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전관 로비 의혹 이른바 '정운호 게이트'를 수사중인 검찰이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검찰은 홍 변호사에게 사건을 의뢰한 이들을 조사하고 있으며 홍 변호사의 재산 증식 과정과 탈세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고, 조만간 홍 변호사의 부인과 사무장을 소환할 예정이다.
검찰은 홍 변호사에 대한 수사를 아무리 잘해도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한다는 방침이지만 검찰과 법원내부에까지 철저한 수사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정운호 게이트' 홍만표 변호사보다 왜 검찰이 더 긴장할까?" 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 잠적 중이라고 하기는 그렇고 모처에 머무르고 있으면서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고 하는 게 정확할 것이다. 홍 변호사는 언론접촉도 자신에게 필요할 경우 또는 유리하다고 판단할 경우에만 선별적으로 접촉하고 있다고 한다.
자신에게 불리한 기사가 게재되면 항의성 문자를 보내기는 하지만 직접통화나 이런건 피하고 있다.
▶ 홍만표 변호사는 곧 소환되는 건가?
= 아직 소환시기가 특정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검찰이 홍만표 변호사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고 곧 소환되는 건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관계자는 홍 변호사의 고교후배인 이 모씨가 검거된 22일 "이씨에 대한 조사 후에 소환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23일에는 "소환시기가 결정되면 언론에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소환시기가 임박했다는 얘기다.
물론 홍 변호사 소환이전에 홍 변호사의 부인과 사무장 전 모씨가 먼저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
= 그런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검찰내부에서는 더 독하게 수사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말들이 나온다.
검찰의 한 핵심관계자는 "홍만표 전 검사장을 넘지 않고서는 검찰이 아무리 수사를 잘해도 본전도 건지기 어려운 수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한 고위관계자도 "이번 사안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이 아니지만 반드시 특검수사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변호사를 구속하지 않고서는 방법이 없다는 얘기다.
법조비리와 관련해 특별수사를 했던 전직 검찰고위관계자는 "반드시 특검이 도입될 사안이기 때문에 검찰로서는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 "특검이 탈탈 털어도 나오는 게 없다고 할만큼 철저한 수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검찰은 이미 구속된 최유정 변호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가면서 홍만표 변호사의 계좌에 대해서도 추적에 들어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운호 대표와 최유정 변호사 문제가 터졌을 때인데 검찰은 이미 홍 전 검사장의 계좌추적에 착수한 것이다.
참고로 이전에는 압수수색을 했다가도 혐의가 입증이 되지 않으면 내사종결 처리했다. 그렇지만 이제는 내사단계에서는 법원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지 않는다고 한다. 검찰의 한 중견간부는 "압수수색을 하기위해서는 인지를 해야 한다"면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는 건 정식으로 입건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 그렇게 봐야한다. 검찰이 홍 변호사의 자택과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단행했다는 건 계좌추적을 통해 뭔가 범법행위를 발견했고 그걸 근거로 법원으로부터 자택과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았다는 얘기다.
홍 변호사가 검찰에 소환 될 때는 피의자로 소환된다는 얘기다.
검찰내부에서는 '검찰은 홍 변호사를 버릴 수밖에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변호사법 위반혐의가 됐건 어떤 혐의가 됐건 검찰로서는 구속영장을 청구 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검찰은 이를 위해 홍 변호사가 2011년 9월 변호사로 개업한 이후부터 최근까지 수임 내역을 전수조사해 위법행위가 없었는지 확인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까지 나온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증거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이번 압수수색(부동산 관련)을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미 사건을 의뢰한 의뢰인들도 참고인으로 상당수 조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홍만표 변호사의 계좌추적에 엄청난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또다른 혐의가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 홍만표 변호사는 검찰수사에 상당히 격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과 관련해 압수수색 할 때 검찰에 해도 너무 하는 것 아니냐는 항의를 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검사장을 지낸 변호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된다는 자체가 엄청난 충격일 것이다. 검찰재직 때 특수수사통으로 불렸던 홍 변호사로서는 검찰이 자신을 겨냥하고 있고 수임사건 전체를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도 잘알고 있을 것이다.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도 예견하고 있는 만큼 엄청나게 긴장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홍 변호사의 긴장은 개인적인 문제지만 검찰이 더 긴장하는 건 차원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첫 번째는 검찰조직의 명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검찰의 한 핵심관계자는 "홍 변호사는 먼지털이식 수사한다고 비난할 수 있지만 검찰이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검찰이 살기 힘들지 않겠느냐?"면서 "과거 신승남 검찰총장이나 김대웅 고검장 등이 걸렸을 때도(이용호 게이트 관련 유죄 확정) 어쩔 수 없이 수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당하는 사람은 과도하다고 하더라도 걸리면 어쩔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검찰관계자는 "검찰이 수사를 한 뒤 특검수사에서 새로운 의혹이 밝혀질 경우 검찰로서는 할 말이 없어진다"며 "김수남 검찰총장 재임내내 그 꼬리표가 따라다닐텐데 이번 수사를 잘 못하면 검찰총장의 잘못으로 비쳐질 수 있으므로 검찰로서는 최선을 다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검찰수사가 법원의 현직 부장판사들을 겨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정운호 게이트 관련해서 현직 부장판사 2명의 실명이 거론되고 있다. 검찰수사가 진행되면서 법원관계자들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부장판사 출신의 최유정 변호사가 구속된 만큼 검찰의 전관예우에 대한 수사가 어디까지 진행될 지는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 검찰이 법원을 직접 겨냥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세 번째는 검찰내부로 수사의 칼날을 돌리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가장 의혹을 받는 대목은 정운호 대표와 관련해 양형부당으로 항소를 하고서 왜 구형을 3년에서 2년 6월로 줄였느냐 하는 것과 보석신청이 들어왔을 때 '적의처리 하라'는 의견을 내 보석을 적극 도운 부분이다.
