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창립 27주년 기념 전국교사대회를 열고 “불의가 법이 될 때 저항은 의무가 된다. 동지들의 빼앗긴 교단, 단결투쟁으로 되찾아오자”며 박근혜 정부의 교원노조 탄압을 규탄하고, 대정부 투쟁을 선언했다.
민중의 소리 보도에 따르면 전교조 조합원 등 7000여명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마당에서 ‘전교조 결성 27주년 전국교사대회’를 열고 ’노동기본권 쟁취’와 ‘성과급 교원평가 폐지’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27년 전 5월 민족·민주·인간화 교육을 위해 전교조를 결성했지만 지금도 학교 현장에는 입시경쟁, 서열주의, 성과급·교원평가 등 반 교육적·시대적 행정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교육자치가 강화되고 민주적이고 평등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전교조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6만명 중 해고자 9명 빌미로 법외노조라니, 민주노조 지켜내자”
변성호 전교조 위원장은 “정권은 6만 조합원 가운데 9명의 해고조합원 있다는 이유로 공권력을 총동원해서 민주노조 파괴하고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있다”면서 “역사의 퇴행 속에서도 비굴해지지 않고 조합원들과 함께 반드시 노동권기본권 쟁취와 정치 자유를 쟁취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교조는 이날 대회를 통해 ▲노동기본권과 쟁취 ▲성과급 교원평가 폐지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철회 ▲세월호 특별법 개정과 진상 규명 등을 결의했다.
1989년 5월28일 ‘참교육 실현과 사립학교 민주화’를 목적으로 공식 출범한 전교조는 1997년 교원노조법 통과에 따라 법적 노조 지위를 획득했지만, 고용부가 해직교사를 조합원으로 인정한 규약을 문제 삼아 전교조에 법외노조임을 통보했다. 전교조는 법원에 통보처분 취소 소송을 냈으나 2014년 6월 1심, 이어진 올해 1월 2심에서 잇따라 패소한 후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27번째 생일 축하 인사 “혹독한 시련에도 함께 싸우자”
전교조 결성 27주년을 맞아 세월호 참사 유가족 ‘동혁 엄마’ 김성실씨는 “시골에서 도시로 전학을 와서 적응을 못 하던 저를 보듬어주던 30년 전 선생님의 온화한 모습이 생각난다”면서 “지금 가슴에 단 노란리본처럼 교육현장에서도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해달라”고 부탁했다.
허성실 이화여대 사범대학 학생회장은 “정부의 법외노조 지침은 참교육에 대한 탄압”이라며 “저희 예비교사들도 선생님들의 투쟁에 연대하며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다.
김주업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전교조 동지들이 개척해준 길 우리 공무원 노조가 그 발자취를 따라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전교조가 개척한 길에서 함께 세상을 바꿔나가는 길 닦아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대회는 임정현 지휘자와 전교조 조합원 200여명으로 구성된 ‘528합창단’의 기념공연과 4.16합창단, 풍물패 길굿 등의 공연 등이 진행됐다. 공연 도중 연대의 의미를 담은 전교조 조합원들의 노란우산 퍼포먼스가 진행되기도 했다.
한편, 교육부는 법외노조화에 따른 후속 조치로써 각 시도교육청에 미복귀 노조 전임자 35명에 대해 직권면직 처리할 것을 지시했다. 현재 14명이 해고된 상태이며, 나머지 전임자에 대해서도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에 전교조는 다음달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48시간 시위를 벌일 예정이고, 다음달 중순에는 여의도 국회 앞에서 대량해고에 반발하는 단식농성에 돌입할 계획이다.
아래는 전교조 결성 27주년 전국교사대회 결의문 전문,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노동기본권 쟁취! 성과급⋅교원평가 폐지!
참교육 27년! 가슴 벅찬 5월의 하늘 아래 우리는 해방 춤추며 다시 모였다. 전교조! 참으로 당당했다.어기여차 역사의 물줄기 틀어쥐었다. 침묵과 굴종의 삶을 떨쳐내며 민족・민주・인간화 교육을 희망으로 조탁해왔다. 그렇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다.
