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이어지고 있는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제2차 청문회에서 국가정보원과 청해진해운의 유착 사실이 밝혀졌다.
특조위원들은 29일 서울시 중구 서울특별시청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세월호만 유일하게 해상 사고 시 국정원에 보고하도록 돼 있고, 세월호의 전신인 '나미노우에호' 도입 시 관련 연락망에 국정원 인사가 포함된 점을 들어 국정원과 청해진해운과의 관계를 추궁했다.
이 과정에서 국정원 직원들이 제주도까지 세월호를 타고 관광을 목적으로 왔다 간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박종운 상임위원이 공개한 이성희 전 청해진해운 제주지역본부장 일기장에는 '국정원 외 10명 세월타고 내려 관광 후 세월타고 가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이 씨는 "제주로 무비자로 온 중국인 관광객들이 제주에서 육지로 무단이탈을 많이 해서 관련 회의를 했다"며 유착 의혹을 부인했다.
박 상임위원은 이어 "접대기록, 영수증, 업무 일지 등에서 보이듯 청해진 해운이 국정원 관계자와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수시로 접대했다"고 했다. 김재범 전 청해진해운 기획관리팀장은 국정원과 자주 접촉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김 씨는 "인천연안터미널 주변 식당에서 식사하다가 마주치면 (국정원 직원이) 밥을 사주고, 나중에 (본인도) 사고 그런 것"이라며 "약속해서 식사 접대한 게 아니"라고 했다.
김 씨는 세월호 참사 당일부터 다음날까지 수차례 국정원 직원과 통화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사고 당일 통화 사실을 묻자 김 씨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박 상임위원이 통화 내역을 보여주자 "아마 추정하건대 현재 선박 위치, 구조 과정 등을 논의한 것 같다. 실시간으로 뉴스가 나오고 있고 내가 많은 걸 알지 못하니 뉴스를 보는 게 낫겠다, 이렇게 이야기했을 것 같다"고 했다.
박 상임위원은 "항간에 떠도는 소문처럼 국정원이 세월호의 소유주였다는 의혹까지 살펴보진 못했지만 국정원과 청해진해운이 특별한 관계에 있었다는 사실만은 드러났다"고 했다.
청해진해운은 이처럼 사고 당일 국정원 등과 사고 상황 등은 발 빠르게 공유했으면서도, 승객 구호를 위한 내부 논의는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청해진해운 해무이사였던 안기현 씨는 "참사 당시 승객 구호를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느냐"는 질문에 "저는 고장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물어봤다"고 했다. 김 씨는 "선박 상태가 어떤지 확인했다"며 "단지 사장님, 상무님에게 보고했고, 다른 지시는 없었다"고 했다.
해무팀 대리였던 홍모 씨는 비공개 증언을 통해 "(승객들) 구조 안 된 상황에서 (선원들이) 이미 하선 했다는 얘기를 듣고, 다른 운항관리자인지, 실장인지 관리실에서 '미친 거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고 했다.
오후 청문회는 △화물 과적 및 출항 전 운항 관리 점검 부실 △미수습자 유실방지 및 증거보존을 위한 온전한 인양 등을 주제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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