보석과 관련해 당시 검찰의 담당 부장검사는 "자신은 반대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럴 경우 윗선으로 수사가 확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윗선이 서울중앙지검 3차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인데 검찰수사가 윗선으로 올라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홍만표 변호사의 수임사건을 전수조사한다고 했는데 사건과 관련된 검사나 검찰간부들의 이름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네 번째는 홍만표 변호사의 입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홍만표 변호사가 검찰의 수사에 상당한 불만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수사의 강도가 높아질 경우 어떤 진술을 할지 누구도 장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홍만표 변호사를 잘아는 전직 검찰고위관계자는 "검찰수사가 홍만표 변호사를 탈탈 털 경우 홍 변호사가 같이 죽자며 자기와 만난사람, 밥이나 술을 같이 한 사람, 심지어 용돈 준사람들까지 다 불면 어떻게 감당하겠나?"라고 반문했다.
1999년 대전법조비리당시 판사 2명과 검사장 2명을 포함한 검사 6명이 사표를 냈다. 당시 이종기 변호사는 대전지검 부장검사 출신이었지만 홍만표 변호사는 특수수사통 출신에 검사장을 지냈다. 홍 변호가 입을 열 경우 다칠 사람들이 얼마나 나올지는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
다섯 번째는 '정운호 게이트'가 '홍만표 리스트'로 변화하면서 특검수사가 불가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작은 '정운호 게이트'였지만 '홍만표 변호사를 둘러싼 법조비리'로 사건이 커질 경우 특검은 불가피하고 검찰내부가 엄청난 내상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 검찰이 제식구 감싸기식으로 수사를 할 경우 특검으로 이어지면서 검찰은 회복불능의 내상을 입을 수도 있다.
검찰의 한 핵심관계자는 "검찰이 아무리 수사를 잘해도 정치권의 논리는 특검으로 가는 게 100%일 것"이라면서 "특검에서 새롭게 수사하더라도 별개 없더라는 결과가 나와야 넘어가는 것이지 플러스 알파가 나온다면 검찰이 설 땅이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 그렇다. 검찰이 뼈를 깎는 각오로 철저하게 수사를 한다면 검찰이 우려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국민적인 의혹이나 언론에서 제기하는 의혹과 검찰이 수사로 밝혀낼 수 있는 결과는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언론에서 당시 수사지휘라인에 대해 수사하지 않느냐고 비판을 하더라도 검찰에서는 사건을 담당한 검사나 부장들이 윗선의 압력이나 부탁이 있었다고 해야 조사가 가능한 것이지 무작정 윗선으로 올라갈 수 있는 게 아니다.
특수수사통 출신인 검찰의 한 고위관계자는 "계좌추적이 관건이겠지만 결국은 홍 변호사의 입에 달린 문제"라면서 "검찰내부에 대한 수사는 비밀장부나 핵심관계자의 진술이 없는 이상 무작정 확대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김수남 검찰총장이 이번 수사에 대해 "합리적인 의문사항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수사하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주임검사를 맡고 있는 이원석 특수1부장도 특수통이면서 강골검사로 알려져 강하게 수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이미 법조계에서는 홍만표 변호사를 구속하는 선에서 수사가 마무리가 되지 않겠느냐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로서는 이번 수사를 아무리 잘해도 본전을 건지기 어려운 수사인 만큼 어떤 수사결과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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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검찰은 홍 변호사에게 사건을 의뢰한 이들을 조사하고 있으며 홍 변호사의 재산 증식 과정과 탈세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고, 조만간 홍 변호사의 부인과 사무장을 소환할 예정이다.
