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애의 '이시대 리더십'] 분열의 안철수는 왜?
안철수 의원의 행보에는 석연찮은 점들이 많다.
이상해 해야 하나, 이해해야 하나,
받아들여야 하나, 비판해야 하나,
기대를 버려야 하나, 기대를 키워야 하나?
종잡을 수가 없다.
첫째,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 그나마 혁신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는 대표 인물이라면 문재인과 안철수인데, 대체 왜 힘을 모으지 못할까? 당내 두 인물과 당외 혁신 기대주들의 힘을 모으고 모아도 혁신이란 단행하기 어려울 텐데, 대체 왜 탈당을 했을까? 안철수를 따르는 젊은 정치인들마저 문·안·박 연대를 제안했건만, 그게 그리 들러리가 된다고 보였던가? 둘이 힘을 합하면 수구든 기득권이든 반 혁신 세력이든 능히 무찌를 수 있을 것이건만, 총선을 이기면 모든 공이 문재인에게만 간다고 보았던가? 국민들이 본인의 진심과 올인 노력을 몰라줄 것이라 싶던가? 그렇게 국민들의 판단을 믿지 못하겠던가?
둘째, 왜 안철수 주변을 인적 혁신의 대상으로 채우는가? 혁신의 기본이 인물 혁신이고 호남에서의 기존 정치인 지지가 20% 미만에 불과하다는 것을 모르는 건가? 지금도 들썩이는 비주류, 유혹의 피리를 기다리는 이른바 비주류 의원들 중 과연 국민의 눈에 합당한 사람들이 얼마나 되던가? 총선 전 교섭단체를 만들려면 당장 필요하겠지만, 막상 공천 시점이 되면 당장 본인이 세웠던 혁신 인선의 원칙을 지킬 수 있는가? ‘세력은 모으고 볼 일’에 빠진다면 안철수의 새정치 깃발은 어디로 갈 것인가?
셋째, 왜 총선을 앞에 두고 대선 타령인가? 사실, 안철수의 모든 행보를 대선에 맞추고 보면 모든 게 딱 들어맞는 것이 영 찜찜하다. 본인의 대권 야망이야 축복해 줄 사안이다. 그런데 왜 총선 시점을 마치 대선후보 뽑듯 대결의 장으로 만드느냐? 협력과 연대는 없다고 하느냐? 자기 세력 규합, 상대 세력 위축이야 현실 정치에서 당연히 필요한 것이지만, 왜 하필 지금인가 말이다.
야권이 분열하면 수도권은 필패라는 걸 모르는 국민들이 있는가? 지금도 혼용무도(昏庸無道:혼군과 용군이 세상을 어지럽힌다는 뜻. 교수신문이 뽑은 2015년의 사자성어)의 세상이건만, 박근혜 정권이 200석 가까이 얻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눈감을 셈인가? 아예 대선 자체가 없어질지도 모를 판인데 말이다.
넷째, 탈당하자마자 온통 주목해 주는 주류 언론들의 속셈을 모르는 건가?
이용당해 주는 척 이용하는 건가? 이용하는 척 이용당하는 건가?
민주개혁 세력의 분열 공작이 수구 기득 세력의 핵심 수단인 걸 모르나?
이른바 주류 언론들과 이른바 종편 나부랭이들이 왜 안철수라는 개인을 그렇게 띄워 주는 것 같은가? 본인이 너무도 뛰어난 인물이어서 그러하다고 생각하는가?
그 언론들이 언제 안철수에게 칼을 들이댈지 정말 모른다는 건가?
언론을 장악한 여권의 분열 공작을 진정 모르나, 모르는 척하는 건가?다섯째, 대체 안철수와 함께하는 사람(들)은 누구란 말인가? 요즘 인기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를 보면 이른바 도당 3인방처럼 무능한 왕을 옹립하고 이용하는 권력의 책사들이 끔찍하지 않은가?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의 이른바 ‘진박 책략, 진실한 사람 마케팅’이 유치하고 치졸하기 짝이 없지만, 그 콘크리트를 무엇으로 부술지 국민의 용기를 끌어낼 브레인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과연 있는가?여섯째, 궁극적으로 안철수는 무엇을 지향하는가? ‘대통령 꿈’은 접어 두고서라도 고통받고 협박받고 희망을 잃어가는 대다수 국민들의 절망, ‘헬조선’화 되어 가는 대한민국의 구조적 문제가 대통령 하나 바뀐다고 없어질 것 같은가?일곱째, 왜 안철수는 호남을 괴롭히는가? 왜 호남을 편 가르려 하는가? 호남 사람들의 마음을 찢으며 과연 어떻게 큰 그림을 그리며 통합할 수 있단 말인가? 호남 사람들의 시름과 절망을 속속들이 가늠할 수는 없지만, 그저 깊은 한숨을 내어 쉴 뿐이다. 김진애 전 국회의원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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