지 않고 번호키를 누른 사람을 이웃집이 목격하고 이를 김 대표가 경찰에 진술해 다음날 지구대에 신고가 접수됐다. 그날 이후 수서경찰서는 경찰관 한명을 파견해 김용화 대표와 동행하며 보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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