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가에 나도는 얘기다. 여권 원로급 8명이 4.13 총선 직후 회동을 가졌다 한다. 국회의장, 당 대표 출신인 참석자들은 총선 결과에 경악을 금치 못하며, 서로 조심스레 누구를 찍었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8명중 7명이 정당투표에서 국민의당을 찍었다고 토로해 모두가 깜짝 놀랐다. 새누리당이 보수진영에서도 완전히 사형선고를 받았음을 보여주는 방증으로 정가는 받아들이고 있다.
박 대통령은 과연 보수진영 핵심들조차 매몰차게 등을 돌렸다는 사실을 알고나 있을까.
4.13 총선 한달여 지난 지난 18일 광주에서 5.18 기념식이 열렸다. 박근혜 대통령은 예상대로 내리 3년 불참했다. 경찰 졸업식 등 다른 기념식에는 빠짐없이 참석해온 박 대통령이었기에 5.18 유족들은 뿔이 났다. 특히 앞서 지난 13일 여야 3당 원내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허용할 것처럼 호의적 뉘앙스를 풍겼던 박 대통령이 끝내 제창 불허를 밀어붙인 뒤 진행된 기념식이기에 더욱 그러했다.
한 야권 참석자는 "역대 기념식 가운데 최악의 기념식이었다는 게 참석자들의 중론이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기계처럼 기념사를 읽었다. 특히 황 총리가 5.18 정신과 안보를 연결지은 대목은 황당 그 자체였다. 더욱이 황 총리 외에는 여야당 대표들의 기념사조차 못하게 생략해버렸다. 정확히 18분만에 끝났다. 역대 최단시간이었다"며 "5.18은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도 무관한 일인데, 박 대통령이 왜 이렇게 민감하게 거부반응을 보이는지 도통 모를 일"이라고 개탄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정부수반인 박근혜 대통령은 3년째 불참했다. 주관 부서장인 국가보훈처장은 기념식장에서 쫓겨났고, 총리는 맥락 없는 기념사를 영혼 없이 읽었다"며 "처삼촌 묘 벌초하듯 20여 분 만에 해치워졌다"고 질타한 것도 당연했다.
국민의당은 특히 황당해 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13일 박 대통령과의 여야 회동후 "대통령이 크게 달라졌다"며 박 대통령을 극찬했다. 국가보훈처가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 불허 방침을 밝힌 뒤에도 청와대로부터 '사인'이 왔다며 막판에 제창이 허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자신이 세번이나 박 대통령에게 제창 허가를 부탁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제창 불허로 결론나면서 호남에서 체면이 크게 깎이자, "어디, 20대 국회에서 두고보자"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국민의당 고위관계자는 "여소야대로 국민의당의 협조가 무엇보다 절실해진 박 대통령이 전혀 바뀌지 않고 있다"며 "어버이연합 게이트, 정준호 게이트 등 청와대 연루 의혹이 있는 사건들에 야3당은 강도높은 연합전선을 구축할 것이고, 특히 검찰이 고발 한달 동안 수사 착수조차 하지 않은 어버이연합 게이트는 특검이 불가피하다"며 박근혜 정권과의 전면전을 예고했다.
박 대통령의 방어막이었던 보수지들의 움직임도 간단치 않다. <조선일보>는 최근 박 대통령과 친박들을 "자폐증에 걸린 좀비"에 비유했고, <문화일보>는 "나치스나 북한 정권과 무엇이 다르냐"며 나치스와 북한 김정은 정권에 비유하기까지 했다.
대관(對官)업무를 맡고 있는 재계 고위인사는 "총선후 가장 먼저 <동아일보>가 박 정권과의 결별 선언을 한 뒤, <조선일보><문화일보>가 '좀비' '나치스' '북한 정권' 같은 극한 표현을 동원해 박 정권을 비난한 것은 역대 정권에서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초유의 일"이라며 "아직 박 대통령 임기가 1년 9개월이나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수 진영이 사실상 완전히 등을 돌렸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더 나아가 <조선일보> 종편 <TV조선>은 23일부터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이 매일 고정프로를 맡기로 했다. 총선에서 패한 정 의원은 친박의 '공천 학살' 파동 때문에 자신 등 수도권 새누리당 의원들이 대거 낙선했다고 믿고 있어, 앞으로 매일같이 박 대통령과 친박의 행태에 융단폭격을 퍼부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승민계'라는 이유로 컷오프되자 무소속 출마했다가 낙선한 조해진 의원도 이미 <TV조선>의 고정 패널로 출연중이다. 복당 신청을 했으나 친박의 결사반대로 복당 자체가 불투명한 상태인 그 역시 친박에 대해선 시쳇말로 이를 갈고 있다.
<TV조선>이 정두언, 조해진 등 반박의 핵심인사들에게 마이크를 맡기고 있다는 사실은 <조선일보> 진영이 이미 현 정권에게 완전히 등을 돌렸음을 의미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박 진영은 새누리당 '당권'만 사수하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영입하기만 하면 당면한 벼랑끝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과연 그럴까.
<조선일보>는 박 대통령이 이원종 전 충북지사를 대통령 비서실장에 임명한 다음날인 16일 사설을 통해 "충북 출신의 그를 비서실장에 앉힌 것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염두에 뒀을 가능성도 있다"며 "그러나 친박이 아직도 '여권발 반기문 대망론'이 유효하다고 본다면 순진한 생각이다. 반 총장 본인이 세(勢)가 기울어가는 당에 들어가 친박에 업혀 대선 주자가 되는 것에 고개를 쉽게 끄덕일 가능성도 작거니와 청와대가 차기 대권 문제에 개입해 성공한 사례도 없다"고 끊어말했다. 한마디로 '꿈 깨라'는 얘기였다.
