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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September 25, 2015

롯데 신격호를 ‘마이더스의 손’으로 만든 이명박 각종 특혜 논란…‘유통공룡’이 된 롯데, MB는 무슨 이문을 남겼을까?

 

[플러스코리아타임즈=오주르디] “2007년 12월19일 저녁 8시반 경 당선이 유력한 이명박 후보 차량이 향하던 곳은 롯데호텔이었다.”

‘롯데그룹 왕자의 난’이 일어나자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17대 대선 후보였던 이명박(MB)과 롯데그룹 간 ‘모종의 관계’가 있음을 암시하는 내용이다. 무슨 관계였을까?

쓰키야마와 시게미쓰, 공통분모는 ‘일본’, ‘사업’

쓰키야마 아키히로(MB의 일본이름)는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롯데 창업자인 시게미쓰 다케오(신격호의 일본이름)는 한국(경북 울주)에서 태어났지만, 젊은 시절 일본으로 건너가 사업을 시작해 성공한 사람이다. 둘은 ‘일본’과 ‘사업’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그날 MB가 향했던 롯데호텔. 거기에는 그의 고려대 경영학과 61학번 동기인 장경작이 있었다. MB는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롯데호텔 31층 로열스위트에 들락거렸다. 외국 국가원수들이 묵었던 이 방은 중후한 중세 유럽 궁전을 방불케 하는 인테리어로 유명하다. 전용 엘리베이터까지 딸려 있다.

당선 후에도 MB는 그곳을 애용했다. 일선 기자들은 롯데호텔 31층을 ‘소(小)청와대’라고 불렀다. 1기 내각 인선작업, 정부조직 개편안, 18대 총선 공천작업, 논란이 됐던 ‘KBS대책회의’도 이 호텔에서 진행됐다. 신격호는 국내에 들어오면 이 호텔 37층에 묵곤 했다.

장경작이 당시 롯데호텔 사장이었다. 자신의 과 동기가 대통령에 출마하자, 최고급 룸을 내어주며 친분을 과시하려 했던 모양이다. 당선은 따 놓은 당상인 유력 후보를 자신의 호텔에서 모셨던 장경작. 그는 MB의 대통령 취임과 거의 동시에 파격적인 승진을 한다. 신격호는 그를 호텔사업과 면세사업, 롯데월드사업부까지 아우르는 초대 총괄사장에 임명했다. 없었던 자리까지 만들어 MB의 절친을 우대한 이유가 뭘까?

롯데호텔 드나들던 MB, 취임 직후 제2롯데 허용

주목할 만한 사건이 일어난다. 2008년 3월 취임 한 달밖에 안 된 MB는 “제2롯데월드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한다. YS정부, DJ정부, 노무현 정부 모두 높이 550m가 넘는 제2롯데월드가 건설될 경우, 군 시설인 성남공항의 비행안전성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반대했던 사업에 대해 MB가 전격적으로 OK 사인을 낸 것이다. 반대했던 공군참모총장은 MB에 의해 해임됐다.


15년 동안 꽉 막혀있던 신격호의 숙원사업은 MB에 의해 뚫렸다. 롯데호텔을 제2집무실처럼 사용했던 MB. 그의 절친 동기인 호텔 사장. MB의 친구를 파격적으로 승진시킨 호텔의 오너. 이런 구도에서 나온 제2롯데월드 허용조치… 뭔가 그림이 그려진다.

재계에서는 이런 장격작을 ‘해결사’로 봤던 모양이다. 제2롯데월드 문제가 해결된 직후, 현대아산이 장경작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라고 발표한다. 새 대표에게 주어진 미션은 ‘금강산관광 재개’일 것으로 짐작된다. 당시 상황이 그랬다. 2008년 ‘박왕자 피격사건’으로 중단됐던 금강산광광사업은 2010년 들어 최대고비를 맞는다. 북한이 “이명박 정부가 금강산관광 재개하지 않을 경우 다른 사업자와 계약할 것”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MB, 신격호를 ‘마이더스의 손’으로 만들다

북한의 이 같은 발표가 나온 건 2010년 3월 18일이었고, 현대아산이 “장경작을 대표에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힌 건 3월23일이었다. 벼랑 끝에 몰린 현대아산이 장경작과 MB의 친분관계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던 모양이다.

