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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새누리당만 쏙 빠진 ‘막말 퍼레이드’ 펼친 MBC의 ‘편파보도’
20대 총선 국면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2월 이후, KBS는 북한의 위협을 부각하는 보도를 쏟아내는 ‘북풍 몰이’에 주력하는 한편, 여당의 갈등은 축소하면서 야당에는 ‘친노 운동권 패권’ 낙인을 찍는 행태를 보였다. 공영방송의 공정성을 잃어버린 태도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와중에 선거 관련 보도량이 적었던 MBC도 총선이 다가올수록 KBS와 비슷한 경향을 보이면서 함께 추락하고 있다. MBC는 31일 보도에서 또 다른 편파적인 보도를 내놨다.
MBC <인신공격‧막말 모욕 총선 구태 도지나?>(3/31, http://me2.do/Fm87XJ53)는 “과거 총선에서 노인폄하, 막말 논란 등이 있었죠. 이번 총선에서도 이런 정치권의 고질병이 또 도지고 있습니다”라며 정치권의 ‘막말’ 사례들을 열거했다. “노년에 조금 좀 안타깝습니다. 엄하게 집에서 아무도 안 찾아주는 노인 불러다가…”라며 강봉균 새누리당 선대위원장을 비하한 주진형 더민주 경제대변인의 발언, “여우집에 굴러온 늙은 하이에나처럼 무례하기 짝이 없다”며 김종인 더민주 대표를 겨냥한 국민의당 임내현 의원의 말이 사례로 제시됐다. “대통령을 ‘씨’로 호칭하거나, 여당 중진 의원들을 인터넷 은어나 모욕성 발언으로 깎아내리는 등 막말”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는 모두 야권에서 나온 ‘막말’들이다. 새누리당의 윤상현 의원 욕설 녹취록 파문, 유승민 의원을 “대통령의 개혁에 딴지를 거는 사람이 북한과 야당”에 비유한 조원진 의원 등 여당발 ‘막말’은 단 한 마디도 언급되지 않았다. MBC는 오히려 “새누리당은 막말 주의령을 내리면서 돌발악재를 경계했습니다”라며 여당의 ‘막말 주의보’만 전했다. 여당의 치부는 숨기고 야권의 문제만 부각한 명백한 ‘편파보도’이다.
2. 너무 많이 보아온 북한 선전물, MBN 이제 그만~
31일, MBN은 북한이 선전물에서 야권연대를 촉구하고 대통령과 여당을 비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MBN은 이미 지난 22일, <북, 뜬금없이 야권 단일화 촉구>(3/22, http://me2.do/5ptKzBq9)를 통해 북한이 야권 단일화를 촉구하고 있다고 대서특필했는데, 이는 야권연대를 열망하는 여론을 위축시키려는 의도로 보이기에 충분했다.
31일 <북한 “여당 독재공천” 맹비난>(3/31, http://me2.do/FanlzeOb)은 북한의 선전물을 인용하여 “북한이 공식선거운동 시작에 맞춰 새누리당의 공천이 '독재 공천'이라고 맹비난”했다고 강조했다. 노동신문에 “새누리당의 공천은 폭정의 극치이자, 청와대의 독재 공천이라고 비난하는 기사”가 실렸고 여기서 “비박계 공천 배제와 윤상현 의원의 녹취록 파문 등 새누리당의 공천 과정을 조롱하면서 최종적으론 박 대통령에게 비난의 화살이 쏠려 있습니다”는 것이다. 여기에 “노동신문이 여당인 새누리당을 이겨야 한다며 야권단일화를 촉구한 지 열흘도 되지 않아 더해진 주장”이라며 자사가 보도했던 북한의 ‘야권 단일화 촉구’까지 덧붙였다.
김주하 앵커와 고정수 기자는 거듭 이런 북한의 행태를 “우리 측에 위협을 가하며 남남 갈등을 유발하려는 목적”, “우리 측의 분열을 조장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MBN의 해석처럼 북한 선전매체의 주장이 남남 갈등을 유발하려는 불온한 행태라면, 이런 북한 선전을 국민에게 반복해서 전해주는 TV조선, 채널A, MBN의 행태는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북한이 여당을 비판하고 있으며, 야권연대를 부추기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이런 보도는 국민에게 북한과 같은 주장을 하지 말라는 경고이고 겁박의 효과를 준다. 따라서 선거를 코앞에 두고 이런 보도를 내놓는 것은 집권 여당에 비판적인 국민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는 ‘종북 몰이’이며 편파적인 선거보도이다.
3. ‘민중연합당은 통합진보당 부활’…악의적인 종편의 프레임 차용한 MBC
민중연합당은 2월 13일, 흙수저당, 농민당 등 소수정당이 합당하여 ‘청년 실업 해결’ ‘비정규직 철폐’ 등을 기치로 내걸고 창당한 신생정당이다. 20대 총선 출마자수는 72명이다. 방송보도에서 정의당을 제외한 소수정당에 대한 보도가 전무한 가운데 이상할 정도로 민중연합당만이 유일하게 주목을 받고 있다. 그리고 이들 보도는 대부분 통진당과 언급된 내용이다.
