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신용거래 시점부터 상환시점까지 보유기간 별 이자율 달리 적용
1~15일까지 이자율 키움證, KB투자證 각각 12%, 11.7% 업계 최고 수준
91~120일 코리아에셋투자證 13% 최고, 메리츠종금證·하이투자證 등 12%
금융위 "10월 중 업계 TF 구성해 현재 시행중인 비교 공시 개선방안 검토"
【서울=뉴시스】강세훈 기자 = '업계 최저 수수료 0.015%'
지난 4~5년간 국내 증권사들이 최저 경쟁에 나선 결과 위탁매매 수수료가 0.015% 까지 내려갔다. 일정 기간 동안 아예 수수료를 받지 않는 증권사도 생겨났다.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이라 할 수 있는 위탁매매 수수료율이 크게 낮아졌는데도 증권사들이 굶어죽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증권사들이 출혈경쟁을 각오하고서라도 고객 확보에 나서는 까닭은 따로 있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거래하는 '신용거래융자'와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에서 돈을 대출 받는 '예탁증권담보대출(주식담보대출)' 고객을 통해 벌어들이는 이자 수익이 쏠쏠하기 때문이다. 즉 '업계 최저'를 내건 위탁매매 수수료는 외상고객을 상대로 고리를 뜯기 위한 미끼 상품인 셈이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신용융자 이자로 최고 13%까지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된 34개 증권사 가운데 신영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을 제외한 32개 증권사가 신용거래융자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신용거래를 시작한 시점부터 상환 시점까지 보유기간 별로 이자율을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 이자율 적용 방식은 보유기간마다 다른 이율을 적용하는 체차법과 최종 환급시점 이율을 대출 전체에 적용하는 소급법이 주로 쓰인다.
1일부터 15일까지 이자율을 비교한 결과 키움증권과 KB투자증권이 각각 12%, 11.7%로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91일부터 120일까지 이자율은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이 13%로 가장 높았고, 메리츠종금증권·하이투자증권·유진투자증권·KTB투자증권 등도 12%에 달했다.
대형사 중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기간별로 7.4~8.8%, KDB대우증권이 6.9~7.2%, 삼성증권이 6.4~8.5%, NH투자증권이 5.9~8.7%를 각각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시중은행의 일반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5.24%인 것과 확연한 차이가 난다.
더욱이 증권사 신용거래융자는 은행의 신용대출보다 손실위험이 훨씬 낮은 편이다. 신용거래융자는 고객이 매수한 증권을 담보로 잡고 담보유지비율을 140%로 유지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5000만원의 자금을 가진 A씨가 5000만원을 빌려 총 1억원의 주식을 매입할 경우 대출금 5000만원의 140%인 7000만원 상당의 주식을 계좌에 갖고 있어야 한다.
이 밑으로 떨어지면 증권사는 추가담보(마진콜)를 받거나 반대매매를 통해 고객의 주식을 강제로 처분해 버린다.
즉 증권사들은 은행에 비해 낮은 위험 부담에도 투자자들을 상대로 폭리를 취하고 있는 셈이다. 신용융자 거래 잔고는 지난 23일 기준으로 6조5783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말 5조770억원에 비해 29% 가량 증가했다.
증권사들이 위탁매매 수수료는 내려도 신용거래융자대출 금리와 주식담보대출 금리를 절대로 내릴수 없는 이유는 그만큼 쉬운 돈벌이이기 때문이다.
실제 기준금리가 1%대로 떨어졌지만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금리는 수년 째 요지부동이다.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등은 최근 몇 년 사이 오히려 금리를 조금씩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의 또다른 먹거리인 주식담보대출 금리도 비싸기는 마찬가지다.
1일부터 15일 대출 금리 기준으로 KB투자증권 금리가 11.7%에 달했고, 대신증권(8.5%), KTB투자증권(8.5%), 리딩투자증권(8.0%), 하이투자증권(7.8%), KDB대우증권(7.5%), 미래에셋증권(7.5%) 등도 7%를 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말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3.52%의 두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증권사들이 이자놀이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의원은 "기준금리가 일곱 차례나 내렸는데 증권사들은 대출금리에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고객들이 누려야 할 금리인하의 혜택을 증권사들이 독차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는 증권업 특성상 조달금리 산출이 어렵다는 이유로 한 발짝 물러나 있는 상태다.