제2롯데월드는 신호탄에 불과했다. 이후 추진하는 일은 순풍에 돛 단 듯 순조로웠다. 부산 롯데타운 문제도 착착 풀려나갔다. 108층 호텔을 짓겠다며 공유수면 매립허가를 받았지만, 롯데의 꿍꿍이는 따로 있었다. 고급아파트 900세대를 건물 내에 넣기 위해 용도변경을 시도했다. 하지만 해수면 매립 후 10년 동안 목적변경을 불허한다는 현행법이 문제였다. 10년을 채우기 위한 시간 끌기에 들어간다. 준공을 수차례 늦췄다. 10년을 한결 같이 터파기 공사만 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특혜 없이 가능한 일일까?


옛 부산시청 자리에 108층 호텔 짓겠다며 공유수면 매립 허가 받은 롯데. 꿍꿍이는 따로 있었다. 호텔 객실을 대폭 줄이고 900개 최고급 아파트 넣기 위해 용도변경을 요구. 그러나 해수면 매립 후 10년간 목적변경 불허라는 현행법에 저촉되자, 2018년까지 시간 끌기 위해 수차례 준공을 연기해 오고 있다. 터파기 공사만 10년째 하고 있는 현장 모습. (사진: 날으는쏭군)

맥주사업에도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맥주 제조면허를 얻으려면 연간 1850kL(500mL 370만병) 이상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춰야 한다. 롯데칠성은 애당초 이 의무조건을 피하고자 OB맥주을 인수하려 했다. 그런데 실패로 끝났다. 그런데 MB정부는 주류제조업 면허기준을 대폭 완화하겠다고 발표(2009년)한다. 덕분에 롯데는 주류제조업 면허를 취득하고 2012년 ‘클라우드’를 출시했다. 이 와중에 롯데칠성 주가가 크게 올랐다.

각종 특혜 논란…‘유통공룡’이 된 롯데

MB정부 내내 롯데는 승승장구했다. 면세업체 인수에도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신라호텔에게 불허하는 대신 롯데에게는 허용해, 면세시장의 60%를 차지하게 됐다. 또 환경파괴, 불법형질변경 논란 등으로 제동이 걸렸던 인천 계양구 다남동 골프장 건설사업도 MB가 대통령이 되자마자 국토부 승인이 떨어졌다.


롯데에게만 용도변경이 허용된 사례도 있다. 서울시(오세훈 시장)은 서초동 롯데칠성 부지 7만㎡에 대해 주거지역에서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을 해줬다. 금싸라기 땅이다. 롯데가 취한 이득은 상당할 것이다. 반면 현대차와 한전이 요구한 용도규제 완화는 묵살됐다.

롯데는 ‘유통공룡’이 됐다. MB정부는 전국 각지에 개장한 초대형 쇼핑몰이 인근 중소상권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여도 수수방관했다. 고급상품이 잘 안 팔리는 서민지역에는 중저가 쇼핑몰을 만들어 인근 소형 의류점, 미용실, 요식업소, 건어물점, 잡화문구점, 심지어는 사진관에까지 매출에 큰 타격을 입혔다.

MB는 무슨 이문을 남겼을까?

지역업체와의 상생을 외치지만 헛소리다. 부산지역의 경우 롯데백화점 등 대형유통점에 지역업체가 입점한 비율은 4.4%에 불과하다. 서울 상암동에도 대형 쇼핑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 지역 중소상인들은 “(롯데쇼핑몰이 들어설 경우) 지역 상권에는 평균 46%, 많게는 70%이상 매출 감소가 일어날 것”이라며 “생존이 달린 문제”라고 가슴을 친다.


롯데 유통망이 가장 활성화된 지역이 부산이다. 소매점들은 어떤 영향을 받았을까? 롯데가 부산에 진출한 직후인 1997년부터 2012년 사이에 부산소매업계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 동남통계청에 따르면 롯데가 손 대고 있는 업종인 백화점, 대형마트, 대형슈퍼는 94%나 증가했고, 편의점은 10배 가까이 폭증했다. 반면 동네슈퍼는 51% 감소했으며, 중소 슈퍼종사자는 절반으로 줄었다. 초토화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MB정권이 신격호를 ‘마이더스의 손’으로 만들었다. 정경유착은 과거에도 있었다. 하지만 이전 정권의 대통령들은 군 출신 아니면 정치가였다. 그러나 MB는 사업가다. 신격호는 ‘짠돌이 장사꾼’으로 소문이 나있다. 장사꾼은 무조건 퍼주지 않는다. 이문이 남지 않으면 거래를 안 한다. MB는 무슨 이문을 남겼을까?

(이 글은 부산지하철노동조합의 취재지원과 협조로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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