검찰은 홍 변호사에 대한 수사를 아무리 잘해도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한다는 방침이지만 검찰과 법원내부에까지 철저한 수사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정운호 게이트' 홍만표 변호사보다 왜 검찰이 더 긴장할까?" 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대검 수사기획관 시절의 홍만표 변호사 (사진=자료사진)
▶ 홍만표 변호사는 잠적 중인가? = 잠적 중이라고 하기는 그렇고 모처에 머무르고 있으면서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고 하는 게 정확할 것이다. 홍 변호사는 언론접촉도 자신에게 필요할 경우 또는 유리하다고 판단할 경우에만 선별적으로 접촉하고 있다고 한다.
자신에게 불리한 기사가 게재되면 항의성 문자를 보내기는 하지만 직접통화나 이런건 피하고 있다.
▶ 홍만표 변호사는 곧 소환되는 건가?
= 아직 소환시기가 특정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검찰이 홍만표 변호사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고 곧 소환되는 건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관계자는 홍 변호사의 고교후배인 이 모씨가 검거된 22일 "이씨에 대한 조사 후에 소환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23일에는 "소환시기가 결정되면 언론에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소환시기가 임박했다는 얘기다.
물론 홍 변호사 소환이전에 홍 변호사의 부인과 사무장 전 모씨가 먼저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자료사진)
▶ 검찰이 검사장 출신인 홍만표 변호사를 제대로 수사 할 수 있겠나? = 그런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검찰내부에서는 더 독하게 수사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말들이 나온다.
검찰의 한 핵심관계자는 "홍만표 전 검사장을 넘지 않고서는 검찰이 아무리 수사를 잘해도 본전도 건지기 어려운 수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한 고위관계자도 "이번 사안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이 아니지만 반드시 특검수사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변호사를 구속하지 않고서는 방법이 없다는 얘기다.
법조비리와 관련해 특별수사를 했던 전직 검찰고위관계자는 "반드시 특검이 도입될 사안이기 때문에 검찰로서는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 "특검이 탈탈 털어도 나오는 게 없다고 할만큼 철저한 수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검찰은 이미 구속된 최유정 변호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가면서 홍만표 변호사의 계좌에 대해서도 추적에 들어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운호 대표와 최유정 변호사 문제가 터졌을 때인데 검찰은 이미 홍 전 검사장의 계좌추적에 착수한 것이다.
참고로 이전에는 압수수색을 했다가도 혐의가 입증이 되지 않으면 내사종결 처리했다. 그렇지만 이제는 내사단계에서는 법원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지 않는다고 한다. 검찰의 한 중견간부는 "압수수색을 하기위해서는 인지를 해야 한다"면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는 건 정식으로 입건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9년 4월 3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검찰청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조사실이 위치한 대검 11층 창문에서 당시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왼쪽)이 환하게 웃고 있다.
▶ 홍만표 변호사가 피의자 신분이라는 얘기냐? = 그렇게 봐야한다. 검찰이 홍 변호사의 자택과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단행했다는 건 계좌추적을 통해 뭔가 범법행위를 발견했고 그걸 근거로 법원으로부터 자택과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았다는 얘기다.
홍 변호사가 검찰에 소환 될 때는 피의자로 소환된다는 얘기다.
검찰내부에서는 '검찰은 홍 변호사를 버릴 수밖에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변호사법 위반혐의가 됐건 어떤 혐의가 됐건 검찰로서는 구속영장을 청구 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검찰은 이를 위해 홍 변호사가 2011년 9월 변호사로 개업한 이후부터 최근까지 수임 내역을 전수조사해 위법행위가 없었는지 확인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까지 나온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증거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이번 압수수색(부동산 관련)을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미 사건을 의뢰한 의뢰인들도 참고인으로 상당수 조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홍만표 변호사의 계좌추적에 엄청난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또다른 혐의가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사진=자료사진)
▶ 오늘 주제를 '홍 변호사보다 왜 검찰이 더 긴장할까?'로 정한 이유는?= 홍만표 변호사는 검찰수사에 상당히 격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과 관련해 압수수색 할 때 검찰에 해도 너무 하는 것 아니냐는 항의를 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검사장을 지낸 변호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된다는 자체가 엄청난 충격일 것이다. 검찰재직 때 특수수사통으로 불렸던 홍 변호사로서는 검찰이 자신을 겨냥하고 있고 수임사건 전체를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도 잘알고 있을 것이다.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도 예견하고 있는 만큼 엄청나게 긴장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홍 변호사의 긴장은 개인적인 문제지만 검찰이 더 긴장하는 건 차원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첫 번째는 검찰조직의 명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검찰의 한 핵심관계자는 "홍 변호사는 먼지털이식 수사한다고 비난할 수 있지만 검찰이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검찰이 살기 힘들지 않겠느냐?"면서 "과거 신승남 검찰총장이나 김대웅 고검장 등이 걸렸을 때도(이용호 게이트 관련 유죄 확정) 어쩔 수 없이 수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당하는 사람은 과도하다고 하더라도 걸리면 어쩔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검찰관계자는 "검찰이 수사를 한 뒤 특검수사에서 새로운 의혹이 밝혀질 경우 검찰로서는 할 말이 없어진다"며 "김수남 검찰총장 재임내내 그 꼬리표가 따라다닐텐데 이번 수사를 잘 못하면 검찰총장의 잘못으로 비쳐질 수 있으므로 검찰로서는 최선을 다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검찰수사가 법원의 현직 부장판사들을 겨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정운호 게이트 관련해서 현직 부장판사 2명의 실명이 거론되고 있다. 검찰수사가 진행되면서 법원관계자들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부장판사 출신의 최유정 변호사가 구속된 만큼 검찰의 전관예우에 대한 수사가 어디까지 진행될 지는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 검찰이 법원을 직접 겨냥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세 번째는 검찰내부로 수사의 칼날을 돌리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가장 의혹을 받는 대목은 정운호 대표와 관련해 양형부당으로 항소를 하고서 왜 구형을 3년에서 2년 6월로 줄였느냐 하는 것과 보석신청이 들어왔을 때 '적의처리 하라'는 의견을 내 보석을 적극 도운 부분이다.
