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 딸 승마대회 판정시비 문제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이 “나쁜 사람”이라고 해 좌천됐던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국장과 과장이 강제퇴직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겨레>가 12일 보도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노태강 전 체육국장과 진재수 전 체육정책과장은 지난 7월 잇따라 명예퇴직해 공직에서 완전히 떠났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 사람들이 아직도 있어요?”라고 문제를 삼은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노 전 국장과 진 전 과장은 2013년 5월 청와대의 지시로 최순실씨 딸의 승마 대회를 둘러싼 시비를 조사했었다. 당시 두 사람은 “조사를 해봤더니 최순실씨나 반대쪽이나 다 문제가 많다”는 보고서를 올렸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그해 8월 유진룡 문체부 장관을 청와대 집무실로 불러 두 사람이 이름을 직접 거명하며 “나쁜 사람이라고 하더라”고 사실상 좌천 인사를 지시했다.
이후 노 전 국장은 중앙박물관의 교육문화교류단 단장으로 옮겼고 올해 초 프랑스 장식미술전 문제로 청와대와 중앙박물관이 갈등을 겪고 있을 때 다시 박 대통령의 눈에 띄게 됐다.
프랑스 장식미술전은 박 대통령이 각별한 관심을 가졌으나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상업적 전시여서 못 한다’고 반대해 무산된 기획이다.
박 대통령이 관련 보고에서 ‘노태강’이라는 이름을 보고는 ‘이 사람이 아직도 있어요?’라고 문제를 삼았다는 것이다. 문제부 관계자는 “그 뒤 노 전 국장에게 ‘물러나 달라’는 압력이 본격적으로 가해졌다”고 말했다.
사퇴 요구를 받은 노 전 국장은 ‘누구의 뜻이냐’고 물었고 ‘장관의 윗선’이라는 답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진 전 과장도 같은 시기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명예퇴직했다.
두 사람은 각각 다른 민간 스포츠단체에서 일하고 있다. 관련해 문체부 운영지원과장은 11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노 전 국장의 경우 프랑스 장식미술전 문제로 관장이 나가고 관련해서 그렇게 된 것으로 안다”며 “어느 선에서 결정된 것인지 나는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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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신문 12일자 1면 <“이 사람이 아직도 있어요?” 박 대통령 한마디에 문체부 국·과장 강제퇴직> ⓒ 한겨레신문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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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신문 12일자 4면 <“나쁜사람” 3년만에…박 대통령, 최순실 건드린 사람은 기필코 ‘응징’> ⓒ 한겨레신문PD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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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 말 한마디로 파리목숨이 돼 버렸다”며 “정말 지나쳐도 너무 지나치다. 혼용무도가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추 대표는 “박 대통령이 공직을 자신의 주머니 속 공깃돌 취급하고 공직자 목숨을 파리목숨처럼 취급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윗선에 찍히면 법으로 보장된 고위공직자들이 좌천에 이어 결국 명예퇴직까지 당한다는 보도에 대해 SNS에서는 비난이 쏟아졌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대통령인가 여왕인가. 법조차 아랑곳하지 않는 미운 놈 찍어내기”라고 비난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박근혜와 최순실은 일심동체 관계다”라며 “박근혜가 최순실이고, 최순실이 박근혜다”라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도대체 우리나라가 민주주의국가가 맞나요?”, “조만간 국민들이 응징한다”, “찍히면 배신자이고 국가가 보장한 공무원 임기가 보장 안된다, 심각한 독재다”, “지금이 무슨 절대 왕권 시대도 아니고 저런 대통령이 우리 대통령이라는 게 너무나 치욕스럽다”, “최고존엄이 따로 없구만. 말 한마디면 모든 시스템과 법을 무시하고 건너뛰네. 이거 우리가 대통령을 뽑은 거야 전제군주를 뽑은 거야”,
“나라가 안 망가질 수가 없구나, 강직한 사람들은 다 쫓겨나고 아부 잘하는 내시들만 앉혀놨으니”, “사람 목숨이 말 한마디에 왔다갔다 하는군, 완전 로마시대 네로황제네”, “권력의 사유화, 엄청난 일이다. 민주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 나쁜 대통령이네”, “우리도 누군가에게 던지고 싶은 한마디...‘이 사람이 아직도 있어요?’”, “나도 한마디 하자! ‘저런 사람이 아직도 대통령이에요?’”, “완전 김일성 아들 김정일처럼 행동하는군!”, “북한 김정은 숙청 보도 많이 하더만 박근혜도 딱이네. 독재자들 징그러” 등의 의견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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