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이경태·손병관 기자]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저도 도덕적 책임이 있습니다."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의 '친인척 채용' 논란에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윤리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목사도 고개를 숙였다.
인 목사는 박 의원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다. 박 의원이 자신의 5촌 조카와 동서를 각각 비서관과 인턴으로 채용한 건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지만, 인 목사는 20대 총선 당시 선거캠프 개소식 때만해도 "박인숙은 우리 정치를 새롭게 할 수 있는 사람이기에 제가 후원회장을 맡아 4년을 일했다"고 그를 치켜세웠다.
▲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공동대표 인명진 목사. |
ⓒ 권우성 |
무엇보다 인 목사가 전날(28일)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한 말이 그의 마음을 더 불편하게 했다.
"서영교 의원도 운동권의 명예를 위해서, 또 모처럼 더불어민주당이 정권교체의 희망을 가지는 이때에 자기 때문에 이게 걸림돌이 되고 정국이 이렇게 어려워진다고 하면 저는 (의원직) 자진사퇴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중략) 이제 국회의원 한 번 했으면 됐지, 뭘 더 해보려고 합니까? 더군다나 딸도 로스쿨 갔다고 하니까 뒷바라지도 좀 하고..."
그러나 하루가 지난 여론은 박 의원과 서 의원 모두에게 따갑기만 하다. 그래서일까. 인 목사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서영교 의원직 사퇴' 발언을 후회한다고 밝혔다.
"서영교에게 미안해 죽겠다, 정도 차이 있지만 그게 그거"
그는 "옛말에 자식 가진 사람이 남의 자식 욕 못한다는데, 이러고 나니 내가 너무 심하게 얘기했구나"라며 "아주 미안해 죽겠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게 그거 아니냐"라고 말했다.
다만, 서 의원을 향해 의원직 사퇴까지 거론한 까닭에 대해서는 "서 의원과 개인적 관계가 전혀 없고 모르는 분이지만 운동권 출신의 여성 의원으로서 촉망 받던 분인데 그 일(친인척 채용)을 듣고 나니 참 실망스럽더라"라며 "공사를 구분하는 일은 참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박인숙 의원의 후원회장을 맡게 된 배경은 당 윤리위원장 재임 당시 인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2007년 울산의대 교수 재직 당시 외부 윤리위원으로 임명되면서 당시 위원장이었던 인 목사와 연을 맺었다.
인 목사는 "내가 후원한 사람이 그리 됐으니 나도 책임은 없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박 의원에게도 '윤리위원까지 지낸 사람이 그러면 되냐'고 했다"고 밝혔다. "총선 때도 상대 후보가 (친인척 채용 논란을) 문제 삼았다고 하는데 그때 고쳤어야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인 목사는 국회의원의 친인척 채용 문제를 오래된 관행으로 지적하며 이번 기회에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으로 일할 때도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친인척 채용을) 하고 있어서 엄격히 제한하도록 했다, 지금 8촌으로 확대했다고 하지만 예전부터 윤리강령에 (채용) 제한 범위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때부터 문제가 있던 것인데 이렇게 됐다"면서 "이제 고칠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하태경 "박인숙 의원, 억울한 점도 있다. 왜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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