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은평구 하나고등학교. | |
ⓒ 권우성 |
수험생 '등수 바꿔치기' 논란을 빚고 있는 서울 하나고가 최근 4년 동안 서울의 두 국제중 학생을 평균 31배 더 뽑은 사실이 처음 드러났다. 또 이 학교가 '입학전형 과정에서 지원자 인적사항을 가리지 않은 사실'도 감사자료를 통해 새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이 학교 공익제보교사의 증언에 힘이 실리게 됐다.
석연치 않은 국제중 출신 합격자 4년간 68명
▲ 서울시교육청에서 유은혜 의원에게 제공한 자료. | |
ⓒ 유은혜 의원실 |
16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유은혜 의원(새정치민주연합·경기 일산동구)실이 기자에게 건넨 '하나고 입학생 현황' 자료와 서울시교육청의 '하나고 특별감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하나고는 2012학년도부터 2015학년도까지 최근 4년의 입시에서 대원·영훈 국제중 학생을 총 68명 뽑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4학년도에만 3명을 뽑고 나머지 3개 학년도엔 모두 20명 이상씩 뽑았다.
이 학교가 4년간 뽑은 국제중 출신 한 해 평균 입학생 수는 17명으로 서울지역 다른 중학교 출신 대비 9.3%를 차지했다. 서울 전체 중학생 대비 국제중 학생 비율은 0.3%다. 하나고가 국제중 학생을 일반 중학생에 견줘 31배 더 뽑은 것이다.
이와 관련 국제중 입학특혜 의혹은 오는 21일 서울시교육청 국정감사 등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14학년도 하나고 입시에서 국제중 출신 합격생이 여느 때와 달리 3명에 그친 사실도 이런 의혹을 더 짙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14학년도 입시가 진행된 2013년 하반기에는 하나고에 대한 입학전형 특정감사가 진행되었다. 이 감사 결과 서울시교육청은 하나고에 대해 기관경고하는 한편, 교장·교감 등 교원 4명에 대해서도 경고 조치했다. 이유는 '입학전형 업무 부적정'이었다.
이날 유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하나고 특정감사 결과보고서'를 보면 이 학교는 2011학년도부터 3년 동안의 입시 서류심사에서 관련 규정을 어기고 수험생 인적사항이 드러나게 한 채 점수를 매긴 것으로 확인됐다.
▲ 서울시교육청의 하나고에 대한 감사보고서. | |
ⓒ 윤근혁 |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은 하나고에 보낸 경고장에서 "하나고는 지원자의 인적사항이 드러나지 않도록 가림(봉인) 조치를 하지 않아 지원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있는 상태에서 신입생을 선발했다"고 지적했다.
이 학교 공익제보교사는 최근 서울시의회 등에서 "이 같이 수험생 인적사항이 공개된 상황에서 당시 합격생을 뒤바꾸는 사례가 있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성적으로 국제중 출신 못 가려, 또 다른 방법 있다"
물론 하나고는 입시전형에서 교과 성적을 50% 반영하기 때문에 성적이 좋은 국제중 학생이 많이 선발될 수도 있다는 반론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최근 5년간 서울지역 자사고의 입시전형관으로 참여한 한 관계자는 "교과 내신성적을 5등급으로 반영하도록 하고 있는 하나고의 경우 최고 등급 A를 받은 학생들이 수험생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교과 성적으로는 국제중 졸업생에 대한 특혜를 전혀 줄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일부 자사고의 경우 국제중 학생을 가려서 더 뽑기 위해 학생부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란에 적힌 국제중 특유의 패턴을 알고 있다"고 전했다.
유은혜 의원은 "입시조작 의혹을 받는 하나고가 특권계층의 자녀가 다니는 국제중 출신 학생을 대거 선발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면서 "이 학교가 비정상적으로 많은 국제중 학생들을 어떻게 뽑을 수 있었는지 특혜 의혹에 대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하나고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이 학교 관리자들의 발언을 들을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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