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페이’로 병역의 의무를 수행하는 한국군 병사들이 경제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태국군 병사보다 적은 월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많은 월급을 받는 병장도 교도소에 수감 중인 수형자보다 적은 일급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비례대표·국방위원회)은 13일 “현재 징병제를 시행 중인 9개 국가와 한국의 병사 월급을 분석한 ‘징병제 시행 국가별 민간 최저임금액 대비 병사 월급’ 자료를 만들었다”며 “이를 보면 한국군 병사는 가장 열악한 수준의 월급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의 2016년도 최저임금은 월 환산액 126만원으로 병사들 중 가장 많은 월급을 받는 병장은 19만7000원을 받아 최저임금 대비 15% 수준이다.
중국(34%), 대만(33%), 베트남(27%), 브라질(80%), 싱가포르(최저임금액 없음), 이스라엘(34%), 이집트(100%), 태국(100%), 터키(15%) 등 징병제를 시행 중인 국가들의 최저임금액 대비 병사월급 비율과 비교할 때 최저 수준이라는 게 김 의원의 지적다. 최저임금제도가 없는 싱가포르도 월 42~51만원을 지급한다.
최저임금이 18만원인 베트남은 병사 월급이 최고 5만원으로 최저임금 대비 27%를 지급한다. 이집트와 태국은 병사들의 직업보장성 차원에서 최저임금을 100% 지급해 각각 16만원, 30만원을 주고 있다.
한국과 안보환경이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는 대만과 이스라엘은 각각 최저임금 대비 33%, 34% 수준이며, 터키는 한국과 같은 15%를 지급하고 있다.
김 의원은 “병사들이 교도소에 수감 중인 수형자보다 적은 일급을 받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법무부예규 제1113호 ‘교도작업특별회계 운영지침’에 따라 교도소 외부 기업체에서 통근작업을 하는 ‘개방지역작업자’는 하루 최고 1만5000원을 지급받는다. 병사들 중 가장 많은 월급 19만7000원을 받는 병장은 30일치 환산 시 일급 6566원을 받아 개방지역작업 수형자 일급의 절반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국가안보를 위해 청춘을 바치는 청년들이 한국보다 경제력이 낮은 징병제 운영국가나 수형자들보다 못한 대접을 받는 것은 문제”라며 “이등병이 받는 14만8000원의 월급에 숨은 뜻은 일선 전투원 생명가치 경시”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 같은 병사 월급 문제에 대해서는 그간 인상되는 금액에만 관심이 집중된 탓에 적정수준의 월급을 산정하는 기준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전무한 탓”이라며 “민간의 최저임금액을 병사 월급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월급 지급 기준을 최저임금제에 연동한 군인보수법 개정안, 일명 ‘애국페이 근절법’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저임금제를 병사들에게 바로 적용하는 것은 국가재정상 부담이 따를 수도 있으니 매년 정하는 최저임금의 일정비율 이상을 병사 월급으로 정하는 군인보수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라며 “최저임금의 40% 수준으로 병사 월급을 인상할 경우 2016년 기준 연간 2조5000억원 정도의 추가재원이 필요한데, 병사 복지 증진 차원에서 이 정도 금액은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5년 국방부 군인 인건비 결산내역에 따르면 총병력의 66%를 차지하는 병사 월급은 전체 군인보수의 9.5%에 불과하다. 때문에 국방부는 국가안보를 ‘애국페이’라 부르는 병사들의 저임금으로 지탱하며 병력 규모 유지에만 급급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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