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럽 여론조사
내년 4월 총선에선 ‘여당 후보’보다 ‘야당 후보’가 더 많이 당선되기를 바란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현재 여당인 새누리당 지지율이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을 크게 웃도는 것과 비교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은 지난 22~24일 전국 100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내년 총선에서 현 정부의 잘못을 심판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되어야 한다’는 응답이 전체의 42%로 집계됐다고 25일 발표했다. ‘현 정부에 힘을 보태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되어야 한다’는 응답(36%)보다 6%포인트 웃도는 수치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48%)이나 새누리당 지지율(41%)이 ‘동반 고공행진’중인 최근 현상과 거리가 있다. 새정치민주연합(23%)과 정의당(5%) 등 야권 지지율은 다 합쳐도 30%를 밑돈다.
정당에 대한 ‘현재 지지율’과 ‘미래 지지율’ 간 격차의 핵심 원인 가운데 하나는 야권 성향 ‘무당파’에 있다. 이번 조사에서 무당층의 46%가 내년 총선에서 야당 승리를 기대했다. 무당층에서 여당 승리를 기대하는 응답은 15%에 그쳤다. 이는 야당에 실망해 무당층으로 이탈한 야권 지지층들이 여전히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유권자들은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 필요성에 대한 의식을 늘 갖고 있다”며 “새정치연합이 현재 (기대치에) 부응을 못하니까 당 지지율(23%)이 야당 승리에 대한 기대(42%)보다 훨씬 낮게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 후보 당선돼야” 36%
수도권·충청권 “야당 후보 지지” 높아
현재 정당 지지율과 큰 차이
무당파 46%가 야당 승리 지지 탓
전문가들 “심판 의지 강해도
새정치 대안 정당 믿음 줘야”
지역별로 보면, 서울의 경우 새누리당 지지율이 41%로 새정치연합 지지율(21%)의 2배에 가깝지만, 내년 총선에선 ‘야당 후보 당선’(40%)과 ‘여당 후보 당선’(38%)을 바라는 이들이 팽팽하게 맞섰다. 충청권에서도 새누리당 지지율이 47%로 새정치연합 지지율(30%)을 크게 앞섰지만, 내년 총선에선 반대로 ‘야당 후보 당선’(50%)을 바라는 응답자가 ‘여당 후보 당선’(29%)을 바라는 응답자보다 훨씬 많았다. 티케이(대구경북)에 버금가는 여당 텃밭인 피케이(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도 새누리당 지지율은 50%로 새정치연합 지지율(17%)을 압도했지만, 내년 총선에선 ‘여당 후보 당선’과 ‘야당 후보 당선’을 바라는 응답이 각 37%로 똑같았다. 연령별로는 특히 2040세대의 경우 새정치연합 지지율은 각각 24~40% 정도에 그쳤지만, 내년 총선 ‘야당 후보 당선’을 바라는 응답은 48~64% 정도로 19~36%포인트씩 큰 격차를 나타냈다.
안규백 새정치연합 전략홍보본부장은 “지금의 당내 갈등국면만 잘 넘기면 20%대 중반의 당 지지율도 연말쯤이면 30%선을 넘고 선거 국면에선 대등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반색했다. 황진하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현재 (여당) 지지가 높다고 해서 안심하거나 방심해선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정신차리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유권자들의 정부 심판 의지가 아무리 강해도 새정치연합이 ‘대안정당’으로서 믿음을 심어주지 못하면 여당이 압승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한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야당은 지지층과의 일체감이 약해 평소엔 당 지지율이 낮지만 선거가 다가오면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여당과 대등한 게임을 벌이는 게 역대 선거에서의 특징”이라며 “관건은 야권 지지층의 기대와 바람을 담아낼 만큼 당의 역량을 얼마나 신속하게 키워내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서보미 이세영 기자 spring@hani.co.kr
김무성 대표 등 새누리당 의원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문재인 대표 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수도권·충청권 “야당 후보 지지” 높아
무당파 46%가 야당 승리 지지 탓
새정치 대안 정당 믿음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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