금융위 관계자는 "증권사는 별도의 수신기능이 없고, 필요 자금을 단기금융시장을 통해 조달하기 때문에 조달금리의 산출이 어렵다"며 "대신 증권사 신용공여금리의 비교가능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10월 중 업계 TF를 구성해 현재 시행중인 비교공시 항목의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15일까지 이자율 키움證, KB투자證 각각 12%, 11.7% 업계 최고 수준
91~120일 코리아에셋투자證 13% 최고, 메리츠종금證·하이투자證 등 12%
금융위 "10월 중 업계 TF 구성해 현재 시행중인 비교 공시 개선방안 검토"
【서울=뉴시스】강세훈 기자 = '업계 최저 수수료 0.015%'
지난 4~5년간 국내 증권사들이 최저 경쟁에 나선 결과 위탁매매 수수료가 0.015% 까지 내려갔다. 일정 기간 동안 아예 수수료를 받지 않는 증권사도 생겨났다.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이라 할 수 있는 위탁매매 수수료율이 크게 낮아졌는데도 증권사들이 굶어죽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증권사들이 출혈경쟁을 각오하고서라도 고객 확보에 나서는 까닭은 따로 있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거래하는 '신용거래융자'와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에서 돈을 대출 받는 '예탁증권담보대출(주식담보대출)' 고객을 통해 벌어들이는 이자 수익이 쏠쏠하기 때문이다. 즉 '업계 최저'를 내건 위탁매매 수수료는 외상고객을 상대로 고리를 뜯기 위한 미끼 상품인 셈이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신용융자 이자로 최고 13%까지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된 34개 증권사 가운데 신영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을 제외한 32개 증권사가 신용거래융자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신용거래를 시작한 시점부터 상환 시점까지 보유기간 별로 이자율을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 이자율 적용 방식은 보유기간마다 다른 이율을 적용하는 체차법과 최종 환급시점 이율을 대출 전체에 적용하는 소급법이 주로 쓰인다.
1일부터 15일까지 이자율을 비교한 결과 키움증권과 KB투자증권이 각각 12%, 11.7%로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91일부터 120일까지 이자율은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이 13%로 가장 높았고, 메리츠종금증권·하이투자증권·유진투자증권·KTB투자증권 등도 12%에 달했다.
대형사 중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기간별로 7.4~8.8%, KDB대우증권이 6.9~7.2%, 삼성증권이 6.4~8.5%, NH투자증권이 5.9~8.7%를 각각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시중은행의 일반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5.24%인 것과 확연한 차이가 난다.
더욱이 증권사 신용거래융자는 은행의 신용대출보다 손실위험이 훨씬 낮은 편이다. 신용거래융자는 고객이 매수한 증권을 담보로 잡고 담보유지비율을 140%로 유지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5000만원의 자금을 가진 A씨가 5000만원을 빌려 총 1억원의 주식을 매입할 경우 대출금 5000만원의 140%인 7000만원 상당의 주식을 계좌에 갖고 있어야 한다.
이 밑으로 떨어지면 증권사는 추가담보(마진콜)를 받거나 반대매매를 통해 고객의 주식을 강제로 처분해 버린다.
즉 증권사들은 은행에 비해 낮은 위험 부담에도 투자자들을 상대로 폭리를 취하고 있는 셈이다. 신용융자 거래 잔고는 지난 23일 기준으로 6조5783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말 5조770억원에 비해 29% 가량 증가했다.
증권사들이 위탁매매 수수료는 내려도 신용거래융자대출 금리와 주식담보대출 금리를 절대로 내릴수 없는 이유는 그만큼 쉬운 돈벌이이기 때문이다.
실제 기준금리가 1%대로 떨어졌지만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금리는 수년 째 요지부동이다.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등은 최근 몇 년 사이 오히려 금리를 조금씩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의 또다른 먹거리인 주식담보대출 금리도 비싸기는 마찬가지다.
1일부터 15일 대출 금리 기준으로 KB투자증권 금리가 11.7%에 달했고, 대신증권(8.5%), KTB투자증권(8.5%), 리딩투자증권(8.0%), 하이투자증권(7.8%), KDB대우증권(7.5%), 미래에셋증권(7.5%) 등도 7%를 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말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3.52%의 두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증권사들이 이자놀이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의원은 "기준금리가 일곱 차례나 내렸는데 증권사들은 대출금리에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고객들이 누려야 할 금리인하의 혜택을 증권사들이 독차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는 증권업 특성상 조달금리 산출이 어렵다는 이유로 한 발짝 물러나 있는 상태다.
금융위 관계자는 "증권사는 별도의 수신기능이 없고, 필요 자금을 단기금융시장을 통해 조달하기 때문에 조달금리의 산출이 어렵다"며 "대신 증권사 신용공여금리의 비교가능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10월 중 업계 TF를 구성해 현재 시행중인 비교공시 항목의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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