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의 한 고등학교에 대자보가 나란히 나붙었다. 하나는 최근 ‘국정농단’ 사태를 꼬집는 학생들의 대자보이고, 또 하나는 이 대자보에 화답하는 교사의 대자보이다.
9일 강원도 북원여자고등학교에 따르면 학생운동기념일이었던 지난 3일 학교 식당으로 가는 복도에 이 학교 3학년 학생이 쓴 대자보가 내걸렸다. 대자보는 “국정농단, 특례입학, 검찰의 늑장대응에 저희는 지금이 또 다른 권력의 강점기처럼 느껴집니다.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인가요?” 라며 국정농단 사태를 꼬집었다.얼마 뒤 교사가 쓴 것으로 보이는 또 다른 대자보가 학생들의 대자보 옆에 나란히 걸렸다. 교사는 대자보에서 “입시교육에 눌려 시들어 있는 모습에 가슴 아팠는데 이렇게 살아 있는 것을 보며 대한민국의 희망을 보았다”며 학생들의 대자보에 화답했다.
아래는 학생들의 대자보와 교사의 대자보 원문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사회로의 첫 걸음을 얼마 남기지 않은 이 시점에서 저희는 부패한 권력의 이기가 판치는 세상이 두렵기만 합니다. 오늘은 학생독립운동 기념일이자, 일제의 강압에 저항한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하지만 뉴스에서 보이는 국정농단, 특례입학, 검찰의 늑장 대응에 저희는 지금이 또 다른 권력의 강점기처럼 느껴집니다. 저희는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라고 배웠습니다.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인가? 저희는 혼란스럽습니다. 국민의 권리가 억압되는 오늘날을 저희는 민주주의라는 이름 아래에서 떳떳하게 살아도 되는 걸까요? 저희는 ‘馬’는 없지만 ‘말’ 할 권리는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소수의 기득권층이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저희가 앞으로 물려받을 민주주의를 더럽히지 말아주세요.
2016년 11월3일 북원여자고등학교 3학년 3반
교사의 ‘화답’ 대자보 원문
“소수의 독점을 배격하고 다수의 참여를 수호하는 정치체제, 그 이름을 민주 정치라고 부른다” -페리클래스
사랑하는 북원여고 학생들에게
학생의 날을 맞아 교내에 붙은 대자보를 보며 87년 전 불의에 저항했던 학생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가슴 뜨거웠습니다.
입시교육에 눌려 시들어 있는 모습에 가슴 아팠는데 이렇게 살아 있는 것을 보며 대한민국의 희망을 보았습니다. 여러분이 선생님의 제자라는 것이 자랑스럽고, 여러분의 선생님이라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들판에 피어나는 수많은 꽃들, 그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꿈도 활짝 펴기를 정성을 다해 응원합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11081629001&code=940100&nv=stand&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utm_campaign=top2#csidxd7f4c49b6ec90cc8928280ffca5c1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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