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말 대선 직전의 일이다.
'대세론'에 취해 있던 이회창 신한국당 총재는 김영삼 당시 대통령에게 김대중 국민회의 후보의 대선 비자금 수사를 강력 요청했다. YS는 그러나 검찰에 비자금 수사 연기를 지시했다.
이에 격노한 이회창 후보는 YS를 맹비난하며 탈당을 요구했고, 대선 직전 포항에서 열린 대선 필승결의대회에서는 그의 지지자들이 YS의 허수아비를 만들어 두들겨 패고 화형식을 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 후보는 이를 만류하지 않았고 그후 사과도 하지 않았다.
당시 화형식을 본 YS는 크게 노해서 그해 11월 신한국당을 탈당하는 동시에 이인제 후보의 탈당과 대선출마를 막지 않았고 이는 보수의 분열로 이어져 이회창 후보는 39만표 차이로 고배를 마셔야 했다.
YS는 지난 2010년 한나라당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집권 당시 이회창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를 시키고 당 대표까지 시켜줬는데 어느 날 나보고 탈당을 하라고 했다"며 "그 때 결심한 게 '이회창씨는 절대로 대통령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결국 떨어졌다"며 자신이 이회창 후보를 낙마시켰음을 분명히 했다.
'YS 허수아비 화형식' 사건은 지금도 보수 분열의 대표적 사건으로 회자되고 있다.
지난 4.13 총선에서 국민의당은 39석이라는 기대 이상의 큰 성과를 거뒀다. 특히 여소야대가 되면서 20대 국회와 향후 정국의 칼자루를 국민의당이 쥔 것처럼 보였고 국민의당은 크게 고무됐다.
급기야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 최측근인 이태규 당선인은 4월22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내년 대선때 '새누리당과의 연정' 가능성까지 흘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국민의당과 청와대간 '밀월'이 예상됐다.
그로부터 며칠 뒤인 4월26일 국민의당은 이날 경기도 양평의 한 리조트에서 20대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을 열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안철수 대표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로부터 부실기업 구조조정과 양적 완화에 대한 강연을 들은 뒤 옆에 있던 박지원 의원에게 "박근혜 대통령이 양적 완화가 뭔지 모를 것 같은데요? 하하하. 아유 참…"이라고 박 대통령의 언론간담회 발언을 비꼬는 장면이 언론에 포착됐다.
안 대표는 더 나아가 옆 자리의 천정배 공동대표에게 "너무 경제를 모르는 사람이 청와대에 앉아 있어 가지고…"라며 "경제도 모르고 고집만 세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보도를 접한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안철수 대표, 선거 승리했다고 벌써부터 오만이 하늘을 찌르네요"라고 발끈하며 "얼른 대통령께 사과하세요!"라고 촉구했으나 안 대표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청와대는 안 대표 발언에 이례적으로 침묵을 지켰다. 하지만 내부적으론 부글부글 끓었다. "안철수는 절대로 대통령이 되면 안된다"는 격한 반응이 흘러나왔다.
그로부터 정확히 한달 뒤인 5월25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권도전 선언이 전격적으로 터져나오며 정가를 밑둥채 흔들었다.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이 수년간 공 들여온 '반기문 카드'가 마침내 실체를 드러낸 것이다.
'반기문 카드'는 안철수 대표에게 상극이다. 반 총장과 안 대표의 지지층이 25%이상 가량 겹친다는 분석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은 아연실색하는 분위기다. 반기문-문재인-안철수 3자 대결 가상여론조사에서 안철수 대표가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면, 박 대통령의 냉담한 반응은 앞서 여야 3당 원내대표단과의 '5.13 회동' 직후부터 감지됐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3차례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요구했고 합의문에 '검토'한다는 내용이 담기자 "박 대통령이 크게 달라졌다"고 극찬하며 제창 허용을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박 대통령은 그러나 보란듯이 제창 요구를 일축했고, 더 나아가 야당들이 통과시킨 '상시 청문회법'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거부권을 행사했다. 여소야대에도 불구하고 칼자루를 쥔 국민의당에 협조를 구하지 않고 정면돌파하겠다는 선전포고인 셈이다.
박 대통령은 유승민 의원의 부친상에 조화도 보내지 않고, 수년전 자신을 비난한 이종걸 원내대표를 지난해 10월22일 여야 대표 회동때 청와대에 부른 자리에서 "왜 그때 그년, 이년 그런 거예요"라고 따졌을 정도로 시쳇말로 뒤끝이 세다. 그 뒤끝이 이번엔 안 대표에게 향한 모양새다.
이제 공은 국민의당으로 넘어왔다.
국민의당은 그렇지 않아도 반(反)새누리당 정서가 강한 호남이라는 호랑이 등에 올라타 있다. 새누리당과의 연정 운운할 때마다 호남 지지율은 폭락했다. 안 대표가 얼마 전 "새누리당과 연정은 없다"고 선언한 것도 호남 민심 때문이다.
이에 정가에서는 안 대표와 국민의당이 향후 박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전투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새누리당과 더민주 사이에 설 공간이 박 대통령에 의해 원천봉쇄됐기 때문이다.
