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좌익효수’, 유우성 변호인에 소송 걸었다 기각 정작 재판에서는 “모르는 일”… “개인 아닌 조직적 범죄” “일베 수준 사고방식으로 사건 조작”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및 좌파와 호남, 특정 여성(‘망치부인’ 이경선씨 모녀)을 지속적으로 비하하는 댓글을 게재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국가정보원 직원, 아이디 ‘좌익효수’의 주인공 유아무개씨가 유우성 간첩조작사건 수사와 관련, 유우성씨의 변호인단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유씨는 적반하장격으로 소송을 제기해 원고 명단에 포함돼 있으면서도 정작 법정에서는 소송을 했는지조차 모른다고 증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좌익효수 유아무개씨는 2012년 문재인 대선후보 비방 뿐 아니라 ‘홍어 종자 절라디언들은 죽여버려야 한다’와 같은 호남 비하 댓글, 망치부인 이경선씨와 그의 딸에 대한 성적 학대 댓글을 지속적으로 유포했으나 그가 국정원 직원인 것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2013년 이후 2년 여가 흐른 뒤에야 검찰에 기소됐다.

29일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국정원 직원들의 장경욱 김용민 양승봉 등 유우성씨 변호인단(민변 소속)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각각 2억 원씩 6억 원) 판결문을 보면, 원고 가운데 맨 첫 번째 원고가 ‘좌익효수’인 유아무개로 나온다. 지난해 11월27일 이들에 대한 1심 판결문에는 “원고 유아무개는 소 제기일 이후인 2013년 6월5일 열린 이 사건 제1심 제7회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피고들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있느냐’는 변호인의 신문에 ‘잘 모른다’고 답변했다”는 대목이 있다.

자신이 원고 명단에 포함돼 소송이 진행중인데도 자신이 소송 당사자라는 사실을 모른다고 답변한 것이다. 이 때문에 민변 변호사들은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명예훼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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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유아무개(좌익효수) 등 원고들이 이름만 있을 뿐 주민등록번호나 신분증 등 본인 확인을 할 수 있는 자료가 전혀 없는 인증서만 제출해 원고측 변호사들이 소송대리권을 적법하게 위임받았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이 소송을 기각했다. 좌익효수 등 이 국정원 직원들은 더 이상의 항소를 하지 않아 민사소송은 그것으로 끝났다. 다만 좌익효수 유씨를 포함한 국정원 직원들이 제기한 형사고소는 아직 서울중앙지검에서 2년 넘게 수사중인 상태로 돼 있다.

유우성 남매의 간첩조작사건을 대리해온 김용민 변호사는 29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좌익효수 유아무개씨는 적어도 2012년 말 대공쪽 수사업무를 맡았던 수사관이었으며, 유우성, 유가려 남매를 수사했던 수사관이었다”며 “유가려 허위자백 폭로 기자회견과 관련해 변호인단인 우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2012년 말 이전에도 대공 수사쪽에 소속돼 있었다면 그는 대선기간 동안 자신의 업무와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한 것”이라며 “그 어떤 국정원 직원의 업무범위에도 이런 일베수준의 쓰레기 댓글을 다는 것은 들어갈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망치부인 이경선씨. 사진=조현호 기자

좌익효수의 성적 학대 댓글의 피해자인 망치부인 이경선씨는 좌익효수의 활동에 대해 28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이는 좌익효수 개인의 범죄가 아닌 국정원의 조직적 틀속에서 저지른 범죄”라며 “유가려 협박에도 동조했듯 좌익효수는 정권을 비판하는 사람에게 심리적 정신적 공격으로 무력화하고, 허위 날조 조작을 활용한 조직적 범죄”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 대변인실은 28일 “진행중인 사건에 대해 답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좌익효수의 지난 22일 첫 재판에 대해 이경선씨는 “2년5개월 전 좌익효수가 국정원 직원이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가 지난 9월 패소했는데, 그 이유가 좌익효수를 국정원이 직원으로 볼 객관적 증거가 없었다는 것이었다”며 “하지만 지속적인 문제제기 끝에 기소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이씨는 그러나 “그 이후 좌익효수측이 펴고 ‘국정원법 위헌소지’, ‘우리 가족 모욕은 공소요건이 안된다’는 주장에 맞서 끝까지 딸과 가족의 명예회복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좌익효수의 다음재판은 오는 2월 2일 오전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