박 대통령은 과연 보수진영 핵심들조차 매몰차게 등을 돌렸다는 사실을 알고나 있을까.
4.13 총선 한달여 지난 지난 18일 광주에서 5.18 기념식이 열렸다. 박근혜 대통령은 예상대로 내리 3년 불참했다. 경찰 졸업식 등 다른 기념식에는 빠짐없이 참석해온 박 대통령이었기에 5.18 유족들은 뿔이 났다. 특히 앞서 지난 13일 여야 3당 원내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허용할 것처럼 호의적 뉘앙스를 풍겼던 박 대통령이 끝내 제창 불허를 밀어붙인 뒤 진행된 기념식이기에 더욱 그러했다.
한 야권 참석자는 "역대 기념식 가운데 최악의 기념식이었다는 게 참석자들의 중론이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기계처럼 기념사를 읽었다. 특히 황 총리가 5.18 정신과 안보를 연결지은 대목은 황당 그 자체였다. 더욱이 황 총리 외에는 여야당 대표들의 기념사조차 못하게 생략해버렸다. 정확히 18분만에 끝났다. 역대 최단시간이었다"며 "5.18은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도 무관한 일인데, 박 대통령이 왜 이렇게 민감하게 거부반응을 보이는지 도통 모를 일"이라고 개탄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정부수반인 박근혜 대통령은 3년째 불참했다. 주관 부서장인 국가보훈처장은 기념식장에서 쫓겨났고, 총리는 맥락 없는 기념사를 영혼 없이 읽었다"며 "처삼촌 묘 벌초하듯 20여 분 만에 해치워졌다"고 질타한 것도 당연했다.
국민의당은 특히 황당해 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13일 박 대통령과의 여야 회동후 "대통령이 크게 달라졌다"며 박 대통령을 극찬했다. 국가보훈처가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 불허 방침을 밝힌 뒤에도 청와대로부터 '사인'이 왔다며 막판에 제창이 허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자신이 세번이나 박 대통령에게 제창 허가를 부탁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제창 불허로 결론나면서 호남에서 체면이 크게 깎이자, "어디, 20대 국회에서 두고보자"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국민의당 고위관계자는 "여소야대로 국민의당의 협조가 무엇보다 절실해진 박 대통령이 전혀 바뀌지 않고 있다"며 "어버이연합 게이트, 정준호 게이트 등 청와대 연루 의혹이 있는 사건들에 야3당은 강도높은 연합전선을 구축할 것이고, 특히 검찰이 고발 한달 동안 수사 착수조차 하지 않은 어버이연합 게이트는 특검이 불가피하다"며 박근혜 정권과의 전면전을 예고했다.
박 대통령의 방어막이었던 보수지들의 움직임도 간단치 않다. <조선일보>는 최근 박 대통령과 친박들을 "자폐증에 걸린 좀비"에 비유했고, <문화일보>는 "나치스나 북한 정권과 무엇이 다르냐"며 나치스와 북한 김정은 정권에 비유하기까지 했다.
대관(對官)업무를 맡고 있는 재계 고위인사는 "총선후 가장 먼저 <동아일보>가 박 정권과의 결별 선언을 한 뒤, <조선일보><문화일보>가 '좀비' '나치스' '북한 정권' 같은 극한 표현을 동원해 박 정권을 비난한 것은 역대 정권에서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초유의 일"이라며 "아직 박 대통령 임기가 1년 9개월이나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수 진영이 사실상 완전히 등을 돌렸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더 나아가 <조선일보> 종편 <TV조선>은 23일부터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이 매일 고정프로를 맡기로 했다. 총선에서 패한 정 의원은 친박의 '공천 학살' 파동 때문에 자신 등 수도권 새누리당 의원들이 대거 낙선했다고 믿고 있어, 앞으로 매일같이 박 대통령과 친박의 행태에 융단폭격을 퍼부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승민계'라는 이유로 컷오프되자 무소속 출마했다가 낙선한 조해진 의원도 이미 <TV조선>의 고정 패널로 출연중이다. 복당 신청을 했으나 친박의 결사반대로 복당 자체가 불투명한 상태인 그 역시 친박에 대해선 시쳇말로 이를 갈고 있다.
<TV조선>이 정두언, 조해진 등 반박의 핵심인사들에게 마이크를 맡기고 있다는 사실은 <조선일보> 진영이 이미 현 정권에게 완전히 등을 돌렸음을 의미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박 진영은 새누리당 '당권'만 사수하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영입하기만 하면 당면한 벼랑끝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과연 그럴까.
<조선일보>는 박 대통령이 이원종 전 충북지사를 대통령 비서실장에 임명한 다음날인 16일 사설을 통해 "충북 출신의 그를 비서실장에 앉힌 것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염두에 뒀을 가능성도 있다"며 "그러나 친박이 아직도 '여권발 반기문 대망론'이 유효하다고 본다면 순진한 생각이다. 반 총장 본인이 세(勢)가 기울어가는 당에 들어가 친박에 업혀 대선 주자가 되는 것에 고개를 쉽게 끄덕일 가능성도 작거니와 청와대가 차기 대권 문제에 개입해 성공한 사례도 없다"고 끊어말했다. 한마디로 '꿈 깨라'는 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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