대통령 권력이 절대적인 한국에선 애당초 제3지대란 존재할 수 없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대세론'에 취해 있던 이회창 신한국당 총재는 김영삼 당시 대통령에게 김대중 국민회의 후보의 대선 비자금 수사를 강력 요청했다. YS는 그러나 검찰에 비자금 수사 연기를 지시했다.
이에 격노한 이회창 후보는 YS를 맹비난하며 탈당을 요구했고, 대선 직전 포항에서 열린 대선 필승결의대회에서는 그의 지지자들이 YS의 허수아비를 만들어 두들겨 패고 화형식을 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 후보는 이를 만류하지 않았고 그후 사과도 하지 않았다.
당시 화형식을 본 YS는 크게 노해서 그해 11월 신한국당을 탈당하는 동시에 이인제 후보의 탈당과 대선출마를 막지 않았고 이는 보수의 분열로 이어져 이회창 후보는 39만표 차이로 고배를 마셔야 했다.
YS는 지난 2010년 한나라당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집권 당시 이회창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를 시키고 당 대표까지 시켜줬는데 어느 날 나보고 탈당을 하라고 했다"며 "그 때 결심한 게 '이회창씨는 절대로 대통령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결국 떨어졌다"며 자신이 이회창 후보를 낙마시켰음을 분명히 했다.
'YS 허수아비 화형식' 사건은 지금도 보수 분열의 대표적 사건으로 회자되고 있다.
지난 4.13 총선에서 국민의당은 39석이라는 기대 이상의 큰 성과를 거뒀다. 특히 여소야대가 되면서 20대 국회와 향후 정국의 칼자루를 국민의당이 쥔 것처럼 보였고 국민의당은 크게 고무됐다.
급기야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 최측근인 이태규 당선인은 4월22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내년 대선때 '새누리당과의 연정' 가능성까지 흘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국민의당과 청와대간 '밀월'이 예상됐다.
그로부터 며칠 뒤인 4월26일 국민의당은 이날 경기도 양평의 한 리조트에서 20대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을 열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안철수 대표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로부터 부실기업 구조조정과 양적 완화에 대한 강연을 들은 뒤 옆에 있던 박지원 의원에게 "박근혜 대통령이 양적 완화가 뭔지 모를 것 같은데요? 하하하. 아유 참…"이라고 박 대통령의 언론간담회 발언을 비꼬는 장면이 언론에 포착됐다.
안 대표는 더 나아가 옆 자리의 천정배 공동대표에게 "너무 경제를 모르는 사람이 청와대에 앉아 있어 가지고…"라며 "경제도 모르고 고집만 세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보도를 접한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안철수 대표, 선거 승리했다고 벌써부터 오만이 하늘을 찌르네요"라고 발끈하며 "얼른 대통령께 사과하세요!"라고 촉구했으나 안 대표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청와대는 안 대표 발언에 이례적으로 침묵을 지켰다. 하지만 내부적으론 부글부글 끓었다. "안철수는 절대로 대통령이 되면 안된다"는 격한 반응이 흘러나왔다.
그로부터 정확히 한달 뒤인 5월25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권도전 선언이 전격적으로 터져나오며 정가를 밑둥채 흔들었다.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이 수년간 공 들여온 '반기문 카드'가 마침내 실체를 드러낸 것이다.
'반기문 카드'는 안철수 대표에게 상극이다. 반 총장과 안 대표의 지지층이 25%이상 가량 겹친다는 분석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은 아연실색하는 분위기다. 반기문-문재인-안철수 3자 대결 가상여론조사에서 안철수 대표가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면, 박 대통령의 냉담한 반응은 앞서 여야 3당 원내대표단과의 '5.13 회동' 직후부터 감지됐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3차례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요구했고 합의문에 '검토'한다는 내용이 담기자 "박 대통령이 크게 달라졌다"고 극찬하며 제창 허용을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박 대통령은 그러나 보란듯이 제창 요구를 일축했고, 더 나아가 야당들이 통과시킨 '상시 청문회법'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거부권을 행사했다. 여소야대에도 불구하고 칼자루를 쥔 국민의당에 협조를 구하지 않고 정면돌파하겠다는 선전포고인 셈이다.
박 대통령은 유승민 의원의 부친상에 조화도 보내지 않고, 수년전 자신을 비난한 이종걸 원내대표를 지난해 10월22일 여야 대표 회동때 청와대에 부른 자리에서 "왜 그때 그년, 이년 그런 거예요"라고 따졌을 정도로 시쳇말로 뒤끝이 세다. 그 뒤끝이 이번엔 안 대표에게 향한 모양새다.
이제 공은 국민의당으로 넘어왔다.
국민의당은 그렇지 않아도 반(反)새누리당 정서가 강한 호남이라는 호랑이 등에 올라타 있다. 새누리당과의 연정 운운할 때마다 호남 지지율은 폭락했다. 안 대표가 얼마 전 "새누리당과 연정은 없다"고 선언한 것도 호남 민심 때문이다.
이에 정가에서는 안 대표와 국민의당이 향후 박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전투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새누리당과 더민주 사이에 설 공간이 박 대통령에 의해 원천봉쇄됐기 때문이다.
대통령 권력이 절대적인 한국에선 애당초 제3지대란 존재할 수 없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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