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신제강공장 민원 해결해주고 李 측근 협력사에 일감 몰아주기로"
검찰, 진술 확보… 대가성 결론
鄭엔 뇌물공여 혐의 추가될 듯
포스코가 이상득(80) 전 새누리당 의원의 최 측근이 운영하는 협력사에 일감을 몰아준 것과 관련, 검찰이 “포항 신제강공장 건설중단 문제 해결에 힘써준 대가”라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 전 의원 측이 해당 업체를 통해 얻은 수익이 ‘대가성 금품’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 전 의원에게 정치자금법 위반이 아닌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2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조상준)는 포스코의 제철소 내화물 정비를 하는 계열사 포스코켐텍이 2009년 이후 기존 협력사 성우로공업의 사업권을 일부 떼내 신생 회사인 티엠테크에 넘겨준 경위를 집중 수사해 왔다. 정준양(67) 전 포스코 회장 취임 직전인 2008년 11월 설립된 티엠테크는 이듬해 6월 이 전 의원의 포항 지역사무소장 박모(58)에게 지분 100%가 넘어갔다. 검찰은 이 때부터 티엠테크가 포스코의 일감을 집중적으로 따내 매년 170억~18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가 올해 6월 회사 지분을 모두 정리할 때까지 6년간 주주배당 등의 형태로 올린 수익은 20억원 가량이며, 이 중 15억원 정도는 이 전의원 사무실 운영비 등에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근 관련자 조사에서 “정 전 회장이 이 전 의원에게 ‘포항 신제강공장 건설 중단 사태를 해결해 달라’고 부탁했고, 이 전 의원은 ‘내가 지정하는 사람한테 일감을 주라’고 요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2008년 7월 포스코는 사업비 1조 4,000억원을 투입해 신제강공장을 짓기 시작했으나, 공정률 93%에 달했던 2009년 6~7월쯤 군의 반발에 부딪혀 건설 공사가 중단돼 버렸다. 인근 해군6전단이 “비행안전구역에 따른 고도제한(66m)을 초과해 공장 높이(85.8m)가 지어지고 있다”고 이의를 제기한 때문이다. 이후 당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이 전 의원 등이 움직이면서 결국 2011년 1월 국무총리실 조정을 거쳐 포항공항 활주로를 반대편으로 378m 옮겨 연장하고, 포스코는 공장 상단의 1.9m를 철거하는 조건으로 공사는 재개됐다. 당시 일각에선 “국방부가 기업을 위해 안보를 포기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정 전 회장과 이 전 의원이 각각 자신의 최 측근들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티엠테크 특혜 제공’이라는 뒷거래를 한 단서를 포착, 해당 인사들을 불러 일부 자백을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의 직무관련성, 금품의 대가성이 모두 인정된다고 잠정 결론 내리고, 그에게 뇌물수수나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정 전 회장 역시 뇌물공여 혐의가 추가될 전망이다.
검찰은 이병석(63ㆍ포항북) 새누리당 의원과 친분이 깊은 한모씨가 운영하는 ㈜ENC는 물론, 이 전 의원 또는 이 의원 주변인사가 연루된 N,W,D사 등에 대한 포스코의 일감 몰아주기 특혜 역시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보고 있다. 포스코가 이 같은 협력업체 특혜 제공을 통해 두 정치인에게 건넨 금품의 총액은 각각 수십억원대에 달한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추석 연휴와 서울고검 국정감사(10월 1일)가 끝난 이후인 10월 둘째 주쯤 이 전 의원을 소환키로 하고, 출석 날짜를 조율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의원을 먼저 조사한 뒤, 정 전 회장에 대한 추가소환과 구속영장 청구 여부가 정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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