보석과 관련해 당시 검찰의 담당 부장검사는 "자신은 반대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럴 경우 윗선으로 수사가 확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윗선이 서울중앙지검 3차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인데 검찰수사가 윗선으로 올라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홍만표 변호사의 수임사건을 전수조사한다고 했는데 사건과 관련된 검사나 검찰간부들의 이름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네 번째는 홍만표 변호사의 입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홍만표 변호사가 검찰의 수사에 상당한 불만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수사의 강도가 높아질 경우 어떤 진술을 할지 누구도 장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홍만표 변호사를 잘아는 전직 검찰고위관계자는 "검찰수사가 홍만표 변호사를 탈탈 털 경우 홍 변호사가 같이 죽자며 자기와 만난사람, 밥이나 술을 같이 한 사람, 심지어 용돈 준사람들까지 다 불면 어떻게 감당하겠나?"라고 반문했다.
1999년 대전법조비리당시 판사 2명과 검사장 2명을 포함한 검사 6명이 사표를 냈다. 당시 이종기 변호사는 대전지검 부장검사 출신이었지만 홍만표 변호사는 특수수사통 출신에 검사장을 지냈다. 홍 변호가 입을 열 경우 다칠 사람들이 얼마나 나올지는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
다섯 번째는 '정운호 게이트'가 '홍만표 리스트'로 변화하면서 특검수사가 불가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작은 '정운호 게이트'였지만 '홍만표 변호사를 둘러싼 법조비리'로 사건이 커질 경우 특검은 불가피하고 검찰내부가 엄청난 내상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 검찰이 제식구 감싸기식으로 수사를 할 경우 특검으로 이어지면서 검찰은 회복불능의 내상을 입을 수도 있다.
검찰의 한 핵심관계자는 "검찰이 아무리 수사를 잘해도 정치권의 논리는 특검으로 가는 게 100%일 것"이라면서 "특검에서 새롭게 수사하더라도 별개 없더라는 결과가 나와야 넘어가는 것이지 플러스 알파가 나온다면 검찰이 설 땅이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지난 2009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검찰 조사를 언론에 발표하고 있는 전 대검 중수부 홍만표 수사기획관, 현재 개업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 검찰이 제대로 수사한다면 이런 걱정을 안해도 되는 것 아닌가?= 그렇다. 검찰이 뼈를 깎는 각오로 철저하게 수사를 한다면 검찰이 우려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국민적인 의혹이나 언론에서 제기하는 의혹과 검찰이 수사로 밝혀낼 수 있는 결과는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언론에서 당시 수사지휘라인에 대해 수사하지 않느냐고 비판을 하더라도 검찰에서는 사건을 담당한 검사나 부장들이 윗선의 압력이나 부탁이 있었다고 해야 조사가 가능한 것이지 무작정 윗선으로 올라갈 수 있는 게 아니다.
특수수사통 출신인 검찰의 한 고위관계자는 "계좌추적이 관건이겠지만 결국은 홍 변호사의 입에 달린 문제"라면서 "검찰내부에 대한 수사는 비밀장부나 핵심관계자의 진술이 없는 이상 무작정 확대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김수남 검찰총장이 이번 수사에 대해 "합리적인 의문사항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수사하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주임검사를 맡고 있는 이원석 특수1부장도 특수통이면서 강골검사로 알려져 강하게 수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이미 법조계에서는 홍만표 변호사를 구속하는 선에서 수사가 마무리가 되지 않겠느냐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로서는 이번 수사를 아무리 잘해도 본전을 건지기 어려운 수사인 만큼 어떤 수사결과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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