숨이 턱턱 막힌다! 작열하는 저 태양 때문만은 아니다. 독재의 회귀! 사발팔방 꽉 막힌 일방주의 정치가 쉼 없이 뜨거운 날숨을 토하게 만든다. 헌법의 가치는 법전에 갇혀있고 1퍼센트 특권층이 부와 권력을 독점하고 있다. 상생은 구두선, 미래는 절망으로 수렴되고 있다. 눈앞이 캄캄하다! 시야를 가리는 미세먼지 때문만은 아니다. 자본의 무한 탐욕이 빈곤의 확대를 재촉하고, 부가되는 예속과 억압으로 노동자·농민·서민대중의 삶이 위험스럽게 곤두박질치고 있다. 3포, 5포, 7포를 외치는 청년들의 외마디 비명소리가 공포로 다가와 몸을 떨게 한다. 골목마다 신음소리 가득하고 민중들은 죽음으로, 고공농성으로 존재의 조건을 입증해야 한다. 사드가, 일본 재무장이, 제국의 탐욕이, 파탄 난 남북관계가 평화를 위협한다. 그 정점에 자본가 계급의 충직한 대변자 박근혜 정권과 청와대가 자리 잡고 있음을 고통스럽게 목도하고 있다.
우리의 학교는 어떠한가? 격화된 입시경쟁과 서열주의로 세계 최장 시간 학습노동에 시달리는 아이들의 노곤한 삶에 맥없이 고개를 숙인다. 교사들은 성과급·교원평가로 공동체성을 스스로 파괴할 것을 강요받고 있다. 음습한 분열의 정치다. 이 뿐인가? 교육감들의 손에 무딘 칼날을 쥐어주고 선무당 춤을 추게 하며 교육현장을 피어린 징계의 새남터로 만들어가는 정권의 망나니 행정은 반교육적이며 반시대적이며 반인륜적이다.
우리는 누구인가? 애초에 한숨과 절망과 질타와 포기는 우리의 언어가 아니다. 우리는 조소에 머물지 아니하고, 우리는 관망하지 않으며, 해석과 평론에 멈추는 노동조합이 아니다. 우리는 단결과 투쟁으로 학교와 세상의 변화를 촉진하는 희망의 거처다. 교육혁명과 변혁의 생산 기지이다. 참교육의 보루, 전교조다!
우리는 절절한 염원인 교원의 노동기본권을 투쟁으로 확보할 것이다. 반쪽짜리 현행 교원노조법을 헌법정신에 기초하여 국제상식과 시대정신에 합치시켜 나갈 것이다. 20대 국회 개원 초기 의제화를 견인하여 해직 조합원도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법 개정 투쟁, 노동3권 쟁취 투쟁을 전교조의 숙명적 과제로서 힘차게 전개할 것이다.
교원평가・성과급은 악마의 관리체제이자 분열의 음모이다! 그 어떤 미사여구도 정권의 의도를 가려주지 못한다. 공동체와 미래를 위하여 완전한 폐지만이 정답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통한 역사 독점과 친일・독재 미화! 자본의 천년왕국을 꿈꾸는 자들의 헛된 망상이다. 복면을 쓰고 집필에 몰두하고 있는 청맹과니 역사 교과서! 기필코 투쟁으로 단죄할 것이다. ‘잊지 않겠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우리는 교실에서 세월호 아이들의 숨소리를 느끼면서 산다. 아이들의 못다 핀 꿈은 365일 참교육으로 부활해야 한다. 따라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은 이 시대를 사는 교사들의 의무가 되었다.
불의가 법이 될 때 저항은 의무가 된다. 거침없는 대장정, 전국의 동지들과 어깨 겯고 다시 힘차게 나아가자. 다시 해직된 수십 명 교육동지 행렬을 앞세우고 피눈물 흘리며 서슴없이 나아가자. 역사의 십자가 진 동지들의 빼앗긴 교단, 우리의 단결투쟁으로 다시 되찾아오자. 여의도 창공에 쏘아올린 무지갯빛 참교육 참세상, 희망으로 쟁취하자!
우리의 결의
1. 우리는 교원의 노동기본권과 정치적 권리를 온전히 쟁취하기 위해 총력투쟁을 전개한다!
1. 우리는 성과급 교원평가 폐지를 위해 현장 동료들과 함께 힘차게 투쟁한다!
1. 우리는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철회되는 날까지 민주시민들과 함께 연대투쟁을 전개한다!
1. 우리는 세월호 특별법 개정과 진상 규명을 위해 유가족들과 함께 끝까지 행동한다!
1. 박근혜 정권의 교육파탄정책 분쇄, 교육자치 강화, 민주적이고 평등한 학교 건설을 위해 참교육 실천과 투쟁을 흔들림 없이 전개한다!
2016년 5월 28일
전교조 결성 27주년 전국교사대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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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May 28, 2016
“불의가 법이 될 때 저항은 의무다“ 전교조 6만 교사들...대정부 투쟁 선언 “6만명 중 해고자 9명 빌미로 법외노조라니, 전교조 지켜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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