TV조선 <민중연합당 입당…제2 통진당?>(3/20, http://me2.do/xZungsoZ), 채널A <“북한과 손잡아라”>(3/25, http://me2.do/FkMCppWl)는 민중연합당에 통진당 출신이 많다는 이유로 “제2 통진당” “통진당 부활”을 운운하고 “북한과 손잡고 대화를 나눠야 한다는 통진당식 주장”하고 있다며 ‘통진당 정체성’ 논란에 불을 지폈다했다.
녹색당, 노동당 등 여타 군소정당에 대한 보도는 전무한 상태에서 민중연합당만 보도했지만 그 내용이 고작 “통진당 부활” 뿐인 것이다. ‘최초의 청년 주도 정당’ ‘비정규직 철폐’ 등 당의 기본적인 슬로건조차 소개하지 않았고 ‘통진당 논란’에 대해 “당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처음으로 정당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반박한 민중연합당의 입장도 언급되지 않았다.
그저 통진당의 부활에 가깝다는 정보만 주는 민중연합당 관련 보도는 사실상 ‘흑색선전’에 가깝다. ‘통진당 정체성’이 왜 문제가 되는지에 대한 주장도 정확하지 않다. 주로 북한과 대화와 협력을 강조하는 주장을 한다거나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의 ‘내란음모’를 제기하는 것인데, 그마저도 비논리적이다. 북한과의 대화는 대북정책에서 필수적인 요소이고 내란음모 혐의의 경우 대법원이 “국가 기간시설 파괴 등 폭력적 방안을 실행하기 위해 추가적인 논의를 했다거나 준비를 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면서 “RO의 실체를 인정할 구체적 근거가 없다”고 판시했기 때문이다. 근거도 없이 ‘통진당 출신’을 문제 삼는 TV조선과 채널A의 태도는 ‘통진당 출신’은 절대로 정치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이런 TV조선과 채널A의 목소리에 MBC도 합류했다. 그동안 민중연합당 관련한 보도는 지상파 3사와 JTBC가 보도하지 않았지만 31일, MBC <‘야권 연대’ 티격태격 통진당 경력 논란>(3/31, http://me2.do/F4c7aWV9)은 처음으로 민중연합당을 언급했다. 보도는 더민주와 국민의당 간의 단일화 논쟁을 전하다가 느닷없이 “헌재 결정으로 해산된 옛 통진당 출신 12명을 후보로 낸 민중연합당도 선거전에 뛰어들었습니다”라며 민중연합당을 언급했다. “한일위안부 합의 반대 운동 단체에서 이른바 '소녀상 지킴이'로 활동해 비례대표 1번을 받은 정수연 후보는 2012년 통진당 중앙위 폭력 사태 현장에 있었습니다”라며 정수연 후보의 ‘통진당 경력’을 문제 삼기도 했다. 앞에서 소개한 TV조선, 채널A보도와 같은 악의성이 엿보인 보도였다.
4. “바보야! 문제는 누가 먼저 ‘존영’이라 말했냐가 아니라 언론이 ‘존영’을 사용하는 것이야!”
MBN <민주당이 먼저?>(3/31, http://me2.do/GGJXRNIR)는 엉뚱한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김주하 앵커는 “탈당한 무소속 후보들에게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 액자인 ‘존영’을 떼라는 새누리당의 집안 싸움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 사진을 뭘 ‘존영’이라고까지 하냐고 꼬집어 논란이 일었죠. 그런데, 자세히 보니 과거 더민주도 똑같이 '존영'이란 표현을 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라고 전했다. 오지예 기자는 “국민의 영웅 두 분 우리 민주당의 지도자이시고 저렇게 두 분의 존영이 걸려 있습니다”라는 2010년 정세균 당시 민주당 의원의 발언을 소개하며 ‘존영’을 야당이 먼저 썼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어떤 (친)박은 대통령 사진을 존영이라고 부른다’며 ‘지금이 여왕시대냐’고 날을 세웁니다”라면서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는 ‘친박’을 비판한 문재인 전 대표를 지적하기 위해 5년 전 민주당의 정세균 의원 발언까지 찾아 담아주는 MBN의 노력이 확연하게 두드러진 보도였다. 그러나 총선보도감시연대는 31일 언론이 아무 문제의식 없이 ‘존영’이라는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는 현실이 큰 문제임을 지적한 바 있다. ‘존영’은 권위주의적이고 국민을 낮춰보는 용어의 대표적인 예로서 언론에서 나와서는 안 될 ‘반인권적’ 용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MBN은 ‘존영’을 누가 먼저 발설했는지에 골몰하면서 기자와 앵커 모두 ‘존영’이란 표현을 그대로 사용했다. 정치인들의 존영 논란을 꼬집기 전에, 언론 스스로 어떤 보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공부와 성찰이 더 필요한 대목이다.
* 모니터 대상 :
8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 이 글은 민주언론시민연합(http://www.ccdm.or.kr)에도 함께 게재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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