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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July 1, 2016

[사설] KBS 보도통제가 홍보수석 본연의 임무라는 무식한 범죄집단 청와대

‘국경없는 기자회’가 발표한 ‘2016 세계 언론자유지수’에서 한국은 70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언론자유지수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31위로 최고점을 찍었으나 이명박 정권 때인 2009년 69위까지 추락했다가 이번에 최하위 기록을 갈아치웠다. 부끄러운 순위지만 ‘이정현 녹취록’에 대한 청와대의 태도를 보노라면 70위도 후한 평가라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은 세월호 참사 당시 김시곤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해 비판 보도를 하지 말라고 압박한 이정현 전 홍보수석(현 새누리당 의원)의 행태를 두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헌법상 언론의 자유와 방송법이 명시한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 보장’에 위배되는 발언이다. 대통령비서실이 언론통제를 ‘본연의 임무’로 간주하는 나라는 민주공화국이라 부를 수 없다.
어제 국회에 출석한 이 실장은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를 받고 “이정현 당시 홍보수석이 뉴스를 보고 얘기했던 것은 홍보수석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기 위해 협조를 (요청)했던 것이 아닌가 추측한다”고 답변했다. 기동민 의원 질의에 대해서도 “통상적인 업무협조 요청을 하지 않았나 한다”고 밝혔다. 이 실장 답변대로라면 지금도 청와대 홍보수석은 공영방송을 비롯한 언론의 보도에 ‘통상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얼떨결에 사실을 고백한 건가, 아니면 억지 주장으로 여론을 호도하는 건가. 이 실장은 야당에서 ‘박근혜 대통령발 제2의 보도지침’으로 비판하자 “(세월호) 사고가 났을 때 가장 어깨가 무겁고 마음이 아팠던 분이 누구겠느냐,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민에게 사과하는 대신 대통령 심기경호에만 애쓰는 비서실장을 보며 낯이 뜨거워진다.
무책임한 인식을 드러낸 청와대 인사는 이 실장뿐이 아니다. 김성우 홍보수석은 이정현 의원과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며 “독자적 판단으로 전화를 했다더라”고 말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도 “(이정현·김시곤) 두 사람 사이의 대화다. 우리가 얘기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했다. 이 의원의 ‘개인적 일탈’로 몰고 가려는 의도가 읽힌다. 그러나 이 의원은 사장 임명권을 통해 공영방송을 쥐락펴락하는 청와대의 홍보수석이자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다. 이런 인사가 ‘대통령이 뉴스를 봤다’는 말까지 해가며 기사 삭제를 요청한 것은 의도가 무엇이었든 ‘압력’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은 언론 자유와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침해한 데 사과해야 한다. 이 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하고 방송법 위반 혐의로 수사받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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